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루팡 3세, 러시아에서 사랑을 담아

로마노프 왕조가 남긴 보물을 두고 라스푸틴의 자손과 대결을 벌이는 루팡

▪ 개요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몽키 펀치 원작 애니메이션 <루팡 3세>의 TV 스페셜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1992년에 제작되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구 러시아 제국을 지배했던 로마노프 왕조가 남긴 500톤 금괴를 둘러싸고, 루팡 일당과 괴승 라스푸틴의 손자 ‘라스푸턴’ 간에 벌어지는 대결이다. 제목은 영화 <007: 러시아에서 사랑을 담아>(From Russia with Love)의 오마주이다.

▪ 줄거리

루팡의 이번 목표는 러시아 제국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남긴 황금이다. 니콜라이 2세는 총 1,240톤의 금괴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500톤이 러시아 혁명 후 미국으로 반출되었다. 루팡은 그 금괴의 위치가 기록되어 있다고 추정되는 책을 추적하다가 아주 당돌하지만 매력적인 여성 주디를 만나게 된다. 루팡은 역시 이 책을 노리는 킬러 듀오 라키와 빅마우스 조의 공격을 받는 와중에 주디를 구해주지만, 결국 책은 라키에게 빼앗기고 만다.

그러나 루팡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어 암호를 해독해내고, 금괴가 텍사스의 작은 은행 ‘뱅크 오브 리버티’의 지하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뱅크 오브 리버티는 사실 범죄자를 위한 비밀 금고인 ‘뱅크 오브 밴디츠’였다. 루팡은 지겐, 후지코, 그리고 주디와 함께 금괴 강탈 작전에 나선다. 하지만 후지코와 주디는 몰래 손을 잡고, 루팡을 따돌리고 금괴를 가로채려는 계획을 세운다.

한편, 전 세계 권력자와 마피아 보스를 신도로 둔 거대한 종교 조직의 교주인 라스푸턴도 금괴를 노린다. 루팡으로부터 책을 빼앗았던 라키 일당도 사실은 라스푸틴의 사주를 받은 것이었다. 라스푸턴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으로 고에몽을 압도하고, 그의 참철검을 빼앗아 그를 자신의 경호원으로 삼는다. 고에몽도 라스푸턴의 경호원이 되는 것에 치욕을 느끼지만, 참철검을 되찾기 위해 굴욕을 참는다.

‘뱅크 오브 리버티’를 습격한 루팡은 계획대로 금괴를 손에 넣는 데 성공한다. 그렇지만 주디와 후지코가 금괴를 탈취해가며, 라스푸턴은 대형 수송기를 보내 금괴를 자신의 손에 넣는다. 분노한 루팡은 금괴를 되찾기로 결심하고, 라스푸턴의 배신으로 동료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라키도 여기에 동참한다.

한편, 시베리아의 종교 본부로 돌아온 라스푸턴 앞에 주디가 나타난다. 그녀는 남은 금괴를 바치며 신도로 받아들여달라고 요구하고, 라스푸턴은 그녀의 미모에 반해 최측근 신도로 삼는다. 하지만 주디의 진짜 목적은 모든 금괴를 자신이 가로채는 것이며, 이를 위해 고에몽과 비밀리에 손을 잡는다. 루팡 일행과 라키는 고에몽의 정보를 토대로 시베리아로 향하고, 금괴의 원래 주인인 뉴욕 마피아의 보스 칼시오네의 조카 돈비노도 조직을 이끌고 시베리아의 라스푸턴 본부에 나타난다.

루팡 일행과 라스푸턴, 그리고 뉴욕 마피아 간의 엉키고 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난전이 벌어지고, 이 싸움에서 라스푸턴은 돈비노와 라키 등을 차례로 제거한다. 루팡은 다시 수송기를 조종해 금괴를 탈취하려 하고, 수송기에 함께 탄 라스푸턴은 특기인 독심술로 지겐을 교란시킨다. 그러나 라스푸턴은 루팡에게 자신의 독심술을 역이용당해 총에 맞아 쓰러진다. 라스푸턴의 최후 발악으로 수송기는 불타오르며 추락하고, 금괴는 불 속에서 녹아내린다.

모든 사건이 끝나고 녹아내린 금괴는 거대한 황금 덩어리를 이루었다. 주디는 자신이 미국으로 망명한 니콜라이 2세의 황녀 아나스타샤의 손녀이자 금괴의 정당한 상속자라고 털어놓는다. 그녀는 소련 해체 후 혼란에 빠진 조국을 돕기 위해 금괴가 필요했다며, 루팡에게 이를 포기해달라고 간청한다. 루팡은 그녀에게 키스하고, 금괴 중 극히 일부만을 보상으로 받고는 시베리아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