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동남아 횡단여행 (19)
오전 9시 좀 못 되어 숙소를 나왔다. 일단 라오스 팍세로 가서 그 다음 일정을 생각하기로 했으니 먼저 팍세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베트남의 국경도시 콘툼으로 가야한다.
호찌민시에서 국경 도시 콘툼(Kon Tum)으로 가기 위해서는 호찌민 미엔동(Bến xe Miền Đông, 동부) 터미널로 가야 한다. 이곳 속짱에서 호찌민으로 가는 버스는 거의 미엔떠이(Bến xe Miền Tây, 서부) 터미널을 종점으로 하는데, 미엔떠이 터미널에서 미엔동 터미널까지의 이동 시간은 거의 두 시간 정도로 잡아야 한단다. 매표소에서 문의하니 다행히 미엔동 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있다.
10시 반 출발이라고 한다. 한 시간 반 이상 남았지만, 기다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시간에 글을 쓰면 시간은 금방 간다. 며칠 전 쓰다 멈춘 <로마의 노예제>를 완성해야겠다. 여행은 이렇게 느긋하게 하면 된다.
얼마 뒤 매표 직원이 와서 밴에 타라고 한다. 아니, 이걸 타고 호찌민까지 간다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국도까지 나가 그 시간에 지나가는 호찌민행 버스를 태워주는 것이다. 동남아는 이런 교통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수원에서 부산 가는 고속도로 표를 샀는데, 밴으로 수원 근처의 고속도로 휴게소로 가서, 그곳에서 서울 발 부산행 고속버스를 태워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슬리핑 버스에 누워서 글을 쓰다가 음악을 듣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한덕수 선고일이다. 유튜브를 켜자 바로 재판이 시작된다.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 내려간다. 최소한 15년이겠구먼 하는 생각이 든다. 징역 23년. 이제야 제대로 사법 판단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재판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이놈이 윤석열 탄핵 후 권력 공백기에 저지른 각종 농간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최상목에 대한 단죄도 빨리 이루어졌으며 좋겠다.
드디어 버스는 호찌민시에 들어왔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교통 체증이다. 시내 진입 이후 터미널까지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버스는 호찌민 신 미엔동(Miền Đông mới)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바로 콘툼행 버스표를 끊었다. 그런데 버스는 이곳에서 17km가량 떨어져 있는 구 미엔동 터미널에서 출발한단다.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경우 베트남은 반드시 연계 교통수단을 만들어 놓는다.
역시 예상대로 밴이 구 미엔동 터미널로 데려다준다. 교통 체증 때문에 17km 남짓 거리를 가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버스는 오후 7시 15분 출발로, 한 시간 반가량 남았다. 대합실 안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느긋이 기다리면 된다. 버스는 아마 내일 아침 8시경 콘툼에 도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