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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 생명의 진화(5): 캄브리아기 대폭발

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by 이재형

22.1. 고생대의 시대 구분


고생대(Paleozoic Era)는 약 5억 4천만 년 전부터 2억 5천만 년 전까지 이어진 시기로, 크게 6개의 세부 기(Period)로 나뉘는데, 캄브리아기가 그 첫 번째 기이다. 캄브리아기 이후 생물들이 급격히 다양해지고, 바다에서 육지로 진출하는 등 중요한 진화가 일어났다.


이 시기는 크게 6개의 세부 기(Period)로 나뉜다.


▪ 캄브리아기 (Cambrian Period): 약 5억 4천만~4억 8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는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로 유명하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동물문이 출현하였으며, 이전과는 달리 딱딱한 외골격과 눈을 가진 생물들이 나타났다. 삼엽충, 아노말로카리스, 그리고 척삭동물의 조상인 피카이아 등이 대표적인 생물이다.

캄브리아기

▪ 오르도비스기 (Ordovician Period): 약 4억 8천만~4억 4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 대폭발 이후 해양 생태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 최초의 어류가 번성하기 시작했으며, 산호초와 같은 해양 무척추동물들이 크게 발달하였다. 이 시기 말에 대규모 빙하기와 함께 대멸종이 일어나 많은 해양 생물이 사라졌다.

오르도비스기

▪ 실루리아기 (Silurian Period): 약 4억 4천만~4억 2천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에서 회복된 해양 생물들이 다시 번성하였다. 가장 중요한 진화적 사건은 육지에서 최초의 관다발 식물이 등장한 것이다. 이 식물들은 물과 양분을 운반하는 관다발을 통해 땅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실루리아기

▪ 데본기 (Devonian Period): 약 4억 2천만~3억 6천만 년 전

'어류의 시대'라고 불린다. 턱을 가진 어류가 등장하여 다양한 먹이를 섭취할 수 있게 되었고, 상어와 같은 연골어류와 딱딱한 뼈를 가진 경골어류가 번성하였다. 얕은 바다에 살던 어류 중 일부는 튼튼한 지느러미를 발달시켜 육상 상륙을 준비하였고, 이들이 최초의 양서류로 진화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데본기

▪ 석탄기 (Carboniferous Period): 약 3억 6천만~3억 년 전

습하고 따뜻한 기후 덕분에 양치식물이 거대한 숲을 이루었다. 이 숲은 오늘날의 석탄층을 형성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육상에는 양서류가 크게 번성하였고, 거대한 곤충과 최초의 파충류가 등장하였다.

석탄기

▪ 페름기 (Permian Period): 약 3억~2억 5천만 년 전

기후가 점차 건조해지면서 양서류가 쇠퇴하고, 건조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파충류가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 이 시대 말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멸종인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이 일어나 해양 생물의 95% 이상이 멸종하였다. 이 사건을 끝으로 고생대가 막을 내리고 중생대가 시작되었다.


22.2.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시작과 원인


캄브리아기는 약 5억 4천만 년 전부터 4억 8천만 년 전까지 이어진 고생대의 첫 번째 시기이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로, 지구의 생물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이다. 불과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해양 생물들이 갑작스럽게 다양해지면서 오늘날 동물계의 거의 모든 주요 문(phylum)이 등장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에는 생물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에디아카라기 생물군이 멸종한 후, 캄브리아기 초기에 삼엽충, 아노말로카리스 등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들이 출현하였다. 이들은 단순히 몸의 크기가 커진 것뿐만 아니라, 딱딱한 외골격, 눈, 그리고 운동성을 갖추게 되었다. 이 시기에 등장한 동물들은 대부분 좌우대칭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 구조는 효율적인 이동과 감각 기관의 발달을 가능하게 하여, 이후의 동물 진화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삼엽충
아노말로카리스
다양한 모습의 삽엽충

이러한 폭발적인 진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 산소 농도 증가: 대산소 사건 이후 꾸준히 증가한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생물들의 대사 효율을 높여 몸의 크기를 키우고 복잡한 기관을 만들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했다는 가설이다.

