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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화장부(中華丈夫)

중국 무도가와 일본 무도가 사이의 명예를 건 대결

by 이재형

▪ 개요


영화 <중화장부>(中華丈夫)는 중국과 일본의 무술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서, 1978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상대방을 악마화하여 매우 악독하고 비열한 인간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양국 무술가 간의 비교적 정정당당한 대결과 패배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가량 감독이 연출하고 유가휘가 주인공 아홍 역을 맡았다.


▪ 줄거리


아홍(阿宏)은 중국 상해의 유복한 집안의 아들로, 그의 집안은 무관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아홍의 아버지는 아홍에게 결혼이 결정되었다며 준비를 하라고 한다. 아홍이 상대가 누구냐고 물으니 어릴 때 아홍과 소꿉친구였던 일본인 유코(優子)라고 한다. 그녀는 지금은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 있는 것 같다. 아홍은 기겁을 하고 결혼을 절대 할 수 없다고 버틴다. 아마 유코에 대한 어릴 적 기억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아홍의 아버지는 뜻이 완강하여 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요한다. 며칠 뒤 유코가 왔다. 아홍은 몰래 숨어서 유코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훔쳐보았다. 어릴 적의 말괄량이 유코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당장 결혼하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며칠 후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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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가정생활이 순탄치 않다. 유코는 무술을 너무나 좋아한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무술을 최고로 알고 있으며, 중국 무술은 아예 엉터리라 생각하고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아홍이 아끼고 있는 중국 무기들을 하인들을 시켜 내버리라고까지 한다. 중국 무술의 고수인 아홍은 아내인 유코에게 진정한 중국 무술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대결을 요청한다. 유코는 아홍과 대결을 벌이지만 상대도 되지 않게 패해버렸다. 화가 난 유코는 일본의 집으로 돌아가 버린다.


마침 그때 일본에 있던 아홍의 아버지는 이 소식을 듣고 유코의 집으로 찾아간다. 유코의 집안은 아마 귀족이 아니면 무사 집안인 것 같다. 그는 유코의 아버지, 즉 자신의 사돈에게 유코를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라고 간청을 하지만, 유코의 아버지는 이미 끝난 결혼이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인다. 그때 아홍의 아버지 눈에 유코가 인술(忍術, 닌자의 무술)의 고수인 다케다와 친밀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중국으로 돌아온 아홍의 아버지는 아홍에게 일본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고는 당장 일본으로 가서 유코를 데려오라고 한다. 아홍은 유코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하여 유코에게 ‘도전장’을 보낸다. 일본에서 유코가 아홍으로부터 도전장을 받았다. 그때 옆에 있던 다케다가 그 도전장을 보고, 이것은 일본 무술에 대한 도전장이라 생각하고 스승에게 달려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다케다의 스승은 일본 무술을 업신여긴 중국인을 그냥 둘 수 없다고 하며, 스스로 중국에 가서 일본 무술의 강함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그러자 다케다를 비롯한 여러 무술 고수들이 모두 따라가겠다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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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도착한 일본 무술 고수들은 아홍에게 대결을 청한다. 아홍은 그 도전장은 아내에게 보낸 것으로 일본 무술을 업신여긴 것은 아니며, 일본 무도가들과 싸울 마음도 없다고 대답한다. 그렇지만 일본 무도가들은 그의 대답을 무시하고 결투를 청한다. 이렇게 하여 아홍을 상대로 일본 무술 고수들이 매일 한 명씩 나서는 대결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첫날은 검도의 고수였다. 일본의 검도 고수는 일본도를 빼들고 나섰고, 아홍은 중국 전통의 칼을 들고 이와 대결한다. 약간의 변수가 있었지만 아홍이 어렵지 않게 일본 검도 고수를 제압한다. 그러자 일본 검도 고수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칼집에 꽂은 자신의 칼을 아홍에게 바친다. 즉 패자로서 승자에 대해 경의를 표시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모르는 아홍은 괜찮다면서 그 칼을 받기를 사양한다. 그러자 일본 검도 고수는 큰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자결하려 하지만 다케다가 그를 말린다.


두 번째는 공수도, 즉 가라테의 고수이다. 아홍은 가라테 고수의 권법을 보고 예사 상대가 아니라 생각하고, 그냥 싸웠다가는 승산이 적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버지와 삼촌에게 의견을 구하니, 취팔선의 권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아홍은 동료들과 취팔선을 찾아가니 그는 술집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그는 제자를 두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홍은 동료들에게 자고 있는 취팔선을 공격하라고 한다. 아홍의 동료들이 취팔선을 공격하자, 자고 있다고 생각한 취팔선은 그들의 공격을 멋지게 피하며 화려한 권법으로 그들을 모두 제압해버린다. 아홍은 취팔선의 모습을 보고 따라 하면서 취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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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홍은 가라테 고수와 만나 취권으로 그를 제압한다. 다음에는 쌍절곤의 고수가 등장하는데, 아홍은 삼절곤을 이용하여 그를 물리친다. 그리고 이어서 등장한 창술의 고수와 쌍단검의 고수들도 모두 어렵지 않게 제압한다. 다음은 유도의 고수인데, 그는 만만찮은 상대이다. 아홍은 몸에 기름을 발라 유도의 고수가 자신을 잡지 못하게 하는 작전으로 그에게도 승리한다.


다케다와 그의 스승은 아홍에게 중국의 무술을 높이 평가하며,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한다. 그러자 아홍은 무술의 본질은 기술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수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하면서 일본 무술의 고수들과 대결할 기회를 가져 기뻤다며 인사를 한다. 일본 무술 고수들은 아홍의 인품을 칭찬하며 일본으로 돌아가고, 유코는 남편의 진심을 이해하고 다시 그와 함께 살기로 약속한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는 중국 무술과 일본 무술의 정정당당한 대결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닌자의 무술, 즉 인술을 최고의 일본 무술로 그리고 있다. 물론 이것은 재미를 위한 설정이긴 하지만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인술을 사용하는 자들, 즉 닌자는 일본에서 하층민에 속하며, 그들의 무술이라는 것은 무사, 즉 사무라이들이 사용해서는 안 될 사악한 무술 혹은 잡스러운 무술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유코나 다케다는 무사 집안의 자제로 보인다. 그런 사람이 인술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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