젊은 유부녀의 자유분방한 연애 행각을 그린 에로틱 코미디
<올 레이디 두 이트>(원제: All Ladies Do It)는 틴토 브라스(Tinto Brass) 감독이 제작한 에로틱 코미디 영화로, 1992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다. 필자는 1990년대 후반에 렌털 비디오 가게에서 이 영화를 빌려 감상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다시 감상하였다. 바람기 많은 젊은 유부녀인 다이아나가 파티에서 만난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틴토 브라스 감독은 이탈리아 에로틱 무비의 거장으로 불리며, 독특한 스타일과 과감한 연출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특히 여성의 엉덩이에 대한 집착이 강해 노골적으로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여러 장면에서 주인공 다이아나의 엉덩이를 클로즈업한다. 그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여러 영화를 제작하였지만, 에로티시즘을 예술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리려 노력한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이 블로그에서도 이전에 그의 작품인 <갈리큘라>와 <카프리의 깊은 밤>을 소개한 바 있다.
20대 중반의 아름답고 쾌활한 여성 다이아나는 몇 년 전 남편 파올로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이아나와 파올로 모두 성에 대해서는 아주 개방적이다. 그녀는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남편에게 자신이 가졌던 성적인 경험들을 생생하게 이야기해 준다. 파올로는 아내의 그런 성적인 경험을 즐기면서 듣는다. 아니 오히려 아내에게 그런 이야기를 더 해 달라고 부추기기까지 한다.
어느 날 다이아나는 시 낭송 파티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베니스 출신의 매력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남자 알퐁스를 만난다. 알퐁스는 여성의 엉덩이에 대해 비상한 매력을 느끼는데, 그는 엉덩이야말로 여성의 진정한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즉시 다이아나의 엉덩이에 반하고, 그들의 첫 만남은 그녀의 몸과 관심사에 대한 유쾌한 대화와 농담으로 이루어진다. 다이아나도 알퐁소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첫 만남은 대화와 농담만으로 끝난다.
얼마 뒤 다이아나에게 베니스에 살고 있는 숙모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니스로 향했다.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변호사가 숙모의 재산 상속에 대해 발표한다. 다이아나에게는 베니스에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의 제일 위층에 있는 방 하나와 그 방에 있는 가구 일체가 상속되었다. 다이아나는 곧바로 자신이 상속받은 방으로 달려간다. 그 방은 아주 고풍스러운 가구로 장식되어 있는 아늑한 곳이었다. 창문 아래로는 베니스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다이아나는 방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러다가 숙모가 남긴 생전의 사진과 필름을 발견한다. 다이아나는 숙모의 사진과 영상을 본다. 숙모는 젊은 시절 수많은 남자들과 사랑을 나누었다. 이 방은 바로 숙모가 남자들과 밀회를 나누던 장소였던 것이다.
다이아나는 당장 알퐁소에게 연락하여 이곳으로 찾아오라고 한다. 알퐁소가 찾아오자 다이아나는 며칠 동안 그와 노골적인 사랑에 빠진다. 며칠이 지나 집으로 돌아온 다이아나는 늘 하던 대로 남편 파올로에게 알퐁소와 나누었던 사랑의 이야기를 해 준다. 그런데 다이아나의 기대와는 달리 파올로는 강렬한 질투심을 드러내며 그녀에게 화를 낸다. 사실 이전에 그가 다이아나의 성적 경험을 즐겨 들었던 것은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고, 부부간의 성적 흥분을 위해 다이아나가 지어낸 이야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파올로는 다이아나가 진짜 바람을 피웠다고 비난하며 별거를 선언한다.
다이아나는 남편이 이렇게 화를 내고 별거까지 선언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성적 모험에 대해 남편이 화를 낸다는 것을 매우 부당하게 생각되었다. 결혼 생활이 파탄 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다이아나는 기분 전환을 위해 아주 쾌락적인 댄스 파티에 참석하기로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이상한 음료를 마시고 취하여 환각 상태에 빠진다. 그런 상태에서 다이아나는 현실과 환상 사이를 넘나들면서 여러 남자들과 사랑을 나눈다. 그것이 현실의 일인지, 아니면 환상 속의 일인지는 알 수 없다.
다이아나는 란제리 가게에서 일하는 친구 안토니에타를 찾아간다. 그녀는 다이아나의 레즈비언 파트너이기도 하다. 다이아나는 안토니에타에게 최근에 자신이 겪었던 일과 파올로와 별거를 하게 된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다이아나는 다시 파올로와 합치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안토니에타는 자신이 적극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안토니에타는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파올로를 찾아간다. 그녀는 파올로를 유혹한다. 파올로는 그녀를 가까이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녀가 너무나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녀와 사랑을 나눈다. 한창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 다이아나가 집으로 들어온다. 파올로는 안토니에타와의 불륜 장면을 아내에게 들키고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자 다이아나가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로 달려온다.
이 영화는 성적 표현 수위가 아주 높다. <엠마뉴엘> 시리즈나 <나인 하프 위크>, <와일드 오키드> 등 잘 알려진 에로틱 무비와 비교해서도 훨씬 그 표현 수위가 높다. 소프트코어 포르노와 경계가 희미할 정도의 수준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항상 쾌활하고 밝은 주인공 다이아나로 인하여 그다지 음란한 영화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에로틱 무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이다.
이 영화의 많은 장면은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필자는 작년 봄에 베니스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그때의 여행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베니스는 꼭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도시이다. 영화를 통해서나마 베니스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