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된 호화여객선 속에서 탈출하려는 필사적인 생존투쟁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원제: The Poseidon Adventure)는 1972년에 개봉한 미국의 재난 영화로서, 1969년에 출간된 폴 갈리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5명의 아카데미상 수상자(진 해크먼, 어니스트 보그나인, 잭 앨버트슨, 셸리 윈터스, 레드 버튼스)가 출연한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영화는 가상의 호화 여객선 '포세이돈 호'가 퇴역을 하기 전 뉴욕에서 아테네로 향하는 마지막 항해를 떠나면서 시작된다. 새해 자정을 넘기는 순간 포세이돈 호는 쓰나미에 의해 전복되고, 승객과 승무원들이 선내에 갇히게 된다. 영화는 한 목사가 여러 어려움을 헤치고 생존자 그룹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려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가 제작된 1970년대 초반에는 재난 영화가 유독 많이 제작된 듯하다. <에어포트>(1970), <대지진>(1974), <타워링>(1974)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재난 영화였는데, 그 가운데서도 오늘 소개하는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최고의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억 2,5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1973년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또한 아카데미상 2개 부문, 골든 글로브상, 영국 아카데미상, 미국 음향 편집자 조합의 골든 릴 상을 수상하였다.
81,000톤급의 호화 여객선 '포세이돈 호'는 1,400명의 승객을 태우고 12월에 뉴욕을 출항하여 그리스 아테네로 향한다.
선장 해리슨은 이 배가 무게 중심이 높고 평형수가 충분히 주입되지 않아 큰 파도를 만나면 전복될 우려가 있다고 걱정한다. 해리슨은 배의 속도를 늦추고 평형수를 주입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선주 대리인인 라이너코스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일정이 3일이나 지연되었다며 선장을 질책하고 속도를 높이라고 요구한다. 포세이돈 호는 아테네에 도착하면 해체될 예정인 노후선이었고, 작업 인력도 이미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착일 지연은 회사에 큰 경제적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선장은 어쩔 수 없이 포세이돈 호의 속도를 최대로 높인다.
배 안의 대식당 홀에서는 화려한 송구영신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크레타섬 남서쪽 130마일 해상에서 해저 지진이 발생했다는 정보가 들어온다. 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가 포세이돈 호의 좌현을 덮친다. 32미터 높이의 쓰나미는 포세이돈 호를 강타하고, 배는 순식간에 전복되어 버리고 만다. 배의 위쪽이 바닷속으로, 배 밑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되었다. 배가 완전히 뒤집히는 바람에 대식당 홀의 바닥과 천장이 뒤바뀌었다. 파티가 벌어지고 있던 대식당 홀은 완전히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천장을 향해 떨어져 사망한다.
전복되어 180도 뒤집힌 대식당 홀에는 사고 직후에도 많은 생존자들이 살아남았다. 여객선 사무장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이곳에서 기다리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잡화상인 제임스 마틴이 선저(船底)로 가면 구조대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며 선저로 향하자고 제안한다. 이 말에 동의한 프랭크 스콧 목사(진 해크먼 분)는 생존자들에게 선저로 향해 함께 위로 올라가자고 한다. 이 홀에 머무르면 언젠가 침수되어 모두 죽을 것이므로, 위로 올라가 '선저'(뒤집힌 배의 가장 아랫부분이자 지금은 가장 윗부분이 된 곳)에 있는 용골 근처로 가서 구조대를 기다리자고 한다.
그들은 위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홀에 있던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를 사다리처럼 세운다. 가장 먼저 소년 로빈 셸비 올라가고, 이어 그의 누나 수잔 셸비, 린다 로고, 린다의 남편이자 뉴욕시 경찰 형사인 마이크, 노신사 매니 로젠과 그의 아내 벨 로젠, 제임스 마틴, 가수 노니 패리 순으로 뒤따른다. 스콧 목사는 다른 남은 사람들에게도 홀에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전에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다시 한번 설득하지만, 사무장은 완강히 거부한다. 그는 목사는 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므로 자신의 말을 듣고 이곳에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한다. 스콧 목사는 존 목사에게도 함께 가자고 설득하지만, 존 목사는 "이 사람들을 두고 갈 수 없다"며 그 자리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타고 위로 올라간 스콧 목사는 아래쪽에 있는 남은 생존자들에게 "곧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므로, 여기에 있으면 확실히 죽는다"라고 설득하지만, 사람들은 "우리는 사무장을 믿는다"며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스콧 일행이 앞으로 나아가려던 순간, 배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벽의 창문과 스테인드글라스가 깨지면서 홀로 물이 쏟아져 들어온다.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 트리에 몰려들고,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매달리는 바람에 트리가 무너진다. 울부짖는 사람들의 비명을 들으면서도 스콧 목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배 속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포세이돈 호는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한다. 스콧 목사를 따라온 8명과 원래 위에 있던 보이 에이커스, 그리고 스콧 목사를 포함한 총 10명은 배의 선미 기관실을 향해 나아간다. 통로를 빠져나온 일행은 배 앞쪽으로 향하는 선객 무리와 마주친다. 스콧은 그들에게 자신들과 함께 선미 쪽으로 가자고 제안하지만, 그들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들의 고집대로 선수 쪽으로 향한다.
