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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후화(満城盡帯黄金甲)

권력을 둘러싼 황제 가족 내의 분열과 갈등

by 이재형

▪ 개요


영화 <황후화> (원제: 満城盡帯黄金甲)는 오호십국 시대 후당의 궁정을 배경으로 황후의 불륜과 황실 내의 권력 투쟁을 그린 작품으로서 2006년 중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의 제작에는 4,5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어 그때까지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던 <무극>(无极)을 능가하였다. 이 영화는 장이머우 감독이 제작하였는데, 이 작품은 그를 세계적 감독으로 끌어올렸다.


이 작품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화려하기 짝이 없었으며, 중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전에는 세계에서 중국 영화를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는데, 많은 평론가들과 영화 애호가들은 이 작품을 통해 중국 영화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의 원제목인 “満城盡帯黄金甲”(만성진대황금갑)은 “온 성안이 황금 갑옷으로 가득하다”라는 뜻으로, 당 현종 때 반란을 일으킨 황소가 쓴 시의 마지막 구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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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후당의 황궁. 황후(공리 분)의 내전에 태자 원상이 찾아왔다. 태자는 계모인 황후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더 이상 아버지에게 죄를 지을 수 없다면서 이 관계를 끊자고 애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황궁을 떠나 국경으로 가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황후는 그를 보낼 수 없다면서 완강한 모습을 보이고, 그 모습을 본 태자는 절망하여 뛰쳐나간다.


전쟁에서 승리한 황제(주윤발 분)가 화려하게 개선하였다. 그는 황금 갑옷을 입은 채 세 아들 원상, 원걸, 원성을 접견한다. 태자인 원상은 나약한 성격으로서, 자신은 태자의 재목이 못 된다면서 황제에게 자신을 폐위시켜 달라고 애원한다. 그렇지만 황제는 모든 권력은 자신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들들에게 다른 생각을 말라고 못을 박는다. 장남인 태자는 황제의 전처 소생이며, 둘째와 셋째는 현 황후에게서 태어났다.


황후는 건강이 좋지 않아 매일 탕약을 먹는다. 탕약은 태의인 장역유가 만드는데, 그는 황제의 명으로 독성이 있는 약재를 섞는다. 그래서 이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정신 이상으로 폐인이 된다. 황후도 탕약이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먹기를 꺼려하지만, 황제의 엄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먹는다. 어의의 딸인 장선은 궁녀로 황궁에 들어와 있는데, 그녀는 태자와 관계를 맺고 있다. 황후는 건강의 악화로 힘들어 하면서도 중양절(9월 9일)을 위해 금실로 국화 수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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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신하들이 우러러보는 가운데 황제는 높은 탑대에서 가족들과 식사회를 갖는다. 황제가 왕자들에게 원하는 것이 있느냐고 묻자 태자는 자리에서 물러나 청주로 가길 원한다고 하고, 원성은 궁궐 수비대장 자리를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황제는 두 사람의 소원을 모두 거절하고, 둘째 아들 원걸을 수비대장으로 임명한다.


자객인 듯 보이는 복면인이 황궁에 침입하였다. 그녀는 황후를 찾아와 탕약에 독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 약재의 샘플을 황후에게 건네준다. 돌아나온 복면인은 태자의 뒤를 쫓는다. 이 사실을 눈치챈 태자는 복면인에게 역습을 하며, 두 사람이 결투를 벌이는 중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그녀를 체포한다. 태자는 복면인을 황제에게 끌고 간다.


황제는 복면인의 복면을 벗겼다. 드러난 얼굴은 여자였는데, 뺨에는 낙인이 찍혀 있다. 황제는 그녀를 보고 깜짝 놀라는데, 그녀는 황제를 보고 욕설을 퍼붓는다. 그렇지만 황제는 그녀를 제지하지 않고 주위를 모두 물리고는 어떤 일이냐고 묻는다. 그녀는 바로 자신의 전처이자 태자의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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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황제에게 별 볼일 없는 무관이었던 당신이 권모술수로 신분을 상승시키고, 양나라 공주와 결혼하여 황제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여 처가 식구들을 모두 살육하였으며, 자신은 얼굴에 낙인을 찍어 쫓아내었다. 그런 자신을 거두어 준 사람이 바로 태의인 장역유였다. 자신은 그의 은혜에 감사를 하여 지금은 그의 아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들인 태자가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대답한다. 황제는 그녀를 정중히 돌려보내라고 명령한다.


