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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28. 2021

영화44:총잡이 링고

총솜씨보다 뛰어난 입심과 협상력

영화 <총잡이 링고>(Una pistola per Ringo / A Pistol for Ringo)는 이태리와 스페인이 합작하여 1965년에 제작한 웨스턴 물로서 서부극의 스타 줄리아노 젬마의 대뷰작이 된 영화이다. 내용 중에 인질 살해와 같은 잔혹한 장면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줄리아노 젬마 특유의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가 살아나는 서부극이다.  


링고는 뛰어난 총솜씨를 갖고 있지만 언제나 유쾌한 얼굴을 하고 있어 “엔젤 페이스”란 별명을 얻고 있다. 그는 자기에게 도전하는 상대를 결투 끝에 죽인다. 그는 상대방의 도전하여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을 죽였기 때문에 정당방위라 주장하지만 보안관은 그를 영창에 가둔다. 이때 마을에 멕시코 출신 떼강도들이 습격하여 은행에서 5만 불을 강탈하고 도주한다. 보안관은 즉시 추적대를 조직하여 강도 떼들의 뒤를 추격한다.


강도들은 멕시코로 도주하던 중 추격대가 따라오는 것을 알고, 마침 눈에 뜨이는 목장에 있는 대저택을 점거한다. 그 저택에는 부유한 목장주와 그 딸이 살고 있으며, 저택의 부근에는 목장에서 일을 하는 많은 멕시코인 농부들이 살고 있다. 추격대는 그 목장을 포위하지만, 강도들은 목장주 부녀와 농부들을 인질로 잡고 저항한다. 그리고 강도들은 멕시코로 피신하려는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매일 1명씩의 인질들을 살해하고, 그 말을 실행에 옮긴다.

추격대는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누군가를 강도들 속으로 잠입시키려 한다. 결국 강도들과 안면이 없고, 언변과 재치가 뛰어난 링고가 적임자라 생각하고, 링고에게 그 임무를 부탁한다. 그러나 링고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은행장과 협상을 하여 돈을 되찾을 경우 찾은 돈의 30%를 받기로 하고, 강도들 무리에 잠입한다. 그리고 화려한 입심과 언변으로 강도단 두목을 자신의 계략에 끌어들인다. 몇 번의 위기도 있었지만, 링고는 추격대의 도움을 받아 결국 인질들을 구출하고 강도들을 모두 사살한다. 그리고 은행장과 약속한 15,000불의 돈을 갖고 사라진다.


영화 <총잡이 링고>는 마카로니 웨스턴의 등장을 알리는 초기 작품에 해당한다. 과거 정통 웨스턴이 선과 악의 극명한 대비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면, 마카로니 웨스턴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또 정통 웨스턴에서 볼 수 없었던 잔혹한 내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마카로니 웨스턴에 비하여 그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 <총잡이 링고>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볍고 경쾌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저택을 점거한 강도단의 멤버 가운데 두목인 산초의 애인인 여강도와 저택 주인 사이의 로맨스도 재미있다.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짧은 사랑이긴 하지만... 여하튼 가볍게 즐기기에 좋은 서부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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