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2) 동남아 횡단여행 (31)
어제 하루 종일 쉬었지만 몸 컨디션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아침 늦게까지 늘어지도록 자다가 일어났다. 더 누워 있고 싶었지만 배가 고파서 안 되겠다. 느지막이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함께 가지고 나왔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보통 숙소에서 빨래를 처리해 주지만,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동네 곳곳에 있는 세탁소에 맡기면 된다. 보통 숙소에 맡기면 1kg에 약 80바트(3,000원), 세탁소에 직접 맡기면 50~60바트(2,200~2,600원) 정도이다. 웬만큼 빨래가 밀려 있더라도 130바트(5,000원) 내외면 충분하다. 빨래를 맡긴 후 식당을 둘러보았으나 마땅히 입에 당기는 음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중국 음식점을 발견하고 들어가 물만두와 사천풍의 매운 국수로 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한 후 좀 돌아다닐까 생각도 들었으나, 이젠 더운 날에 돌아다니는 것이 지긋지긋하다. 또 일사병 증세가 나타날지 모르니 하루만 더 쉬기로 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던 차에 마침 오늘이 농심신라면배 바둑대회가 있는 날이다. 잘 되었다. 박정환이 일본의 이야마 유타를 상대로 중반까지 유리하게 판을 이끌어 가는 듯하더니, 대마가 잡혀 패해 버린다. 재미없다. 그동안 성적이 부진하던 일본 바둑이 몇 년 전부터 조금씩 힘을 내는 것 같다.
바둑이 끝나니 어느덧 저녁이다. 식사도 할 겸 야시장 구경이나 가자. 치앙마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시내 여러 곳에 야시장이 있다.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니 몇 곳을 알려 주는데, 첫 번째 추천지인 깔래 야시장(Kalare Night Bazaar)으로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1km 정도라 슬슬 걸어가면 되겠다.
이곳도 베트남이나 라오스와 마찬가지로 걷기가 정말 힘들다. 가뜩이나 부실한 보도는 주차된 오토바이와 차량이 점령해 버려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차도를 걷는데 옆으로 오토바이와 차들이 사정없이 달린다. 특히 태국은 좌측통행 국가라 우리에게는 더 위험하다. 도로 양쪽은 바 아니면 마사지숍이다.
깔래 야시장에 도착했다. 생각과는 달리 옷가게와 기념품 가게가 많았고, 음식점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빌딩 1층 넓은 홀 가장자리로 음식 코너가 있고, 가운데 테이블이 있는 푸드코트 스타일이었다. 상당히 깨끗한 가게들이었다. 빌딩 밖 골목과 빈터에도 몇 개의 음식 코너가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고기를 거의 먹지 못했다. 국수나 볶음밥에 조금 들어 있는 고기가 전부였다. 그래, 오랜만에 구운 고기를 먹어 보자. 돼지고기 꼬치와 새우 꼬치를 각각 하나씩 먹었다. 조금 부족한 느낌이라 제법 큰 돼지 등갈비 한 덩어리를 더 먹었다. 오랜만에 포식했다.
돌아오는 길에 과일을 깎아 파는 곳이 보인다. 수박과 망고를 각각 한 봉지씩 샀다. 이걸로 디저트도 충분하다. 숙소에 들어와 먹으니 양이 제법 많다. 수박만 먹고 망고는 냉장고에 보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