황제는 태의 장태의에게 소주현 지사 자리를 내리고 속히 임지로 부임하라고 명령한다. 소주 지사는 태의에게는 대단한 출세 자리이다. 장역유는 아내인 원배부인과 딸 장선과 함께 임지로 향한다. 가는 도중 그들은 호위병들과 함께 역사에 투숙하였다. 태자는 장선이 부모와 함께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쫓아간다.


밤중에 태자는 장선의 방에 들어가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그 사실을 원배부인이 알았다. 원배부인은 격노하여 둘은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다고 하면서, 태자에게 얼른 돌아가서 두 번 다시 찾지 말라고 소리친다. 장태의는 영문을 몰라하며, 태자 원상은 감히 태자인 자신에게 막말을 퍼부으며 내쫓는 그녀에게 당황한다. 그러나 그녀의 기세에 눌려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난다. 원배부인은 장선에게 절대 태자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지만, 장선은 곧바로 엄마의 눈을 피해 태자를 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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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늦게 정체불명의 자객단이 그들을 습격한다. 아마 황제가 보낸 자객단인 것 같다. 그들은 장태의와 원배부인을 죽이려고 공격해오지만, 호위병들 덕택에 겨우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렇지만 자객단의 추격은 집요하다. 장태의 부부가 다시 위기에 처했을 때 또 다른 자객단이 나타나 그들을 구해준다. 아마 황후가 보낸 자객단인 것 같다. 다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장태의는 아내를 구하려다 죽는다. 원배부인은 이 모든 것이 황제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분노에 불타 황궁으로 달려간다.


한편 황궁에서는 태자는 계모인 황후가 반란을 계획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태자는 황후를 찾아가 무슨 일을 꾸미냐고 추궁한다. 그러자 황후는 홧김에 “너를 죽이려는 거다”라며 소리를 치고 충격을 받은 태자 원상은 칼로 자신을 찌른다. 그러나 칼날은 어깨를 찔러 목숨은 건졌다. 병석에 누워있는 태자에게 황제가 찾아왔다. 황제가 태자에게 “너와 황후의 관계는 벌써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자 태자는 공포에 떤다.


중양절 행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황궁에 도착한 원배부인과 장선은 황제의 자객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했으나, 황후의 부하들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황제 앞으로 간다. 원배부인은 황제에게 어떻게 자신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화를 내지만, 황제는 자신의 말을 들었어야 한다고 태연히 대꾸한다. 그러자 원배부인이 자신은 황제의 전처이며 태자의 생모라고 소리치고, 황제가 죽은 황후라고 걸어놓은 그림은 가짜라고 지적한다. 원상과 장선은 자신들이 근친상간을 저질렀던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장선은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가다가 자객들의 손에 죽고, 원배부인 역시 딸을 쫓아가다가 어느 병사가 던진 창에 맞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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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 원상은 아버지인 황제에게 울부짖으며 항의한다. 이때 등 뒤에서 찌른 칼이 그의 몸을 뚫어버린다. 지금까지 아무 존재감 없어 보였던 셋째 원성이었다. 그는 아무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았다면서 아버지에게 황제 자리를 내놓으라고 소리친다. 그러자 황제는 칼을 빼어 아들 원성을 공격한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대결이 벌어지지만,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황제는 원성을 쓰러뜨리고는 칼을 던진다. 그리고는 자신의 황금 혁대를 풀어 원성에게 무자비하게 내리친다. 원성은 용서를 빌지만 이미 그 소리는 황제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황제는 혁대를 내리치고 또 내리친다.


