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9a) 동남아 횡단여행 (17)
속짱의 숙소를 출발한 지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얼마를 더 달리니 메콩강과 평행하는 큰 도로가 나오고 다이응아이(Đại Ngãi) 읍내로 들어왔다. 구글 맵이 선착장이라고 안내한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냥 메콩강 옆의 막다른 골목이다. 계속 달려왔더니 갈증이 난다. 노변 카페에 앉아 레몬 주스를 마시며 한숨을 돌렸다. 카페 주인에게 선착장 위치를 물으니 손짓으로 가르쳐준다.
가르쳐준 방향으로 달리니 넓은 길이 두 개로 갈린다.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어 강이 있는 오른쪽 도로로 들어갔다. 조금 가니 마치 고속도로 요금소같이 생긴 곳이 나온다.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다시 돌아 나왔다.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 물으니 내가 간 곳이 맞다고 한다. 다시 그곳으로 가 표를 끊었다. 오토바이를 포함해 6,000동(약 350원)이다.
배에는 대형 트럭 10여 대와 100대가 넘는 오토바이가 탔다. 꾸라오중 섬까지는 거의 30분이 걸렸다. 이곳은 메콩강 최하류라 수평선이 보일 만큼 강이 넓다. 드디어 꾸라오중 섬에 도착했다. 이곳은 섬의 거의 최서단이다. 섬을 횡단하여 최동단에 있는 농쯔엉 선착장(Bến đò Nông Trường)에서 배를 타고 섬을 빠져나갈 계획이다. 섬을 가로지르며 거미줄같이 얽혀 있는 수로와 코코넛 농장, 양식장을 둘러볼 것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다. 마지막 배가 몇 시인지 모르므로 4시 이전에는 농쯔엉 선착장까지 가야 한다. 그래야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갈 수 있다. 선착장을 빠져나와 직선으로 달렸다. 제미나이에게 물으니 섬을 횡단하는 메인 도로가 하나뿐이라 길을 잘못 들 위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조금 더 가니 네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는 사람과 우회전하는 사람이 반반이다. 구글 지도를 보려다 귀찮아서 직진 도로를 택했다.
조금 달리니 매표소가 있고 또 표를 사라고 한다. 일단 표를 사서 들어갔다. 앞사람을 따라가니 타고 왔던 배와 비슷한 배가 대기 중이다. 섬 안에서 또 배를 타나 싶어 의아했다. 배가 출발한 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나에게 물어보았다. 아뿔싸, 강 반대편 육지인 꺼우꽌(Cầu Quan)으로 가는 배라고 한다. 이 배에서 내린다면 오늘 내로 속짱에 돌아갈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타고 갔던 배에서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돌아왔다. 이제 오후 3시가 넘었다.
시간상 농쯔엉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타기는 어려워졌다. 설령 배가 있다 해도 밤중에 오토바이를 운전해서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고 꾸라오중 섬 구경도 못 하고 돌아갈 수는 없다. 현재 육지와 꾸라오중 섬을 잇는 다이응아이 2대교(Cầu Đại Ngãi 2)가 건설되고 있는데, 인공지능에게 물으니, 다리는 현재 건설 중인 비개통 구간이라 통행이 불가능하지만, 오토바이는 통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말을 믿고 다이응아이 2대교 쪽으로 달린다. 그다지 넓지 않은 왕복 2차로 도로이지만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마음 편히 달릴 수 있다. 길가에는 노랗고 하얀 열대 꽃이 피어 있고 그 너머로는 코코넛과 용안 농장이 이어진다. 저녁이 가까워지니 공기도 서늘해진다. 길가의 풍경을 마음껏 즐기며 달린다. 그러다 갑자기 길이 넓어지고 오른쪽 저 멀리 다리가 보인다. 바로 다이응아이 2대교이다.
다리에 오르니 붉은 줄이 두 줄 쳐져 있다.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인 것 같다. 그래도 몇 사람이 들어가기에 나도 따라 들어갔다. 아주 잘 닦인 도로다. 그런데 막상 다리 위로 올라가 한참 달리니 앞에서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없이 후퇴하여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다리는 못 건넜지만 덕분에 섬 구경은 잘했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섬을 나왔다. 이제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가야 한다. 어두워지려 할 무렵 속짱 시내에 들어왔다. 교통이 제법 붐비고 거리가 꽤 화려하다. 시내 구경을 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 돌아와 일단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점심도 먹지 못했다. 시내를 산책하다보니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 분 더우 맘 똠(Bún đậu mắm tôm)이라는 일종의 쌈 요리였는데 맛이 괜찮았다. 특히 새우 젓갈 소스인 맘 똠(Mắm tôm)이 음식의 맛을 확실히 살려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