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3) 동남아 횡단여행 (32)
치앙마이는 13년 전에 한 번 온 적이 있으니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때는 골프를 치러 왔기 때문에 약 2주일간을 머물렀지만 정작 치앙마이 시가지는 하루밖에 구경하지 못했다. 전통시장에 가서 길거리 음식을 먹고, 시장 안 열린 공간에서 마사지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 코끼리 관광도 했다. 치앙마이 근처 숲에서 코끼리를 타고 약 한 시간 동안 정글 트레킹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이후 코끼리 트레킹은 아예 돌아보지도 않는다. 코끼리 몰이꾼은 주로 아이들이 담당하는데, 이 아이들은 코끼리 목 위에 올라타고 '안쿠스(Ankus)'라는 쇠갈고리로 코끼리를 조종한다. 둥근 쇠갈고리의 끝은 송곳처럼 뾰족하다. 아이들은 이것으로 코끼리 머리를 내리쳐 코끼리를 움직인다. 특별히 필요가 없을 때도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갈고리로 코끼리 머리를 툭툭 내리친다. 그럴 때마다 그 큰 코끼리의 몸 전체가 경련을 일으키듯 움찔움찔한다.
치앙마이에는 코끼리 트레킹을 비롯하여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있다. 그렇지만 혼자서 그런 활동을 즐길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치앙마이에도 여러 고대 문화재가 있다. 숙소에서 걸어갈 만한 곳에도 몇 곳 있지만, 아유타야와 롭부리에서 하도 더위에 데어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래, 하루만 더 쉬자.
숙소 근처를 산책했다. 참 재미있는 동네다. 올드타운이라 구석구석 좁은 골목이 나 있다. 어디로 가든 크고 작은 바(Bar)와 마사지 숍이 들어서 있다. 숙소도 많지만 비싸 보이는 곳은 없다. 대부분 민박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이다.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관광객이다. 동양인 관광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서양인들이 이런 분위기를 아주 즐기는 것 같다.
오늘 저녁도 야시장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것저것 많이 먹기 위해 일부러 점심도 아주 조금 먹었다. 오늘은 치앙마이 게이트 야시장(Chiang Mai Gate Night Market)이다. 어제의 깔래(Kalare) 야시장보다 가깝고, 무엇보다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골목길을 통해 따라갈 수 있어 좋다. 숙소 근처의 큰 바에는 관광객들이 몇백 명은 들어찬 것 같다. 골목 구석구석에 있는 그 많은 바에도 손님들이 거의 반 이상 차 있다.
골목길을 빠져나가니 폭 20m 정도의 해자가 나오고 그 양쪽에 도로가 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옛 성곽 유적이 나온다. 성곽 유적 근처가 바로 치앙마이 게이트 야시장이다. 어제 갔던 깔래 야시장과 달리 여긴 전부 먹거리이다. 그리고 여기가 훨씬 더 현지 분위기이다. 손님들은 거의 관광객이지만 가게들은 완전 로컬 스타일이다.
현금이 거의 없어 근처 ATM에서 2,000바트(약 8만 원 내외)를 뽑았다. 그런데 수수료가 250바트(약 1만 원 내외)나 된다. 무슨 이런 바가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곳의 밥이나 국수 한 끼 식삿값이 대개 50바트 내외이다. 10만 원이 못 되는 돈을 찾는데 수수료가 다섯 끼 식삿값이라니 어이가 없다.
먼저 치앙마이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사이우아(Sai Oua)’라는 소시지 구이를 한 꼬치 먹으면서 시장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역시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커리 국수 ‘카오 소이(Khao Soi)’를 먹었다. 식사 후 망고 스무디 한 잔을 먹고 나니 더 이상 못 먹겠다. 이곳에 와서 제일 자주 먹는 음료가 망고 스무디인데 20~30바트 정도에 불과하다.
배도 채웠으니 내일 아침 먹거리를 사야겠다. 맛있는 빵에 케이크 한 조각, 파인애플 및 수박 한 봉지씩 모두 합해 100바트도 안 된다. 내일도 여기서 식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