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20
산소는 생명에 필수적인 물질이지만, 동시에 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반응성 때문에 산소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생명체에게는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산소가 독성 물질인 주요 이유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불안정한 산소 분자나 이온으로, 주변의 분자로부터 전자를 빼앗아 자신을 안정화하려는 성질이 있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 단백질, DNA와 같은 중요한 생체 분자들을 손상시킨다.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되면, 세포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게 된다. 이 상태를 산화 스트레스라고 하며, 노화, 암,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산소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없는 혐기성 생물에게는 산소가 치명적이다. 이들은 산소에 노출되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죽게 된다.
지구에 산소가 풍부해진 대산소 사건 이후, 많은 생명체는 산소의 독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진화시켰다. 그 중 하나가 산소 호흡이다. 산소를 이용하는 호기성 생물들은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아제(SOD), 카탈라아제와 같은 항산화 효소를 만들어 활성산소를 무해한 물질로 바꾸어준다. 이러한 효소를 이용해 산소의 독성을 극복한 생물들은 산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포도당 분자당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대산소 사건 이후 생물은 산소가 풍부해진 환경에 적응하며 폭발적으로 진화하였다. 혐기성 생물이 쇠퇴하고, 산소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얻는 호기성 생물이 번성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진핵생물의 중요한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탄생했다. 약 20억 년 전, 한 원핵생물이 다른 원핵생물을 흡수한 뒤 공생 관계를 맺어 미토콘드리아로 진화했다는 세포 내 공생설이 이를 설명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진핵생물이 원핵생물보다 더 크고 복잡한 세포 구조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최초의 진핵생물은 약 21억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대의 단세포 원생생물과 유사한 형태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원시적인 단세포 생물이었지만, 원핵생물과는 달리 핵막과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복잡한 세포 소기관을 가지고 있었다.
진핵생물이 탄생함으로써 생물체는 원핵생물보다 훨씬 큰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핵을 포함하여 미토콘드리아, 소포체, 골지체 등 다양한 세포 소기관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함으로써 진핵생물의 복잡한 진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미토콘드리아는 한 원핵생물이 다른 원핵생물을 흡수하여 공생 관계를 맺음으로써 진화했다는 세포 내 공생설로 설명된다. 진핵생물에는 유전 물질인 DNA가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하여 염색체 형태로 핵 속에 존재하였다.
가장 오래된 진핵생물 화석 중 하나는 약 21억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파니아(Grypania)이다. 이것은 꼬불꼬불한 끈 모양의 화석으로, 크기가 커서 단세포 원핵생물보다는 진핵생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초기 진핵생물은 이후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며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최초의 진핵생물은 단세포 생물이었으며, 여러 영양 방식을 가졌다. 일부는 포식 활동을 통해 유기물을 섭취하고, 다른 일부는 광합성을 하였다. 그러다가 약 10억 년 전부터 단세포 진핵생물들이 서로 모여 군체를 형성하고, 각 세포가 역할을 분담하는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였다. 이 다세포화는 생명체의 크기를 키우고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다세포 생물들은 이후 환경에 따라 동물계, 식물계, 균계로 분화하였다. 동물은 다른 생물을 먹고, 식물은 광합성을 하며, 균류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였다.
다세포 생물은 여러 개의 세포가 모여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는 생명체를 의미한다. 이는 생명 진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약 10억 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진화한 정확한 과정은 아직 연구 중이지만, 크게 두 가지 주요 가설이 있다.
이 가설은 단세포 생물들이 서로 모여 집단을 이루고, 시간이 지나면서 각 세포가 특정 기능을 전담하는 방향으로 분화되었다는 것이다. 즉, 처음에는 모든 세포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단순한 집단이었지만, 점차 분업이 이루어져 하나의 복잡한 개체로 발전했다는 이론이다.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예로, 오늘날에도 볼 수 있는 볼복스(Volvox)와 같은 군체성 조류가 있다. 볼복스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단세포들이 모여 구형의 군체를 이루며, 일부 세포는 생식 기능을, 다른 세포는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이 가설은 세포가 분열한 후에도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함께 남아 하나의 다핵성 세포 집단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다핵성 세포 집단 내에서 각 핵이 분리된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진정한 다세포 생물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다세포화는 생명체에게 여러 진화적 이점을 제공했다. 먼저 생물의 크기가 커졌다. 단세포 생물은 크기에 한계가 있지만, 다세포화는 개체가 거대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더 넓은 환경에 적응하는 데 유리했다. 또 세포 사이의 분업과 효율성을 가져 올 수 있었다. 분화된 각 세포들이 특화된 기능을 맡으면서 생명 활동의 효율성이 극대화되었다. 예를 들어, 소화, 순환, 신경 전달과 같은 복잡한 기능은 분화된 세포들의 협업을 통해 가능하다. 다세포생물은 또한 환경 적응력이 높아졌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다세포 생물은 다양한 환경 변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다세포 생물의 등장은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과 같은 진화적 사건들을 이끌었으며,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의 기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