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Ep39
쥐라기는 공룡과 파충류가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으나, 그늘진 숲속이나 물밑에서는 현대 척추동물들의 직계 조상이 되는 그룹들이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 포유류: 당시 포유류는 공룡의 눈을 피해 밤에만 활동하거나 작은 몸집을 유지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이미 매우 다양한 생태적 변이를 보여주었다.
• 양서류(Amphibians): 트라이아스기까지 번성했던 거대 양서류들이 멸종한 자리를 오늘날의 개구리, 도롱뇽과 유사한 현생 양서류(Lissamphibia)의 조상이 채우기 시작하였다.
• 어류(Fishes): 쥐라기의 강과 바다는 현대 어류 생태계의 기틀이 마련된 곳이다.
• 조류(Birds): 수각류 공룡의 한 부류가 깃털과 비행 능력을 발달시키며 초기 조류로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참고: 익룡은 공룡과 가까운 친척인 비행 파충류일 뿐 조류는 아니다.)
쥐라기의 포유류는 흔히 '공룡의 발치에서 숨어 지내던 보잘것없는 존재'로 오해받곤 하지만, 실제로는 현대 포유류의 조상이 되는 포유형류(Mammaliaformes)가 생태계의 틈새를 공략하며 매우 역동적으로 진화하던 시기이다. 이들은 이미 털과 젖샘을 가졌으며, 야간 활동에 최적화된 감각 기관을 발달시켰다.
이 시기 포유류는 거대 공룡들과의 경쟁을 피해 대부분 쥐나 다람쥐 정도의 작은 크기를 유지하였다. 또한 밤에 활동하기 위해 청각과 후각이 고도로 발달하였으며, 이는 훗날 포유류의 커다란 뇌로 진화하는 기초가 되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털이 전신을 덮고 있었는데, 이는 추운 밤이나 다양한 기후 환경에서 생존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되었다. 먹이를 단순히 삼키는 파충류와 달리 음식을 씹고 갈 수 있는 복잡한 어금니 구조를 갖추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였다. 이들은 단순히 땅 위를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수영, 활강, 나무 타기 등 현대 포유류가 보여주는 거의 모든 생태적 지위에 이미 진출해 있었다.
쥐라기의 주요 포유류 종은 다음과 같다.
• 주라마이아 (Juramaia): 이름 자체가 '쥐라기의 어머니'를 뜻하며, 현대의 진수류(사람을 포함하여 새끼를 낳는 태반류 포유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 중 하나이다. 나무 위에서 곤충을 잡아먹으며 공룡의 위협을 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카스토로카우다 (Castorocauda): 오늘날의 비버나 오리너구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형을 가진 반수생 포유형류이다. 넓적한 꼬리와 발가락 사이의 물갈퀴는 포유류가 공룡 시대에도 이미 물속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적응했음을 증명한다.
• 볼라티코테리움 (Volaticotherium): 날다람쥐처럼 몸 옆에 비막을 가진 최초의 포유류 중 하나이다. 나무 사이를 활강하며 이동하였으며, 당시 하늘을 지배하던 익룡과는 또 다른 영역에서 비행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 도코돈 (Docodon): 쥐라기 후기 북미 지역에서 번성한 종으로, 치아 구조가 매우 정교하게 발달하였다. 잡식성으로 추정되며 훗날 나타날 포유류들의 식성 분화에 기틀을 마련하였다.
쥐라기의 바다와 강은 현대 어류의 직계 조상들이 본격적으로 분화하고, 동시에 거대 파충류에 대적할 만큼 거대한 어류들이 공존했던 역동적인 시기이다.
오늘날 지구상 어류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진골어류(경골어류 가운데 가장 진화된 집단)가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턱뼈가 유연해지고 꼬리지느러미가 대칭을 이루며 헤엄 속도와 먹이 섭취 효율이 비약적으로 발달하였다. 또한 풍부한 플랑크톤과 해양 생태계의 안정으로 인해 역사상 가장 거대한 경골어류들이 등장하였다. 상어와 가오리의 조상인 연골어류 역시 이 시기에 현대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 리드시크티스 (Leedsichthys): 지구 역사상 존재했던 가장 큰 경골어류 중 하나로서, 몸길이는 최대 22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의 고래상어처럼 미세한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였다.
• 하이보두스 (Hybodus): 쥐라기 바다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원시 상어이다. 입 앞쪽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뒤쪽에는 조개 등을 으깨는 뭉툭한 이빨이 있는 복합 치아 구조를 가졌다.
• 아스피도린쿠스 (Aspidorhynchus): 가늘고 긴 몸과 창처럼 뻗은 주둥이를 가졌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헤엄치며 소형 익룡을 낚아채 먹기도 하였다는 화석 증거가 있다.
• 레피도테스 (Lepidotes): 단단한 경린으로 덮여 있어 마치 갑옷을 입은 듯한 모습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 근처에 살며 단단한 이빨로 조개나 갑각류를 부수어 먹었다.
쥐라기는 수각류 공룡의 일부가 비행 능력을 갖추며 초기 조류로 진화한 기념비적인 시기이다. 이 시기의 조류는 현대의 새와는 달리 파충류(공룡)의 흔적을 강하게 간직하고 있는 '과도기적 형태'가 특징이다.
쥐라기 조류는 공룡과 조류가 혼합된 형태였다. 깃털과 날개를 가졌으나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고, 날개 끝에는 갈고리 모양의 발톱이 남아 있었다. 현대 조류와 달리 긴 뼈로 이루어진 공룡식 꼬리에 깃털이 돋아 있었다. 이 시기 조류는 비행에 필수적인 비대칭형 비행 깃이 발달하기 시작하여 실제 양력을 발생시켜 하늘을 날거나 활강할 수 있었다. 익룡과의 경쟁을 피하고 비행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까마귀나 비둘기 정도의 작은 크기를 유지하였다.
• 시조새 (Archaeopteryx): 쥐라기 후기 독일 지역에서 발견된 초기 조류로서, 공룡이 조류로 진화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비행 근육이 부착되는 용골돌기가 발달하지 않아 강력한 날갯짓은 어려웠으나 활강에 능숙하였다.
• 안키오르니스 (Anchiornis): 깃털이 사지에 모두 나 있는 '사지 날개' 구조를 가졌다. 멜라노좀 분석을 통해 깃털 색상(검은색, 흰색, 붉은 볏)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최초의 사례 중 하나이다.
• 샤오팅기아 (Xiaotingia): 시조새와 유사하게 쥐라기 숲 하부에서 생활하며 작은 동물을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아우로르니스 (Aurornis):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원시적인 조류 혹은 그에 가장 근접한 수각류 중 하나이다.
쥐라기 조류가 개발한 '깃털'과 '중공골(속이 빈 뼈)' 구조는 백악기를 거쳐 공룡 멸종 이후 조류가 지구의 하늘을 장악하게 되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