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지도 연성결을 둘러싼 무림인의 추악한 니전투구
영화 <연성결>(連城訣)은 김용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인간의 탐욕과 배신을 어둡고 가혹하게 그려낸 작품으로서 1980년에 제작되었다. 막대한 보물이 숨겨진 문서 연성결을 노리는 스승과 사백, 그리고 동문 사형들의 음모에 빠져 감옥에 갇혀 모든 것을 빼앗긴 젊은이의 복수를 그리고 있다.
몇 명의 간수가 억울하다고 소리치는 한 젊은이를 감옥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 젊은 죄수는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소연하지만, 간수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감옥에 던져 넣는다. 며칠이 지났다. 화려한 옷을 입은 젊은 남녀가 젊은 죄수를 찾아왔다. 그들은 젊은이에게 왜 그런 짓을 하였느냐고 추궁하지만, 젊은이는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그들을 설득한다.
감옥에 갇힌 젊은이는 적운(狄雲)으로서 시골에서 무술의 고수인 척장발에게 무술 수련을 받고 있었다. 적운은 스승의 딸인 척방과 약혼을 하였고, 곧 결혼할 예정이었다. 어느 날 적운은 척장발, 척방과 함께 사백인 만진산의 생일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형주에 있는 만진산의 집으로 왔다. 그런데 갑자기 관헌들이 찾아와 다짜고짜 적운을 체포하여 감옥에 가둔 것이었다. 적운을 찾아온 사형들은 척방이 곧 만규와 결혼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그녀를 ‘만 부인’이라 부르라고 놀리고는 돌아간다.
적운이 갇혀 있는 감옥에는 정전(丁典)이라는 장기수가 갇혀 있었다. 강호에는 오래전부터 막대한 보물의 비밀에 관해 쓰여 있는 ‘연성결’이라는 문서가 있다는 말이 내려왔는데, 그 연성결을 정전이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탐욕에 눈이 먼 무림인들은 정도와 사도 구분 없이 연성결을 빼앗기 위해 정전을 습격해왔으나, 모두들 절정 고수인 정전의 칼 아래 이슬이 되어 사라졌다. 정전은 자신을 죽이고 연성결을 차지하려는 자들을 물리치지만, 그래도 탐욕에 눈이 먼 자들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정전은 더 이상의 싸움을 피하려 스스로 감옥에 갇힌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 사부와 사백 등은 연성결의 비밀을 알기 위해 그를 모함하여 정전이 갇혀 있는 감옥에 가둔 것이었다.
자신이 음모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적운은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하려 한다. 이를 본 정전이 그를 말리고 자신의 절세 무경인 신조경을 가르쳐준다. 적운은 정전의 지도로 점점 고수로 성장한다.
정전은 천하제일의 고수로서 마음만 먹는다면 이깟 감옥 정도는 언제라도 탈옥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는 일부러 탈옥하지 않고, 온갖 엽기적인 고문을 받으며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감옥도 더 이상 그에게 안전지대가 아니다. 정전이 감옥에 갇혀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무림 고수들이 감옥을 습격해와 정전에게 연성결을 빼앗으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정전의 무공에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
정전이 감옥에 갇힌 것은 반드시 연성결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젊은 시절 우연히 능상화(凌霜華)라는 아가씨를 알게 되었다. 정전과 능상화는 곧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데, 어느 날 정전이 능상화를 찾아갔지만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능상화는 능퇴사라는 고위 관리의 딸로서, 능퇴사가 형주의 판관으로 전근하게 됨에 따라 함께 형주로 이사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정전은 그녀를 찾아 형주로 온다.
사실 정전과 능상화가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능퇴사가 연성결을 노려 자신의 딸과 정전을 결혼시킬 속셈으로 일부러 그녀를 정전에 접근시켰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아버지의 속셈을 눈치챈 능상화는 사랑하는 정전을 보호하기 위해 정전에게 아무 말도 않고 이곳 형주로 온 것이었다. 판관은 능상화에게 정전과 결혼하라고 윽박지르지만, 그녀는 아버지에게 연성결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호소하며 정전과의 결혼을 거부한다. 그러자 화가 난 판관은 능상화를 다른 사람과 결혼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 말을 들은 능상화는 일부러 자신의 얼굴에 상처를 낸다.
