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탄생과 진화(11): 중생대의 도래

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 28

by 이재형

28.1 중생대의 지구 환경


28.1.1 중생대의 시대 구분


중생대(Mesozoic Era)는 약 2억 5,1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의 지질 시대로, 흔히 '파충류의 시대' 또는 '공룡의 시대'로 불린다. 이 시대는 고생대와 신생대 사이의 기간으로, 페름기 대멸종으로 시작하여 백악기 대멸종으로 막을 내렸다.


중생대는 다음과 같이 세 시기로 나뉜다.


• 트라이아스기 (Triassic Period): 약 2억 5,100만 년 전 ~ 2억 100만 년 전.

• 쥐라기 (Jurassic Period): 약 2억 100만 년 전 ~ 1억 4,500만 년 전.

• 백악기 (Cretaceous Period): 약 1억 4,500만 년 전 ~ 6,600만 년 전.

중생대 지구의 모습
트라이아스기 지구 모습
쥐라기 지구 모습


백악기 지구 모습

28.1.2 중생대의 지질과 기후


고생대 말에 하나로 뭉쳐 있던 초대륙 판게아(Pangaea)가 중생대 동안 점차 분열하여 오늘날과 비슷한 대륙의 형태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판게아는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북쪽의 로라시아와 남쪽의 곤드와나로 나뉘었다.


판게아는 모든 대륙이 하나로 뭉쳐 있었기 때문에,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 지역은 수증기가 도달하기 어려워 건조한 기후가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오늘날의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내륙 사막보다 훨씬 넓고 황량한 ‘초건조 사막’(hyper-arid desert)이 펼쳐져 있었다. 이러한 지질적 특성 때문에 중생대 초기는 전반적으로 덥고 건조한 대륙성 기후가 특징이며, 계절에 따라 기온 변화가 매우 컸다. 극지방에도 빙하가 없는 시기였다.

판게아

페름기 대멸종 이후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현재보다 약 3°C 높았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보다 5~6배가량 높았다. 내륙 지역에는 애팔래치아산맥, 아틀라스산맥 등 거대한 산맥들이 형성되어 있었고, 이는 바람과 구름의 이동을 막아 내륙의 건조함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에는 매우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중생대 말기(백악기)에는 판게아가 여러 대륙으로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기후가 점차 온난하고 습윤하게 변하였다. 해수면이 상승하여 내륙해(Inland Sea)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해 대륙의 가장자리가 침수되기도 하였다. 백악기 후기에는 기온이 현재보다 8°C 이상 높았으며, 극지방에도 눈이 내리는 등 계절 변화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로라시아(Laurasia)는 주로 북반구에 위치했던 초대륙이다. 명칭 자체가 '로렌시아(Laurentia, 북아메리카 지괴)'와 '유라시아(Eurasia)'의 합성어인 만큼, 오늘날 북반구의 주요 대륙들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및 그린란드 전체, 유럽과 아시아의 대부분(단, 인도 아대륙과 아라비아반도는 제외), 북극권의 시베리아와 북극 근처의 여러 섬이 로라시아에 포함된다.


곤드와나(Gondwana)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했던 초대륙으로서, 오늘날의 남반구 대륙들뿐만 아니라 이후 북쪽으로 이동하여 북반구 대륙과 합쳐진 지역들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의 남아메리카 대륙 전체, 아프리카 대륙 전체, 남극 대륙 전체, 오세아니아 대륙 전체 및 주위 섬들, 아라비아반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로라시아와 곧드와나


28.2 중생대의 생태계


28.2.1 동물 생태계


중생대 초기는 대멸종 이후의 회복기였으며, 말기는 공룡의 전성기이자 또 다른 대멸종으로 끝나는 시기이다. 이 두 시기는 기후, 지리, 생물상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중생대 초기의 척박한 환경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반적으로 온난하고 습윤한 기후로 바뀌었다. 빙하기가 없었기 때문에 양치식물과 겉씨식물이 번성하였다.


