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을 무대로 한 짝퉁 엠마뉴엘
영화 <엠마누엘 인 소호>(Emmanuelle in Soho)는 수없이 제작된 “짝퉁 엠마누엘”의 하나로서 1981년에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성인 영화이긴 하지만 영국의 섹스 산업의 실태를 제대로 파헤쳤다는 점에서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중국계 혼혈인 케이트 벤슨과 사진작가인 그녀의 남편 폴이 색정광인 스트리퍼 엠마누엘과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케이트와 엠마누엘이 런던 소호(Soho) 지역에서 성업 중인 성인 산업에서 일자리를 찾으려 하지만, 음흉하고 부도덕한 연극 에이전트 빌 앤더슨과 얽히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성인 영화라기보다는 당시 영국 성인 산업의 현실을 풍자하는 요소가 강하게 담겨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영국과 홍콩에서 상당히 장기간 상영되었으며, 미국 개봉판에서는 소호의 성인 산업에 대한 6분짜리 미니 다큐멘터리와 함께 상영되기도 하였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1980년대 초 런던 소호 지역의 성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보여준다. 거리의 스트리퍼들, 성인 영화 극장, 그리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실제 소호의 분위기와 문화를 사실 그대로 볼 수 있다.
이후 영화는 이야기의 핵심 인물들인 세 명의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폴은 성공을 꿈꾸는 야심 찬 사진작가이다. 그는 예술적인 사진보다는 돈이 되는 음란한 사진을 찍어 부자가 되려 한다. 케이트는 폴의 아내로, 남편의 성공을 돕기 위해 자신도 누드 모델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엠마누엘은 폴과 케이트와 함께 사는 스트리퍼로, 성적으로 자유분방하며 아름다운 여자이다. 그녀는 폴의 사업을 돕기 위해 부유한 사업가들을 유혹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빌 앤더슨이라는 부유한 성인 영화 제작자를 이용하여 이 업계에서 성공을 거머쥐려 한다. 폴은 앤더슨에게 사진을 팔아 돈을 벌려 하지만, 앤더슨은 폴의 작품을 훔쳐 자신의 배를 채우려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세 사람은 앤더슨에게 복수하고 그를 이용해 성공하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은 정교하게 꾸며진 파티에 앤더슨을 초대하고, 그의 약점을 잡을 만한 증거를 찾아내어 협박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계획이 성공할지 아니면 실패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야망, 탐욕, 그리고 배신이 뒤섞인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소호라는 화려하지만 어두운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의 충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