• 포식자와 먹이의 '군비 경쟁': 딱딱한 껍데기를 가진 포식자의 등장으로 인해, 먹이 동물들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단단한 외골격이나 빠른 이동 능력을 진화시켰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생물 진화를 가속했다는 이론이다.

• 유전적 요인: 생물의 몸의 형태를 결정하는 Hox 유전자가 이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다양한 몸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가설이다.


22.3. 캄브리아기의 시기별 주요 특징


캄브리아기는 약 5억 4천만 년 전부터 4억 8천만 년 전까지로서, 6천만 년의 기간인데, 이 시기는 크게 3기로 나뉜다.


▪ 캄브리아기 초기 (약 5억 4천만~5억 1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 초기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시작된 시기이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생물들이 딱딱한 껍데기나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전 에디아카라기의 부드러운 몸을 가진 생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특징이었다. 이 시기에는 아직 복잡한 생물보다는 단순한 형태의 원시적인 절지동물이나 연체동물의 조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캄브리아기 초기 원시적 절지돔물
캄브리아기 초기 원시적 연체돔물

▪ 캄브리아기 중기 (약 5억 1천만~4억 9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 중기는 생물의 다양성이 절정에 달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동물문이 출현하였고, 생물들은 몸의 크기를 키우고 복잡한 감각 기관을 발달시켰다. 대표적인 생물은 이하와 같다.

• 삼엽충: 가장 번성했던 절지동물로, 다양한 종으로 분화되었다.

• 아노말로카리스: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복잡한 눈과 집게발을 가졌다.

• 하인안동물: 척삭을 가진 원시적인 어류 형태의 동물로, 최초의 척추동물로 여겨진다.

다양한 삼엽충의 생태
아노말로카리스
하이안동물

▪ 캄브리아기 후기 (약 4억 9천만~4억 8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 후기에는 캄브리아기 중기에 번성했던 생물들이 다양성을 유지하거나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새로운 문이 추가적으로 등장하기보다는 기존에 출현한 문 내에서 진화가 지속되었다. 이후 오르도비스기로 넘어가면서 해양 생태계는 또다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22.4. 캄브리아기의 주요 동물의 서식 형태


22.4.1. 삼엽충


삼엽충(Trilobite)은 캄브리아기부터 고생대 말까지 약 2억 7천만 년 동안 번성했던 절지동물의 한 종류이다. '세 개의 엽'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몸이 좌우 두 개의 세로엽과 중앙의 한 개의 축엽으로 나뉘는 특징을 가졌다.


삼엽충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외골격을 가졌다. 이 외골격은 죽은 후에도 잘 보존되어 수많은 화석으로 발견된다. 삼엽충의 몸은 머리(두부), 가슴(흉부), 꼬리(미부)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부에는 한 쌍의 더듬이와 복합적인 겹눈을 가지고 있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포식자를 피하는 데 유리했다. 흉부는 여러 마디로 이루어져 있어 몸을 둥글게 말아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미부는 몸의 마지막 부분으로, 단순한 구조를 가졌다.


삼엽충의 크기와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생태도 각 종에 따라 달랐다. 가장 작은 종은 1mm도 채 되지 않았고, 가장 큰 종은 70cm가 넘는 것도 있었다. 가장 흔한 크기는 3cm에서 10cm 정도였다. 삼엽충은 몸의 특징에 따라 크게 9개 목(Order)으로 분류되며, 약 2만 종 이상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크기의 삼엽충

삼엽충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눈이 없는 삼엽충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겹눈을 가지고 있었다. 이 눈의 렌즈는 방해석(calcite)이라는 광물로 만들어져 있었다. 일부 삼엽충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등이나 머리에 긴 가시를 가지고 있었다. 삼엽충은 해저를 기어 다니거나, 헤엄치거나, 모래 속에 숨어 지내는 등 다양한 생활 방식을 가졌다. 전 세계의 바다에서 발견된다.

