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5) 동남아 횡단여행 (11)
이곳 리조트 근처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쌀국수집이나 카페라 하더라도 5km 이상은 떨어져 있다. 그래서 하루의 시간은 리조트 안에서 맴돈다. 이렇게 있다 보니 시간은 느리고도 빠르게 지나간다. 바닷가에 앉았거나, 수영장 옆의 선베드에서 음악을 듣고, 유튜브를 보거나 글을 쓰면 시간은 정말 후딱후딱 지나간다. 그런데 그 하루는 무척 긴 것 같다. 리조트에 온 지 이제 4일째이지만, 아주 오래 머문 것 같은 느낌이다.
리조트의 4개 건물은 모두 27층인데, 1, 2층을 상가로 분양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상가 분양이 아주 무계획적인 것 같다. 상가 건물에 입점해 있는 점포는 딱 세 종류, 미니마트, 식당, 카페뿐이다. 특히 미니마트는 10개가 넘어 보이는데 아무런 차별성도 없다. 식당이나 카페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 규모의 리조트라면 약국, 우체국, 여행사 등의 편의시설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건 없다. 심지어는 ATM 기기도 눈에 띄지 않는다.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해변으로 내려가 빈 선베드에 자리 잡았다. 이곳은 늘 바닷바람이 강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파도도 거칠다. 바다와 산의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바람인 것 같다.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해변 선베드에 드문드문 몰려있을 뿐이다. 바닷가 특유의 습기 찬 공기가 바람과 함께 날아든다.
특별히 할 일이 없으니 멍하니 바다를 바라본다. 그러다 심심하면 음악을 들으며 심심풀이 글을 쓴다. 이곳에 와 특별한 일이 없다 보니 글을 많이 쓴다. 늘 쓰는 여행기 외에 <조선과 일본의 권력 투쟁 방식>, <십만양병론>, <로마의 노예제와 AI> 등 네댓 개의 글을 써서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어떤 기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들 글의 조회수가 갑자기 폭주한다. 10만이 넘는 조회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별의별 댓글이 다 달린다.
사흘째 이렇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니 조금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내일쯤 오토바이를 렌트해 근처 풍경을 즐기면서 어촌마을이나 둘러보아야겠다.
여행 중 글을 쓸 때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이용한다. 스마트폰은 천지인 자판이라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오타가 적다. 태블릿 PC는 일반 컴퓨터 자판이라 속도는 조금 빠른데 오타가 엄청 많다. 가운데 손가락 하나로 자판을 찍다 보니 옆의 키를 누르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나중에 교정하려면 정말 엄청 짜증이 난다. 그러다가 제미나이에게 교정을 시키니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 준다. 집에서 글을 쓸 때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정을 AI에게 맡겼는데, 여행 중 쓰는 글 교정을 AI에게 맡기니 더 편하다.
저녁을 먹고 페북을 펼치니 댓글이 엄청 달려있다. 페친들이 다는 댓글은 대체로 점잖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예의를 갖춰 댓글을 쓴다. 이에 비해 요 며칠 사이에 올라오는 댓글들은 형편없는 것들이 많다. 글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뜻도 모를 댓글을 단다. 욕설에 가까운 것들도 있다. 그런 댓글을 쓰는 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진은 물론 경력 등 개인정보를 일체 드러내지 않는다. 참 못난 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