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25
데본기는 약 4억 1,600만 년 전부터 3억 5,920만 년 전까지의 시기로, “어류의 시대”라 불린다. 이 시기는 해양과 육지 생태계 모두에서 큰 진화적 변화가 일어났다.
데본기는 전반적으로 온난하고 건조한 기후가 특징이다. 대륙의 배열은 남반구에 곤드와나(Gondwana) 초대륙이 위치하고, 북반구에는 유라메리카(Euramerica) 대륙이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해수면이 높았고, 얕고 따뜻한 바다가 넓게 분포하였다. 곤드와나는 오늘날의 남반구 대륙들을 모두 포함하는 초대륙이다. 현재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호주, 남극이 포함된다. 유라메리카는 오늘날의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일부를 포함하는 대륙이다.
데본기 전반은 온난하고 습한 기후가 지배적이었다. 이로 인해 얕은 바다가 확장되었고, 해양 생물이 번성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육상 생태계에서는 실루리아기부터 시작된 육상 식물의 진화가 더욱 가속화되었다. 관다발 식물이 정교해지면서 뿌리와 잎이 발달하였고, 최초의 숲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이 숲들은 육지의 지형과 기후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 시기에는 지구 전체 표면의 약 85%가 바다였고, 대륙 내부에도 광범위한 내륙해(inland seas)가 존재하였다. 이러한 환경은 해양 생물이 다양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데본기 후기에 접어들면서 지구의 생태 환경은 바뀌게 된다. 이 시기는 데본기 생물 다양성이 절정에 달하고, 척추동물이 육지로 진출하는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시기이다. 그러나 말기에는 대규모 멸종 사건이 발생하였다. 바다에서는 판피어류가 절정기를 맞았고, 연골어류(상어, 가오리)와 경골어류가 다양하게 진화하였다. 특히, 지느러미에 뼈와 근육이 있는 총기어류가 출현하여 육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육상에서는 육상 식물이 크게 번성하여 지구 곳곳에 울창한 숲을 형성하였다. 이 숲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쳤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최초의 양서류가 나타나 척추동물이 바다에서 육지로 진출한 것이다.
데본기 후기에는 기후가 점차 건조해졌고, 말기에는 데본기 대멸종 사건이 발생하여 해양 생물 중 약 70%가 멸종하였다. 특히 판피어류와 삼엽충이 큰 타격을 입었다.
어류는 데본기 해양 생태계의 주요 포식자이자 지배자였다. 이 시기 번성하였던 어류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판피어류 (Placoderms): 턱을 가진 최초의 어류로, 데본기에 절정기를 맞았다. 특히 둔클레오스테우스(Dunkleosteus)는 길이가 최대 6미터에 이르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바다를 지배하였다.
• 경골어류 (Bony Fishes): 오늘날의 대부분의 어류의 조상이다. 데본기에 나타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으며, 이후 번성하는 기반을 다졌다. 대부분 몸길이가 수십 cm에 불과한 작은 어류들이었다.
• 연골어류 (Cartilaginous Fishes): 상어와 가오리 같은 어류의 조상으로, 이 시기에 처음 출현하였다. 일부 종은 몸길이가 2미터에 이르기도 하였다.
• 총기어류 (Lobe-finned Fishes, 總鰭魚類): 육지 척추동물의 조상으로, 지느러미에 뼈와 근육이 있어 얕은 물에서 기어다닐 수 있었다.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와 같은 원시 양서류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들은 큰 것의 경우 몸길이가 1.6미터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컸다.
데본기 척추동물인 어류의 번성에도 불구하고, 무척추동물은 여전히 바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시기 주요 무척추 동물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암모나이트 (Ammonoids): 앵무조개와 같은 두족류의 한 종류로, 데본기에 처음 나타나 이후 번성하게 되었다.
• 삼엽충 (Trilobites): 오랫동안 번성해온 삼엽충은 데본기 후기 대멸종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 산호: 실루리아기에 이어 데본기에도 산호초가 대규모로 발달하여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였다.
• 해백합 (Crinoids)과 극피동물: 해백합과 불가사리의 조상인 극피동물이 번성하였다.
데본기 말기의 대멸종 사건으로 인해 판피어류와 같은 많은 해양 생물들이 사라졌다. 이 멸종은 이후 바다 생태계의 재편을 가져왔다.
