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무협영화로는 공전의 대히트를 친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의 속편으로 1969년 <돌아온 외팔이(獨臂刀王, Return Of The One-Armed Swordsman)가 개봉되었다. <돌아온 외팔이>에서도 주인공은 계속 왕우(王羽)가 맡았다.
방강(왕우 분)이 악당 장비신마와 그 일당을 물리쳐 강호에 평화가 찾아온 가운데, 방강은 초야에 묻혀 소만과 평화스러운 나날들을 보낸다. 이때 강호에 다시 8명의 악당으로 구성된 팔왕채 일파가 등장하여, 그들은 무림의 여러 문파를 꺾기 위해 무도 대회를 개최한다. 이들 8명의 악당들은 하나같이 모두 고수로서 정파의 무술 고수들이 덤벼보지만, 도전하는 사람들은 모두 패하여 죽고 만다. 결국 무림의 정파 고수들은 팔왕채를 물리칠 사람은 방강 밖에 없다고 하며, 방강을 찾아와 무술대회에 참가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방강은 소만과의 약속 때문에 이를 거절한다.
무술대회에 참가한 정파의 무림고수들은 모두 팔왕채 일당에게 비참하게 패배한다. 팔왕채의 여덟 악당들은 모두 다 저마다의 독특한 무기를 사용한다. 톱날이 달린 방패를 부메랑처럼 날리기도 하고, 낫처럼 생긴 무기로 상대를 잔인하게 베기도 한다. 이러한 기묘한 무기를 사용하는 팔왕채의 악당들에게 정파 고수들은 속수무책 당하고 만다. 다만 팔왕채의 일곱 고수들은 저마다 독특한 무기를 사용하지만, 최고수인 오직 두목만은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지 베일에 가려있다.
팔왕채에 패한 무림고수들은 모두 죽거나 붙잡혀 옥에 갇히고 만다. 이들을 구하기 위하여 방광은 다시 강호로 나와 젊은 무사들을 데리고 팔왕채의 소굴에 쳐들어간다. 그리고 팔왕채의 일곱 두목들을 차례로 해치운다. 마지막에 수수께끼의 무기를 사용하는 팔왕채의 총두목인 무상왕과 겨루게 되는데, 그는 놀랍게도 방강이 사용하는 부러진 금도와 똑같이 생긴 칼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방강은 무상왕마저 처단하고, 정파의 무림고수들을 구해낸다. 강호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오고 방강은 다시 은거 생활로 돌아간다.
전편인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는 방강이 아버지의 죽음과 동문들의 배신으로 나락으로 떨어져, 밑바닥에서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고독과 비정함, 그리고 처절함이 영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이 영화 <돌아온 외팔이>에서는 주인공 방강은 처음부터 무림의 최고 고수이다. 따라서 악당들로부터의 핍박은 없이, 무림에 출도 하면서부터 그는 월등한 무술 실력으로 악당들을 처단해나간다. 그러므로 속편인 <돌아온 외팔이>에서는 전편에서 느꼈던 고독과 비정함, 처절함 등은 보이지 않고, 절대 고수가 악인들을 차례로 평정해나가는 통쾌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체적인 화면의 분위기도 매우 밝아 전편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준다.
나는 전편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는 그렇게 크게 재미있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대신 속편인 <돌아온 외팔이>가 훨씬 재미가 있어, 지금도 가끔가다 한 번씩은 이 영화를 감상한다.
<돌아온 외팔이> 역시 대히트를 쳤다. 이에 고무되어 다시 속편으로 제작된 영화가 <신외팔이>(新獨臂刀, New One-Armed Swordsman)로서, 이 영화는 1971년에 개봉되었다. 그런데 <신외팔이>는 전작들의 속편이라 표명하고 나왔지만 스토리는 연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주인공도 왕우가 아니라 당시 쿵후 배우로서 새로이 떠오르고 있던 강대위(姜大衛)가 맡았다.
밖으로는 좋은 사람인척 하지만 실제로는 악당인 용 대협은 원성표국의 재물을 빼앗은 후 주인공인 뇌력(강대위 분)에게 누명을 씌운다. 뇌력은 삼절곤의 고수인 용 대협과 대결하지만 패하자 스스로 팔을 자른 후 강호를 떠난다. 뇌력은 강호를 떠나 시골 주점의 점원으로 살아간다.
이때 무림 정파의 젊은 고수 적룡(영화에서의 이름은 잊어버렸다)이 등장한다. 뇌력과 적룡은 서로 의기투합하여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적룡은 악당들의 간계에 빠져 결국 용 대협과 결투를 벌이게 되는 상황에 이른다. 뇌력은 이를 말리나 소용이 없다. 적룡은 용대협과 대결에서 뇌력이 당한 수법과 똑같은 수법에 당하여 목숨을 잃고 만다. 분노한 뇌력은 단신으로 용 대협의 소굴로 쳐들어가 용 대협을 비롯한 악당들을 모두 처단한다.
이 영화는 홍콩 무협영화의 톱스타 가운데 한 명인 적룡의 데뷔 무대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비장미를 칭찬하며 아주 잘된 영화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다르다. 전체적인 영화 스토리도 엉성하며 또 사건 전개가 너무나 작위적인 느낌도 강하게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앞의 두 편의 외팔이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수준이 좀 떨어진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