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 델타 지역으로 들어가면 크고 작은 수천 개의 수로가 얽혀 지나고 있다. 좁은 도로 옆으로는 거의 수로가 평행하게 있으며, 자주 도로를 가로지르는 수로도 만난다.
도로 옆의 주택들은 대개 수로 쪽에 있다. 도로 왼쪽에 수로가 있다면, 도로 오른쪽에는 주택이 없고, 대부분 수로 건너편에 수로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아마 생활용수 공급의 편의를 위해 그런 것 같다. 수로의 폭은 대개 5~10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주택으로 들어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그 모습이 특이하다.
다리 모습은 평평한 일자가 아니라 아치형이다. 다리 아래로 배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그렇게 한 것 같다. 그리고 다리 폭은 대개 1미터 내외 정도이고, 좁은 것은 70센티미터 정도, 아무리 넓어봐야 1미터 50센티미터 정도이다. 그리고 대개는 어설픈 모습의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데, 난간이 없는 것도 제법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필수적이다. 대중교통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로 쪽에는 주차장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집에 오토바이를 주차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그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오토바이를 타고서가 아니라 끌고 가라 해도 도저히 그 다리를 건널 자신이 없다. 특히 난간이 없는 다리는 맨몸으로 건너라 해도 못 건넌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매일 저 다리를 오토바이를 타고 건너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 다리는 메콩 델타 지역의 상징적인 풍경 중 하나인 '꺼우 키(Cầu khỉ)'이다. 지역의 독특한 수로 문화와 지형적 특성이 반영된 전통적인 다리라 한다. 꺼우 키는 원래 주로 대나무나 가느다란 통나무 한두 개를 가로질러 만들었다고 한다. 폭이 매우 좁고 흔들림이 심해 건너기 위해서는 상당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꺼우 키란 이름은 다리의 구조상 이를 건너는 사람의 모습이 마치 원숭이가 나무를 타거나 웅크리고 이동하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익숙하게 건너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포와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천 개의 작은 수로가 얽혀 있는 메콩 델타 지역에서 논과 마을, 혹은 이웃집을 연결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었다고 한다.
최근 베트남 정부의 농촌 근대화 사업인 '교량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원숭이 다리를 안전한 콘크리트 다리로 교체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도로를 가로지르는 수로에는 도로의 폭에 맞춰 2미터 이상의 넓은 폭의 다리가 놓여 있다. 그러나 개인 주택으로 들어가는 꺼우 키는 소재가 대나무에서 콘크리트로 바뀌었을 뿐 외지인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