중생대 초기에는 페름기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생물들이 번성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대 육상 생태계의 지배적 동물은 파충류와 단궁류(포유류형 파충류)였다. 파충류가 육상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이 되었으며, 원시 포유류와 최초의 공룡이 등장하였다. 하지만 이 시기의 공룡은 아직 크기가 작고 수가 많지 않았다. 해양에는 암모나이트와 어룡이 나타났고, 식물은 소철, 은행나무 같은 겉씨식물이 주를 이루었으며, 건조한 환경에 강한 침엽수들이 번성하였다. 트라이아스기 말에는 또 다른 대규모 화산 활동으로 인해 트라이아스기-쥐라기 대멸종이 발생하여 많은 생물종이 사라졌지만, 이 멸종은 공룡이 지구의 지배적인 생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생대초기의 지배동물 단궁류와 파충류

중생대는 공룡의 전성기였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처음 나타난 공룡은 쥐라기와 백악기를 거치며 다양한 종으로 진화하여 육상 생태계를 지배하였다. 또한 바다에는 어룡, 수장룡, 암모나이트가 번성하였고, 하늘에는 익룡이 등장하였다. 이 시기에는 포유류와 조류의 원시적인 형태도 나타났다. 초기에 번성했던 겉씨식물(소철, 은행나무 등)은 백악기 중기 이후 속씨식물(꽃 피는 식물)이 출현하면서 점차 쇠퇴하였다.


중생대 말기는 공룡이 가장 다양하고 거대한 크기로 번성한 시기이다.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와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같은 대형 공룡들이 생태계를 지배하였다. 하늘에는 다양한 익룡이 날았고, 바다에는 모사사우루스(Mosasaurus)와 같은 거대 해양 파충류가 나타났다. 식물계에서는 속씨식물이 출현하여 빠르게 확산되었고, 오늘날과 유사한 식물 생태계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백악기 말에는 소행성 충돌로 인한 대멸종으로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물종이 멸종하였다.

중생대를 지배한 공룡


28.2.2 식물 생태계


중생대는 식물학적으로 '겉씨식물의 시대'에서 '속씨식물의 시대'로 전환되는 거대한 변혁기이다. 고생대 말의 대멸종 이후 황폐해진 지구에서 식물들은 환경 변화에 맞춰 급격히 진화하였으며, 이는 공룡을 포함한 육상 생태계 전체의 구조를 바꾸어 놓았다.


중생대 초기인 트라이아스기는 페름기 대멸종 이후 생태계가 회복되는 시기였다. 초기에는 고생대의 유산인 양치식물(고사리류)이 지표면을 덮었으나, 점차 건조한 기후에 강한 식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주요 식물은 거대한 나무고사리, 은행나무, 소철류 등이었다. 이들 초기 겉씨식물은 판게아 내부의 건조한 기후로부터 씨앗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였다.

중세대 초기의 양치식물과 겉씨식물의 숲

중생대 중기인 쥐라기는 겉씨식물의 전성기로서,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식물들이 거대화되었는데, 이를 '소철의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이 시기의 주요 식물은 소철(Cycads), 은행나무, 침엽수(소나무, 삼나무류) 등이었다. 거대한 침엽수림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같은 거대 용각류 공룡들의 주요 먹이원이 되었다. 이 시기에는 꽃이 피는 식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온 세상이 초록색과 갈색 위주였다.


백악기에는 식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인 속씨식물(꽃 피는 식물)이 출현하였다. 백악기 초기에 나타난 속씨식물은 뛰어난 번식력과 빠른 성장 속도를 바탕으로 침엽수를 밀어내고 주류가 되었다. 꽃의 등장은 곤충(벌, 나비 등)과의 공생 관계를 만들어냈으며, 이는 동물 생태계의 폭발적인 다양성으로 이어졌다. 트리케라톱스나 하드로사우루스 같은 초식 공룡들은 속씨식물을 효율적으로 씹어 먹기 위해 복잡한 치아 구조로 진화해 나갔다.


이상에서 설명했듯이 중생대 식물 생태계는 [양치식물 → 겉씨식물 → 속씨식물]의 순서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특히 백악기에 일어난 속씨식물의 확산은 단순히 식물 종류의 변화를 넘어,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과 열매를 먹는 동물의 진화를 촉진하여 오늘날과 유사한 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