그 시각, 황궁의 문이 열리고 황금 갑옷을 입은 원걸이 황실 친위대를 이끌고 궁 안으로 들어온다. 이들은 자신들의 표시로 국화 문양을 새긴 천을 두르고 있다. 수천의 황금 갑옷이 성안을 가득 메우고 진격해오고 있지만, 황궁 안에서는 아무런 저항도 없다. 친위대는 황제의 전각 앞까지 들이닥친다. 원걸은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군사를 지휘하면서 앞으로 진격한다.


친위대가 전각 근처에 접근하였을 때 갑자기 군사들이 나타나 철제 방어벽을 친다. 이를 신호로 철제 방어막 뒤에 수천의 군사들이 등장했고, 황궁의 지붕과 벽 위에는 궁수들이 화살을 겨누며 나타났다. 그리고 뒤쪽의 성문이 닫혀버린다. 이로써 친위대는 완전히 포위되었다. 은색 갑옷을 입은 황제의 군대는 철제 방어벽을 앞세우고 전진해온다. 동시에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온다. 원걸이 앞서 방어벽을 뚫어보려 하지만 끄떡도 않는다. 조금씩 진격해오는 방어군의 창과 사방에서 날아오는 화살로 원걸의 친위대는 한 명 한 명 쓰러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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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치는 황제의 혁대에 원성은 꼼짝도 못한다. 그는 이미 죽어버렸다. 황제는 광기에 사로잡혀 죽은 아들의 시신을 혁대 채찍으로 때리고 또 때린다.


반란이 완전히 진압되었다. 원걸이 이끈 친위대는 전멸하였다. 궁인들이 시체를 치우고 핏물로 젖은 바닥을 씻어낸다. 그리고 카펫을 깔고 꽃을 가득 채워 반란의 흔적을 모두 지운다. 이제 반란에 대한 단죄가 남았다. 황제는 반란에 가담한 신하들의 목을 쳐버린다. 이젠 반란의 주모자인 황후와 아들 원걸만 남았다. 황제는 원걸에게 자신의 손으로 모후에게 독약을 바친다면 살려주고 보위도 물려주겠다고 제안한다. 황후에게 다가간 원걸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황후는 그런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어 준다. 그 순간 원걸은 옆에 있는 호위병의 칼을 빼앗아 목을 찔러 자살한다.


스스로 자살한 아들을 보고 황후는 울부짖으며 약 그릇을 던져버리는데, 약이 쏟아진 자리는 연기를 내며 타들어간다. 아마 염산이 아니면 초산 정도의 맹독성 약인 것 같다.


▪ 약간의 감상


나는 이 영화를 10여 년 전에 감상하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처음 이 영화를 접할 때도 그랬지만, 다시 보면서도 우선 그 화려함과 스케일에 압도된다. 그리고 치밀한 스토리의 전개도 이 영화의 가치를 높여준다. 그래서 상영 시간이 2시간이 넘는 긴 영화이지만,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긴장감을 가지면서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윤리적인 면에서 생각한다면 정말 막장이다. 아들과 계모가 불륜 관계를 맺고, 관계를 끝내자는 아들의 부탁을 계모는 거절한다. 태자는 아버지는 다르지만 같은 어머니를 둔 이부 여동생 장선과 사랑하며 육체관계를 갖는다. 셋째 왕자 원성은 배다른 형인 태자를 칼로 찔러 죽이고 아버지에게 황제 자리를 내놓으라고 한다. 정말 패륜도 이런 패륜이 없다.


황제는 이보다 더하다. 황제 자리를 위해 자신의 처가 식구들을 모두 죽이고 처는 얼굴에 낙인을 찍어 쫓아낸 뒤 결국은 죽여버린다. 자신에게 대드는 막내아들은 채찍으로 내려쳐 죽이고, 죽어서 꼼짝도 못하는 몸이 걸레가 되도록 계속 채찍을 내리친다. 그뿐만 아니라 마지막에는 자식에게 어머니에게 독약을 먹인다면 살려주고 황제 자리까지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러한 처참하고도 패륜적인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지만, 화려함과 스케일, 그리고 스토리의 치밀성이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감추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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