실루리아기에 시작된 육지 생물의 진화는 데본기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육상 식물은 뿌리와 잎이 발달하고, 관다발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크고 복잡한 형태가 되었다. 양치류, 속씨식물, 겉씨식물의 조상들이 나타났으며, 최초의 숲이 형성되었다.
동물의 경우 식물에 이어 육상 절지동물(곤충, 거미, 응애)이 다양화되었고, 데본기 말에는 최초의 척추동물인 양서류가 출현하였다. 틱타알릭(Tiktaalik)과 같은 과도기적 화석이 이 진화 과정을 보여준다.
데본기 후기는 척추동물 진화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지느러미에 뼈와 근육이 있는 총기어류가 얕은 물에서 기어다니는 능력을 발달시키면서 육상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하였다. 틱타알릭(Tiktaalik)은 물고기와 양서류의 중간 형태인 과도기적 화석으로, 지느러미와 폐, 그리고 팔다리뼈의 초기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최초의 양서류는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로서, 주로 담수 환경, 즉 얕은 호수나 늪지대에 서식하였다. 악어와 비슷한 모습을 하였으며, 몸길이는 평균적으로 1.5m, 가장 큰 개체는 2m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물고기와 양서류의 중간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튼튼한 팔다리를 이용해 얕은 물가를 기어 다녔고, 꼬리는 물고기처럼 지느러미 형태였다. 폐와 아가미를 모두 가지고 있어 물속과 물 밖 모두에서 호흡할 수 있었다.
이 시기의 늪지대에는 산소 농도가 낮았기 때문에, 이크티오스테가는 튼튼한 다리를 이용해 얕은 물가를 기어 다니며 공기 중의 산소를 직접 들이마셨다. 이러한 환경은 이크티오스테가가 수중 생활에서 육상 생활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육상 식물이 숲을 형성하면서, 절지동물이 크게 번성하여 다양한 종으로 분화하였다.
• 곤충: 곤충은 데본기에 처음 나타나, 최초의 육상 초식동물 역할을 하였다.
• 거미류: 거미, 전갈, 응애와 같은 거미류의 조상들이 육지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였다.
이 시기의 육상 생태계는 아직 물가 근처에 제한적이었지만,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이 모두 육지에 정착하면서 이후 번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데본기의 육지 식물은 진화적으로 크게 발전하여, 실루리아기의 단순한 형태를 벗어나 최초의 숲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는 다음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나타났다.
• 양치식물(Ferns): 오늘날의 고사리와 같은 양치식물의 조상이 이 시기에 번성하였다.
• 겉씨식물(Gymnosperms)의 조상: 아케오프테리스(Archaeopteris)와 같은 나무가 이 시기에 출현하였다. 아케오프테리스는 양치식물과 유사한 잎을 가졌지만, 나무와 같은 줄기를 가지고 있어 최초의 나무로 여겨진다.
• 석송류(Lycophytes): 오늘날의 석송의 조상으로, 레피도덴드론(Lepidodendron)과 같은 거대한 나무를 형성하였다. 이들은 이후 석탄기에 거대한 숲을 이루는 주축이 되었다. 현재는 키가 작은 풀이나 관목과 같은 형태만 남아있다.
데본기의 식물들은 실루리아기의 쿡소니아와 달리, 데본기의 식물들은 육지 환경에 훨씬 더 잘 적응하였다. 식물들이 땅속에서 물과 양분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뿌리와, 광합성을 위한 넓은 표면적의 잎을 발달시켰다. 물과 양분을 운반하는 관다발이 더욱 발달하여 식물의 몸체가 커질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30m가 넘는 거대한 나무로 자랄 수 있었다.
데본기 말에는 최초의 씨앗이 나타나, 식물이 수분 없이도 번식할 수 있는 중요한 진화를 이루었다. 이러한 식물들의 진화는 육지 생태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빽빽한 숲은 육상 동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데본기에 지구 최초의 숲이 생겼다. 숲은 지구 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고 산소 농도를 높여, 지구 온실 효과를 감소시키고 기후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식물의 뿌리는 토양을 안정시키고 유기물을 축적시켜, 이후 더 많은 생물들이 육지 환경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숲은 육상 절지동물에게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하며, 육상 생태계의 다양성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변화는 이후 육상 척추동물인 양서류가 육지로 진출하고 번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