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 32
트라이아스기의 육지 동물은 페름기 대멸종 이후 생태계를 재건하고 공룡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었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파충류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서로 경쟁하였다. 단궁류가 쇠퇴하였으며, 지배파충류가 전성기를 이루었다. 그리고 후기에 들어서면서 공룡이 등장하였다.
페름기까지 번성했던 포유류형 파충류인 단궁류는 대멸종 이후 쇠퇴하였다. 트라이아스기 초반에는 리스토로사우루스(Lystrosaurus)와 같은 생존자들이 잠시 번성하기도 하였으나, 서서히 쇠퇴하였다. 이들은 포유류와 공통 조상을 가지고 있으며,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최초의 포유류가 이들로부터 진화하였다. 초기 포유류는 쥐처럼 작았고 주로 밤에 활동하였다.
트라이아스기의 주요 단궁류는 다음과 같다.
초식성 단궁류로, 페름기 대멸종 이후에도 살아남아 트라이아스기 초반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종은 리스토로사우루스(Lystrosaurus)이다. 리스토로사우루스는 대멸종 이후 황폐해진 지구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척추동물이었는데, 오늘날의 돼지나 하마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었으며 크기는 개에서 돼지 정도였다. 당시 육상 척추동물 전체 개체 수의 90%를 차지했을 정도로 번성하였다. 이들은 트라이아스기 후반에 점차 멸종하였다.
포유류와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단궁류로, 트라이아스기에 크게 진화하였다. 이들은 포유류와 유사한 해부학적 특징(이형 치아, 털, 온혈성)을 가지고 있었다. 키노돈트 중 일부는 악어와 같은 경쟁자들을 피해 점차 소형화되었으며, 이들로부터 최초의 포유류가 진화하였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트리낙소돈(Thrinaxodon)이 있었는데, 오늘날의 족제비나 고양이와 비슷한 체구와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트리낙소돈은 파충류의 골격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포유류의 핵심적인 특징들을 대거 갖추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트라이아스기 후기까지 생존하였다.
페름기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고르고놉시안과 테로케팔리안은 대멸종 이후 거의 사라졌으며, 트라이아스기에 나타난 지배파충류(공룡, 악어 조상)와의 경쟁에서 밀려 멸종에 이르게 되었다. 이들의 빈자리를 채운 지배파충류는 중생대 생태계의 새로운 지배자로 떠올랐다.
트라이아스기는 지배파충류가 급부상한 시기이다. 이들은 파충류의 한 종류로, 공룡, 익룡, 악어의 조상에 해당한다. 트라이아스기 중후반에는 다양한 종류의 지배파충류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였다. 고생대 말 대멸종 이후 비어버린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들은 발목 구조의 차이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뉘어 치열하게 경쟁하였다.
오늘날의 악어와 연결되는 계보로, 트라이아스기 전반에 걸쳐 육상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하였다.
• 포스토수쿠스(Postosuchus): 몸길이 4~5m에 달하는 거대한 육식 동물로, 공룡이 작았던 시절 육상을 지배했던 포식자이다.
• 데스마토수쿠스(Desmatosuchus): 온몸이 단단한 장갑판으로 덮인 초식성 지배파충류로, 현대의 악어와 달리 육상 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형태였다.
공룡과 익룡, 그리고 훗날의 조류로 이어지는 계보이다.
• 에오라프토르(Eoraptor):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등장한 초기 공룡으로, 몸집은 작았으나 날렵한 움직임과 효율적인 호흡 체계를 가졌다.
• 익룡(Pterosaurs): 지배파충류 중 일부가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갖추며 익룡으로 진화하였다.
지배파충류가 트라이아스기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파충류보다 진보한 신체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눈구멍(안와) 앞에 또 하나의 구멍이 있어 두개골의 무게를 줄이면서도 턱 근육이 발달할 수 있었다. 또한 다리가 몸 옆으로 벌어진 파충류와 달리, 점차 다리가 몸 아래로 곧게 뻗는 직립 보행 체계를 갖추어 더 빠르고 오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의 호흡 시스템도 매우 효율적이었다. 기낭(Air sac) 시스템의 초기 형태를 갖추어 산소가 부족했던 트라이아스기 대기 환경에서도 높은 대사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트라이아스기 중반까지는 악어 계열인 위악류가 크기나 다양성 면에서 공룡 계열보다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발생한 대규모 화산 활동과 환경 변화로 인해 위악류 중 악어의 조상을 제외한 대다수가 멸종하였다. 이 빈자리를 환경 적응력이 뛰어났던 공룡들이 차지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공룡의 시대'인 쥐라기가 열리게 된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인 약 2억 3천만 년 전, 최초의 공룡이 등장하였다. 당시 공룡은 지배파충류 중에서도 초기 단계였기에 악어 계열의 위악류보다 체구가 작고 세력이 약하였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약 2억 3,000만 년 전)에 등장한 초기 공룡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졌다. 첫째, 대부분 뒷다리로 걷는 이족 보행을 하였으며, 이로 인해 사족 보행을 하던 당시의 다른 파충류들보다 빠른 속도와 민첩성을 가질 수 있었다. 둘째, 초기 공룡들은 오늘날의 닭이나 늑대 정도의 크기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가 아닌 틈새를 노리는 기회주의적 사냥꾼이었다. 셋째, 다리가 몸 옆으로 벌어지지 않고 몸 바로 아래에 위치하여 에너지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하였다.
