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 29
중생대는 흔히 '공룡의 시대'로 불릴 만큼 파충류가 육상, 바다, 하늘을 모두 장악했던 시기이다. 하지만 공룡 외에도 오늘날 생태계의 주역인 포유류와 조류가 등장하였고, 바다에서는 암모나이트와 같은 무척추동물이 번성하는 등 매우 다양한 동물군이 공존하였다.
공룡(Dinosaurs)은 중생대 육상의 지배자로서, 중생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번성한 동물군이다. 공룡은 골반 구조에 따라 크게 용반목과 조반목으로 나뉜다.
• 용반목(Saurischia): 도마뱀 형태의 골반을 가졌다. 거대한 초식 공룡인 용각류(브라키오사우루스 등)와 육식 공룡인 수각류(티라노사우루스, 벨로키랍토르 등)가 여기에 포함된다.
• 조반목(Ornithischia): 새와 유사한 골반 구조를 가진 초식 공룡들이다. 각룡류(트리케라톱스), 검룡류(스테고사우루스), 곡룡류(안킬로사우루스) 등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공룡은 파충류라는 큰 범주 안에 속하지만, 신체 구조상 매우 독특한 진화를 거친 집단이다. 공룡과 일반적인 파충류를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다리의 위치와 골반 구조'에 있다.
일반 파충류는 다리가 몸통 옆으로 뻗어 나와 'ㄱ'자 모양을 띠므로 걸을 때 몸을 좌우로 흔들며 기어가는 듯이 걷는다. 이에 비해 공룡은 다리가 몸통 바로 아래에 수직으로 뻗어 있어, 포유류나 인간처럼 '직립 자세'를 유지하며 걷는다. 공룡이나 포유류가 이러한 수직 보행이 가능한 것은 대퇴골(허벅지 뼈) 머리가 끼워지는 부분에 완전한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파충류는 냉혈동물(변온동물)인 반면, 많은 학자는 공룡이 온혈동물(항온동물)이거나 그 중간 단계인 '중온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백악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수각류 공룡이 비늘 대신 깃털을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파충류의 전형적인 외형적 정의를 깨뜨리는 증거이다. 현대 분류학에서는 "새는 살아남은 공룡의 한 부류"라고 정의한다. 즉, 멸종한 공룡들과 오늘날의 참새나 닭은 유전적으로나 골격적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악어는 '지배파충류'라는 점에서 모든 파충류 가운데 공룡에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그렇지만 해부학적 구조와 진화적 거리를 따지면 새가 공룡의 직접적인 후손이다. 한편, 공룡의 정의 중 하나는 '지상에서 생활하는 파충류'이다. 따라서 바다에 살았던 수장룡이나 하늘을 날았던 익룡은 생물학적 의미에서 공룡에 해당하지 않으며, '해양 파충류'나 '비행 파충류'로 따로 분류한다.
중생대에는 공룡 이외에도 다양한 파충류가 존재하였다.
• 육상 파충류: 중생대 초기의 지배파충류는 공룡이 아니라 악어류였다. 포스토수쿠스(Postosuchus)는 악어의 조상이지만 공룡처럼 직립하여 두 발 혹은 네 발로 걸었던 거대 포식자였다. 에토사우루스(Aetosaurs)는 몸 전체가 단단한 장갑으로 덮인 초식성 악어류였다. 이외에도 도마뱀과 뱀의 조상인 인룡류(Lepidosaurs), 거북류 등 많은 비공룡 파충류들이 존재하였다.
• 공중 파충류: 익룡(Pterosaurs)은 하늘을 지배한 비행 파충류로서, 초기에는 꼬리가 길었으나 후기에는 꼬리가 짧고 몸집이 거대한 종류(케찰코아틀루스)로 진화하였다.
• 해양 파충류: 어룡(Ichthyosaurs)은 돌고래와 흡사한 외형을 가졌으며, 수장룡(Plesiosaurs)은 목이 매우 길고 지느러미발을 가진 형태이다. 모사사우루스류(Mosasaurs)는 백악기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 거대 도마뱀류이다.
단궁류는 눈 뒤쪽 두개골에 ‘측두창’이라는 구멍이 좌우에 각각 하나씩 나 있는 동물 그룹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포유류형 파충류'라고 불리기도 했으나, 현재는 파충류와 독립된 계통으로 분류하며 현생 포유류와 그 조상을 모두 포함한다.
단궁류는 고생대 페름기에 처음 등장하여 공룡이 나타나기 전 육상 생태계를 차지하였다. 중생대에 들어서는 공룡에게 밀려 몸집을 줄이고 밤에 활동하며 현대적 포유류의 특징(털, 젖샘, 항온성)으로 진화하였다.
• 리소위키아(Lisowicia): 트라이아스기 초반에 살았던 약 9톤 무게의 거대 초식 단궁류이다.
리스토로사우루스(Lystrosaurus): 대멸종 직후 육상 척추동물의 약 90%를 차지했을 정도로 번성하였다.
• 키노돈트(Cynodonts): 털과 항온성 등 포유류의 특징을 갖추기 시작하여 결국 포유류의 조상이 되었다.
쥐라기에 들어서며 공룡이 생태계를 장악하자 단궁류는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쥐나 다람쥐 크기로 작아졌으나, 작은 새끼 공룡을 잡아먹기도 했던 레페노마무스 같은 종류도 존재하였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는 단궁류에 속하며, 현대에 이르러 "단궁류의 생존 집단은 곧 포유류"라고 볼 수 있다.
포유류는 단궁류에서 진화하여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처음 등장하였다. 고생대의 디메트로돈(Dimetrodon)과 같은 초기 단궁류는 '비포유류 단궁류' 혹은 '포유류형 파충류'라고 부르며,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나타난 포유류와는 구분된다. 초기 포유류는 작고 쥐와 비슷한 형태였으나 이미 항온동물로의 진화를 마친 상태였다.
조류는 쥐라기 후기에 수각류 공룡으로부터 진화하였다. 시조새(Archaeopteryx)는 이빨, 긴 꼬리와 같은 파충류의 특징과 깃털이라는 조류의 특징을 동시에 가진 대표적인 과도기적 생물이다. 백악기에는 어깨 관절이 독특한 에난티오르니스류와 날개가 퇴화하고 발에 물갈퀴가 발달한 헤스페로르니스(Hesperornis) 등이 공존하였다.
중생대 바다의 대표적인 무척추동물은 나선형 껍데기를 가진 암모나이트(Ammonites)와 오징어의 친척인 벨렘나이트(Belemnites)였다.
육상에서는 백악기 속씨식물의 등장과 함께 곤충의 다양성이 폭발하였다. 이를 '꽃이 가져온 대혁명'이라 한다. 중생대 초기에는 딱정벌레, 잠자리 등이 주를 이루었으나, 백악기에 접어들면서 벌, 나비, 나방, 개미 등이 급격히 분화하였다. 곤충은 꽃가루를 옮기고 식물은 꿀을 제공하는 공생 관계가 이때 형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