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사랑(First Love)
노년의 사랑, 그 끝은?
▪ 개요
<첫사랑>(원제: First Love)이라는 제목만을 보면 하이틴의 풋풋한 사랑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짐작과는 달리 노년에 겪는 사랑의 감정을 그린 영화로서, 1978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한때는 유명 스타였으나 지금은 몰락한 늙은 배우인 우고가 젊고 아름다운 여성 레나타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 줄거리
우고(Ugo Tognazzi)는 한때 인기 정상을 달렸던 코미디 배우였으나, 지금은 몰락하여 저예산 영화나 TV 광고에 출연하면서 궁핍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금 양로원에서 다른 노인들과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함께 생활하는 노인들은 저마다 한때는 잘 나갔으나, 지금은 쪼들리는 생활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양로원에서 일하는 20대의 젊은 여성 레나타는 활달하지만 가시가 있는 성격이다. 노인들이 그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톡톡 쏘면서 반발한다. 우고는 젊고 생기 넘치는 레나타를 점점 좋아하게 된다. 그가 일부러 레나타를 집적거리면 레나타는 발끈하면서 반발하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우고에게는 귀엽게 비친다. 우고는 그녀에게 '첫사랑'과 같은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우고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녀에게 구애한다.
우고는 레나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그녀에게 비싼 선물을 사주거나 멋진 레스토랑에 초대하여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다. 레나타는 처음에는 나이도 많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우고에게 거부감을 느끼지만, 점차 그의 진심과 순수한 열정에 끌리게 된다. 마침내 레나타는 마음을 열고 우고를 자신의 연인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던 중 우고에게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다가왔다. 옛 전성기 시절 착오로 미처 지급받지 못하고 잊고 있었던 돈이 그에게 전달된 것이었다. 그 돈은 우고가 평생 호화로운 생활을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금액이었다. 이제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생긴 우고는 더 이상 양로원에서 생활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로마로 가기로 하고, 레나타에게도 함께 가자고 한다.
로마로 온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우고는 레나타와 함께 살면서 잃어버렸던 삶의 활력과 행복을 되찾는다. 그는 그녀를 위해 요리를 하고, 집안일을 하며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행동한다. 그는 레나타를 사랑하고 그녀에게 헌신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사람은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나이 차이에서 오는 가치관의 차이와 주변의 시선은 레나타에게 심각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젊고 활기찬 레나타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지만, 우고는 점점 더 그녀에게 집착하고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레나타는 원래부터 바람기가 있는 여자였다. 그녀의 주위에는 남자들이 꼬인다. 우고는 그녀가 다른 젊은 남자들과 어울리는 것을 극도로 질투하고 불안해하며, 자신의 불안감을 그녀에게 표출한다.
레나타는 우고의 소개로 연예계에 진출했다. 아름다운 모습과 타고난 재능으로 그녀는 당장 인기 모델과 배우로 성장한다. 그녀의 주위에 젊고 매력 있는 남자들이 모여들면서 그녀는 점점 우고와의 관계에 회의를 갖기 시작한다. 그럴수록 우고는 질투심에 그녀에 대한 감시의 눈을 떼지 않는다.
어느 날 우고는 모델 촬영장 옆 작은 구석방에서 레나타가 젊은 남자와 밀회를 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질투심에 화가 치민 우고는 레나타를 끌어내고는 그녀에게 마구 폭력을 휘두른다. 그녀는 오해라고 소리치지만, 이미 질투심에 눈이 먼 우고에게는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레나타는 우고의 폭력을 피해 달아난다.
레나타가 떠난 후 본정신으로 돌아온 우고는 깊은 절망감에 빠진다. 그는 레나타를 다시 붙잡으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마음은 떠나버렸다. 홀로 남은 우고는 레나타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그는 레나타에게 느꼈던 '첫사랑'이 사실은 젊음에 대한 갈망과 노년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