대표적인 초기 공룡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에오라프토르(Eoraptor): '새벽의 약탈자'라는 뜻을 가진 에오라프토르는 가장 원시적인 공룡 중 하나로 꼽힌다. 몸길이 약 1m 정도로 작았으며, 날렵한 체구를 가졌다. 이빨의 형태가 다양하여 고기와 식물을 모두 먹는 잡식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헤레라사우루스(Herrerasaurus): 트라이아스기 후기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육식 공룡이다. 몸길이 약 3~6m로, 당시 공룡 중에서는 상당히 큰 편에 속하였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졌으며, 턱 관절이 유연하여 먹잇감을 단단히 움켜쥘 수 있었다.
• 코엘로피시스(Coelophysis):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군집 화석으로 발견된 대표적인 초기 수각류 공룡이다. 몸길이 약 3m이며, 뼛속이 비어 있어 매우 가벼운 몸 구조를 가졌다. 무리를 지어 생활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작은 파충류나 곤충을 사냥하였다.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접어들면서 훗날 목 긴 거대 공룡(용각류)으로 진화할 원시 용각류들이 등장하였다. 플라테오사우루스(Plateosaurus)는 몸길이 약 7~10m에 달하는 초기 초식 공룡으로서, 이들은 높은 곳의 나뭇잎을 따먹기 위해 뒷다리로 서거나 상황에 따라 네 발로 걷기도 하였다. 이는 공룡이 생태계에서 체급을 키우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T-J 멸종)으로 당시 공룡의 경쟁자였던 대형 위악류(악어 계열)들이 대부분 멸종하였다. 반면, 적은 먹이로도 생존이 가능하고 이동성이 뛰어났던 초기 공룡들은 살아남아 빈 생태계를 독차지하였다. 이것이 바로 쥐라기에 공룡이 거대화되고 지구를 지배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의 육상 무척추동물은 페름기 대멸종 이후 황폐해진 육상 생태계를 재건하고, 현대적인 곤충 및 절지동물 군집의 기틀을 마련한 존재들이다. 판게아 초대륙의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이들은 신체 구조와 생애 주기를 혁신적으로 진화시켰다.
트라이아스기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주요 곤충 집단들이 본격적으로 분화한 시기이다. 특히 완전변태(Holometaboly)를 하는 곤충의 급증이 두드러진다. 완전변태란 곤충이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네 단계를 거치며 성장하는 방식이다. 애벌레와 성충의 모습이 전혀 다르며, 번데기 시기에 신체 구조를 완전히 재편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전체 곤충의 약 80% 이상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 딱정벌레(Coleoptera): 고생대부터 존재했으나 트라이아스기에 들어 현대적인 딱정벌레의 특징인 단단한 겉날개(딱지날개)를 완성하였다. 이는 건조한 환경에서 체내 수분 증발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 파리 및 벌의 조상: 초기 형태의 파리(파리목)와 벌(벌목)의 조상들이 등장하였다. 이들은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과정을 거치며 계절적 기후 변화가 심했던 당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 잠자리 및 메뚜기: 거대했던 고생대 잠자리와 달리 현대적인 크기의 잠자리들이 번성하였으며, 강력한 뒷다리를 가진 메뚜기목 곤충들이 나타나 지면을 누비기 시작하였다.
곤충의 다양화에 발맞추어 이들을 사냥하는 포식성 무척추동물도 정교하게 진화하였다.
• 현대적 거미의 등장: 실을 뽑아 사냥하는 거미들이 더 정교한 거미줄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곤충의 비행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이를 포획하기 위한 거미의 진화도 공진화(Co-evolution) 형태로 나타났다.
• 전갈과 지네: 척박한 지표면 환경에서 상위 포식자 역할을 했던 전갈과 지네류는 현대와 거의 흡사한 형태로 잔존하며 활동하였다.
트라이아스기에는 무척추동물이 식물과 공진화하는 현상이 발견된다. 소철이나 초기 침엽수의 잎 화석에는 곤충이 갉아먹은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데, 이는 곤충이 육상 생태계의 주요 1차 소비자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속씨식물이 등장하기 전이었으나, 일부 곤충이 겉씨식물의 원추(Cone) 사이를 오가며 꽃가루를 옮기는 초기 수분 매개자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트라이아스기의 육상 무척추동물은 '건조함에 대한 적응'과 '생태적 틈새 공략'을 통해 중생대 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들이 이룩한 다양성은 이후 쥐라기와 백악기에 펼쳐질 곤충과 식물의 대대적인 공진화의 기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