삼엽충의 눈

삼엽충은 해양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삼엽충은 얕은 바다에서 심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바다에 살았다. 대부분은 해저의 진흙이나 모래 속의 유기물을 걸러 먹는 저서동물이었다. 일부는 작은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 포식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삼엽충은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에 출현하여 해양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으로 번성하였다. 그들은 여러 차례의 대멸종 사건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았지만, 약 2억 5천만 년 전 페름기 말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때 지구상의 다른 많은 생물들과 함께 완전히 멸종하였다.


22.4.2.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


아노말로카리스는 는 약 5억 2천만 년 전부터 5억 년 전까지 살았던 캄브리아기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이다. '이상한 새우'라는 뜻의 이름처럼, 처음에는 여러 조각이 다른 동물 화석으로 잘못 분류되기도 했다.


아노말로카리스는 당시 생물들 중에서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길이는 최대 1m에 달했으며, 이는 캄브리아기 생물 중에서는 압도적인 크기이다. 몸은 길쭉하고, 옆면에는 물결 모양의 지느러미가 여러 쌍 있어 유연하게 헤엄칠 수 있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머리에 달린 한 쌍의 거대한 집게발과, 튀어나온 큰 겹눈이다.

아나말로카리스

아노말로카리스는 뛰어난 포식자였다. 그들은 딱딱한 외골격을 가진 삼엽충과 같은 절지동물을 주식으로 삼았다. 이들은 거대한 집게발로 먹이를 잡은 후, 입 주변에 있는 둥근 판을 이용해 먹이를 부수어 삼켰다. 주로 얕은 바다의 해저에서 서식하며, 뛰어난 시력으로 먹이를 탐색하였다.


아노말로카리스는 캄브리아기 생태계의 정점에 있었지만, 캄브리아기 이후 환경 변화와 더 복잡한 포식자들의 출현으로 인해 서서히 사라졌다. 아노말로카리스의 발견은 캄브리아기 생물들이 단순히 작고 단순한 형태가 아니었으며, 이미 복잡한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를 제공하였다.


22.4.3. 피카이아


피카이아(Pikaia)는 오늘날 척삭동물(Chordates)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피카이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몸의 등 쪽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척삭이다. 척삭은 척추동물의 척추가 진화하기 전의 원시적인 등뼈 역할을 하는 구조이다. 이는 피카이아의 몸을 지지하고 근육이 효율적으로 수축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척삭은 이후 척추동물 진화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피카이아의 존재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에 이미 척추동물로 이어지는 진화의 방향이 시작되었음을 증명한다.


파키이아의 외형은 길고 납작한 웜(worm)과 유사한 형태를 가졌으며, 길이는 약 4~5cm 정도였다. 머리에는 두 개의 더듬이와 작은 눈이 있었고, 몸의 옆면에는 지느러미와 같은 구조물이 있었다. 피카이아는 유연한 몸을 이용해 헤엄치며 생활하는 해양 생물이었다.

피카이아


22.5. 캄브리아 대폭발 시대의 육지의 사정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대에는 육지 생물이 없었다. 캄브리아기는 약 5억 4천만 년 전부터 4억 8천만 년 전까지의 시대로, 이 시기에는 모든 생명체가 바다에서 살았다. 당시 육지 환경은 생물이 살아가기에는 매우 척박했다. 땅에는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거의 없었고,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도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었다.


최초의 육상 생물은 캄브리아기 이후인 약 4억 7천만 년 전에 바닷속 녹조류로부터 진화한 식물이었다. 이 식물이 육지에 정착하면서 자외선 차단에 중요한 오존층이 두꺼워지고, 흙이 형성되는 등 육상 환경이 점차 변화하였다. 그 후 약 3억 6천만 년 전에야 척추동물이 육지로 상륙하기 시작하였다.

캄브리아기의 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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