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동남아 횡단여행 (33)
늦었지만 치앙마이란 도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겠다.
치앙마이는 흔히 태국 제2의 도시로 불리는데, 이는 인구수보다는 역사적·상징적 위상에 따른 것이다. 치앙마이는 과거 란나 왕국의 수도였던 역사를 바탕으로 북부 지역의 행정, 교육, 의료 중심지 역할을 한다. 란나 왕국(Lanna Kingdom)은 13세기 말부터 18세기까지 현재의 태국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번영했던 독립 국가로서, 북부 고원 지대의 풍요로운 농업을 기반으로 성립한 국가였다. 방콕이 중부와 남부를 대표한다면, 치앙마이는 북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도시인 것이다.
치앙마이는 13세기말 란나 왕국의 새로운 수도로 건설되었다. 도시를 둘러싼 정사각형 모양의 해자와 성벽은 당시 침입자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오늘날에도 그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란나 왕국은 시암(중부 태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사회 체계를 유지하였다. 16세기 중반부터 란나 왕국은 내분과 외부 침략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16세기말부터 버마에 정복당한 이후 200년 동안 버마의 속국 상태로 지냈다. 18세기 말 시암 왕국의 도움으로 버마 세력을 몰아낸 이후 치앙마이는 시암의 보호령이 되었고, 20세기 초 라마 5세의 행정 개혁을 통해 태국의 정식 행정 구역으로 완전히 통합되었다.
치앙마이는 성격에 따라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뉜다. ① 올드타운(Old Town)해자 안쪽 구역으로, 수백 개의 사원과 전통 가옥이 밀집한 역사의 중심지이다. ② 님만해민(Nimmanhemin)은 현대적인 카페, 갤러리, 쇼핑몰이 모여 있는 '치앙마이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는 세련된 동네이다. ③나이트 바자(Night Bazaar)는 핑 강(Ping River) 근처의 상업 지구로, 야시장과 다양한 호텔들이 밀집해 있다. ④ 산티탐(Santitham)현지인들의 주거 비중이 높으며 저렴한 맛집과 생활 밀착형 상점이 많은 지역이다.
치앙마이에 얼마 동안 머물지 몰라 이 숙소를 우선 3일간 예약하였다. 오늘이 체크아웃 날이다. 여행을 떠나온 지 이제 한 달이 다 되었으니 슬슬 집에 돌아갈 때가 되었다. 치앙마이발 인천행 비행기 표를 검색해 보니 가장 저렴한 요금이 14만 원 정도이나, 확인 결과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여 19시간이 걸리는 항공편이다. 아무리 싸다 해도 그렇게까지는 못한다.
가장 저렴한 직항 요금을 찾으니 2월 6일 진에어가 31만 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4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진에어 티켓을 예매하니 이곳에서 2박을 더 해야 한다. 다른 좋은 호텔로 옮길까 생각했으나 겨우 2박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번거롭다. 숙박 연장을 요청했더니 짐을 모두 가지고 나와 체크아웃한 후 다시 다른 방으로 체크인하라고 한다. 이 과정 때문에 오전을 다 보냈다.
농심신라면배 바둑대회 신진서 대 이야마 유타의 시합이 열리고 있었다. 바둑 중계를 보고 있자니 오후가 훌쩍 지나가 버린다. 중반까지 압도적 우세를 보이던 신진서가 후반 길목에서 휘청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이야마 유타를 여유 있게 제압한다. 신진서는 프로 데뷔 이후 일본 기사에게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저녁이 되어 어제 갔던 창푸악 게이트 야시장에 다시 갔다. 먼저 망고 스무디를 마시며 음식 매대를 둘러보았다. 먹음직스러운 삼겹살 구이가 보여 200그램을 200바트, 우리 돈 9천 원 정도에 샀다. 맛이 꽤 훌륭했다. 국수를 한 그릇 더 먹을까 생각도 했으나 그만두었다. 적당히 먹는 것이 몸에 부담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