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콩 섬 둘러보기

(2026-01-24) 동남아 횡단여행 (22)​

by 이재형

아침에 일어나니 메콩강의 시원한 강바람이 상쾌하다. 방 앞 마루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았다. 이렇게 느긋하게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오늘 돈 콩(Don Khong) 섬을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편안하니 움직이기가 싫다.


지금 있는 숙소는 육지와 돈 콩 섬을 연결하는 돈 콩 대교(Don Khong Bridge)의 초입 근처에 있다. 이곳에만 머물다 가면 돈 콩까지 왔지만 돈 콩을 전혀 모르고 돌아가는 셈이다. 귀찮지만 오토바이를 렌트하여 섬을 둘러보기로 했다.


숙소 옆집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해 주는데 딱 1대 있는 낡은 오토매틱(Automatic) 오토바이가 25만 킵(LAK)이라 한다. 너무 비싸다. 보통 10~15만 킵인데, 다른 렌털 가게가 없으니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이곳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돈 뎃(Don Det)이나 돈 콘(Don Khone)에 비해 음식값, 렌털료 등이 꽤 비싼 것 같다.

오후 1시쯤 숙소를 출발했다. 메콩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북쪽으로 달렸다. 콘크리트 포장이 된 도로의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다. 섬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라오스의 어느 평범한 시골길과 마찬가지이다. 가다 보니 오른쪽에 제법 큰 사원이 보인다. 라오스가 불교 국가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어떤 조그만 마을에 가더라도 불교 사원은 다 있다.


아무 특징이 없는 도로다 보니 달리기가 지루하다. 30분쯤 지났을까, 폭 3m 정도의 다리가 나타난다. 지나고 나서 확인하니, 돈 산 다리(Don San Bridge)로서 돈 콩과 이웃한 작은 섬 돈 산(Don San)을 연결하는 다리라 한다. 이 다리는 돈 콩 섬의 최북단에 있다. 방향을 바꿔 서쪽으로 달렸다. 띄엄띄엄 농가가 나타난다.

얼마 더 가니 선착장이 나타난다. 어디로 가는 선착장인지는 모르겠다. 근처는 제법 큰 마을이다. 주변에서 적당한 식당을 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는 다시 달린다. 한참을 달리니 제법 큰 마을이 나타난다. 돈 콩의 중심인 므앙 콩(Muang Khong)인 것 같다. 적당한 강변 카페가 보여 과일 주스 한 잔을 마셨다. 아주 싸다.


마을을 나와 조금 달리니 돈 콩 대교가 나온다. 섬을 거의 일주한 것 같다. 숙소 근처로 오자 제법 큰 사원이 보인다. 그동안 여러 사원을 거쳐 왔지만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마지막 사원이니 둘러보았다. 사원을 둘러보는 도중 갑자기 개 5마리가 다가와 적대감을 보이며 으르렁거린다. 위협을 느껴 개들을 노려보며 뒷걸음을 쳐 그곳을 빠져나왔다.

동남아에서는 대부분 개를 풀어놓고 키우기 때문에 길을 걷다가 개의 위협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리 작은 개라도 뒤에서 다가와 물 수 있기 때문에 개와 마주치면 꼭 눈을 마주하고 뒷걸음으로 그 자리를 피한다.


약 4시간의 돈 콩 섬 일주였다. 상업화가 거의 되지 않은 상태로 아직은 관광에 상당히 불편한 섬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좋은 점이 눈에 띄는 것도 없다. 작년에 돈 뎃에서 돈 콩 구경을 하겠다고 여행사에 갔더니, 직원이 그곳은 볼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려 가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를 알 만하다.


저녁을 먹고 방 앞 마루의 의자에 앉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돈 콩의 마지막 저녁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