능퇴사는 딸이 자신에게 반항하자 그녀를 산 채로 관 속에 가둔다. 얼마 후 감옥에서 나와 능퇴사를 찾아온 정전은 상화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분노한 정전과 능퇴사 사이에 치열한 결투가 벌어지고, 정전은 능퇴사를 제압하지만 능상화를 생각하여 차마 그를 죽이지는 못하고 풀어준다. 능퇴사를 내쫓고 정전은 능상화가 갇혀 있는 관 뚜껑을 연다. 그런데 관에는 이미 능퇴사가 발라둔 강력한 독약이 묻어 있었다. 중독된 정전은 일단 그곳을 탈출하여 죽어가면서 적운에게 얼마 전 자신이 우연히 경험한 일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두 명의 장년 사내가 한 노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노인은 매념생이라는 고수이며, 두 사내는 노인의 제자인 만진산과 그의 사제였다. 한창 결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척장발이 나타나 사형들을 향해 왜 스승을 공격하느냐고 질책하고는, 스승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마음을 놓은 매념생이 척장발에게 설명을 하려는 순간 척장발은 비수로 스승을 찌른다. 불의의 공격을 받은 매념생은 부상당한 몸으로 정전이 술을 마시고 있는 배로 몸을 피해온다. 매념생은 정전에게 자신의 장례를 치러주겠다고 약속한다면 연성결과 신조신경을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한다. 연성결에는 남북조 시대의 양원제가 남긴 막대한 보물이 숨겨진 곳이 적혀 있다는 것이었다.
정전의 말을 통해 적운은 모든 비밀을 알게 되었다. 왜 스승과 사백, 그리고 사형들이 자신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두었는지 그 진실을 알게 되었다. 중독당해 죽음을 목전에 둔 정전이 적운에게 연성결을 가르쳐주려 하지만 적운은 듣지 않으려 한다.
이때 척장발과 만진산 등이 나타나 정전에게 연성결을 가르쳐 달라고 압박한다. 그러자 정전은 한 명에게만 가르쳐 줄 테니까 원하는 사람은 나서라고 한다. 그러자 셋은 서로 자신에게 가르쳐 달라고 나서다가 싸움이 벌어진다. 셋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가운데 능퇴사까지 나타나 싸움에 가담한다. 그러는 사이에 정전은 죽음을 맞이한다. 정전이 죽은 마당에 이미 더 이상의 싸움은 의미가 없다. 그들은 싸움을 중단하고 각자의 길로 흩어진다. 능퇴사는 집으로 돌아와 딸의 장례 도구를 모두 부숴버린다.
적운이 상화의 무덤을 파고 관 뚜껑을 열어젖힌다. 그 속에는 손을 들고 있는 능상화의 시신이 들어 있었다. 능상화가 생매장당하였다는 증거였다. 이때 능퇴사가 나타나 적운에게 공격해온다. 둘 사이에 치열한 결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적운이 신조신경을 시전하면서 우위를 잡게 되고 능퇴사는 파헤쳐진 무덤에 떨어진다. 그 순간 그는 관 뚜껑에 쓰여 있는 연성결을 발견하고, 그것을 얼른 외우고는 사라진다. 연성결에는 어느 폐사(廢寺)를 찾아가 그곳에 있는 불상에게 기도를 올리면 보물을 찾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다음 날 적운이 관 뚜껑을 메고 저잣거리에 나타나서는 모든 사람에게 연성결을 알려준다. 수많은 사람이 폐사로 달려가 불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3일간을 계속 기도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만진산과 능퇴사가 화를 내더니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둘 사이에 치열한 결투가 벌어지던 중 석불에 칼이 닿자 이상한 소리가 난다. 사람들은 석불 속에 보물이 들어있다고 생각하여 모두 달려들어 석불을 부수기 시작한다. 척장발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적운에게 다가와 사실대로 말하라면서 공격을 시작한다. 둘 사이에 치열한 결투가 벌어진 끝에 적운은 척장발을 쓰러뜨린다. 그렇지만 한때의 스승이었던 사람을 차마 죽일 수는 없어 목숨만은 살려준다.
한편 사람들이 석불의 배를 부수자 그 안에서 천하의 보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은 서로 보물을 가지려고 아비규환을 벌이며, 서로 싸우고 보물을 움켜쥐기도 한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 보물에 독이 묻어 있었던 것이었다. 보물에 손을 댄 사람들은 모두 중독되었다. 모든 것은 적운의 계획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중독으로 죽어가는 가운데, 능퇴사만이 보물에 손을 대지 않은 탓에 중독되지 않았다. 능퇴사와 적운 사이에 대결이 벌어지고 능퇴사는 끝내 적운의 칼에 목숨을 잃는다. 적운은 정전과 상화를 합장해 준 뒤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