용골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관실을 통과해야 한다. 스콧은 어려움 끝에 기관실을 찾는 데 성공하지만, 그곳은 침수된 복도 반대편에 있었다. 수영 선수 출신이었던 벨은 자원해서 먼저 건너가려 하지만, 스콧은 위험하다며 그녀를 말리고 직접 뛰어든다. 잠수로 절반쯤 갔을 때, 갑자기 패널이 무너져 그를 덮친다. 시간이 지나도 스콧으로부터 연락이 없는 것을 보고, 벨이 뛰어든다. 그녀는 무사히 스콧을 구출하여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녀는 늙은 나이에 너무 무리를 한 탓에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그녀는 죽어가면서 스콧에게 자신의 펜던트를 건네주면서 손자에게 주라고 부탁한다.
다른 사람들도 속속 잠수를 하여 이곳으로 건너왔다. 마지막으로 건너온 매니는 아내 벨의 시신을 발견하는 순간 더 이상 살아갈 의지를 잃고 이곳에 남겠다고 한다. 그러나 스콧은 벨이 남긴 펜던트를 그에게 주며 이것이 그가 살아야 할 이유라며 용기를 북돋운다.
스콧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방수문으로 향하지만,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 함께 가던 린다를 놓치게 되고, 그녀는 떨어져 죽는다. 그 모습을 본 린다의 남편 로고는 스콧에게 분노를 터뜨린다. 그러는 사이에 파열된 파이프에서 증기가 새어 나와 그들의 탈출을 가로막는다. 스콧은 내뿜는 증기를 막기 위해 뜨거운 밸브를 잡고 필사적으로 잠그려 한다. 그는 밸브를 잠그는 데 성공하지만, 추락하여 사망한다.
로고는 남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문을 통과해 추진축에 있는 좁은 복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벽을 두드린다. 생존자를 확인한 구조대는 즉시 용접기로 배의 철판을 절단하기 시작한다. 생존자들은 배 속에서 위쪽 철판이 둥글게 잘려가는 모습을 본다. 구조대는 철판을 들어내고 일행을 구출한다. 구출대는 다른 생존자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는 그들을 헬리콥터로 안전한 곳으로 이송한다.
필자는 대학교 1학년 때인 1973년 겨울방학에 이 영화를 감상하였다. 이후 서너 번 더 감상하였는데, 이번에 다시 감상하여도 여전히 재미있다. 재난 영화를 여러 편 감상하였지만, 이 영화가 가장 스토리도 탄탄하고 감동적이었다.
거대한 호화 여객선인 포세이돈 호는 완전 전복되었으나 배의 크기로 인하여 금방 침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닷물이 뱃속으로 들어오면서 침몰은 시간문제이다.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배를 탈출해야 한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스콧이 이끄는 생존자 일행은 갖은 난관을 헤치면서 앞으로 향한다. 그 가운데 일행들 간의 갈등도 적지 않지만 결국은 서로의 힘을 합하고, 또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앞으로 전진한다. 그리고 그 보답으로 그들의 생명을 건진다.
그런데 이들이 마지막으로 구조되는 순간, 영화의 끝이라 그런지 너무나 싱겁게 끝나 약간 허무한 느낌도 든다. 그리고 상식에 비추어 볼 때도 이 장면은 현실성이 없다. 대형 호화 여객선의 전복이라는 초대형 해난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포세이돈 호 주변은 수많은 구조 선박으로 둘러싸여 있고, 구조대들이 포세이돈 호 옆에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매스컴이 취재하러 와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달랑 헬리콥터 한 대가 와서는 구조된 일행들을 태우고는 사라져 버린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