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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27. 2021

영화: 한니발(Hannibal)

사이코패스들의 복수극

영화 <양들의 침묵>으로부터 시작한 한니발 시리즈는 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먼저 <양들의 침묵>이 개봉되고, 이어서 <한니발>, <레드 드래곤>, <한니발 라이징>의 순서대로 제작된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시간적 흐름은 <한니발 라이징>, <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 <한니발>의 순서이다. 그러니까 영화 <한니발>은 한니발 시리즈의 제일 마지막 사건에 해당되지만, 제작 순서는 두 번째이다. 


영화 <한니발>은 2001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FBI 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은 사이코 살인마인 한니발 렉터 박사의 도움을 받아 납치된 상원의원 딸을 구해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이후 그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지냈는데, 마약범 체포 과정에서 마약사범을 총으로 사살한 것이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게 된다. 그녀는 정직 처분을 받는데, 그때 재력가인 메이슨으로부터 렉터 박사를 잡아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제이슨은 렉터 박사에 의해 얼굴 껍질이 벗겨져 추악한 몰골로 살아왔다. 


스탈링은 그의 계획대로 렉터 박사를 찾기 위하여 전력을 기울이고, 렉터 박사는 오랜 은둔 생활을 뒤로하고 스탈링과 재회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오게 된다. 하지만 렉터 박사는 메이슨이 법무성의 간부들을 고용하여 자신을 살해하려고 하였다는 것을 알고 메이슨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다. 렉터 박사는 메이슨의 계략에 의해 메이슨에게 잡힌다. 그러나 그는 스탈링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하여 메이슨과 그의 부하들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복수를 하려는 렉터 박사나 메이슨은 둘 모두 사이코적인 살인마란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니발 시리즈에서 한니발 렉터의 캐릭터는 독특하다. 그는 사이코적인 살인마인 것은 틀림없으며, 그는 살인에 천부적인 재질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살인 대상은 악인들이다. 렉터 박사에게 죽는 악인들 역시 사이코적인 살인마이다. 이들과 렉터 박사가 차이가 있다면, 악인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살인을 하지만, 렉터 박사는 악인을 골라 살인을 한다. 그렇지만 살인에 쾌감을 느낀다는 점에서는 렉터 박사와 악인들 간의 큰 차이는 없다. 


한니발 시리즈는 모두 복수극이다. 복수극이면서 지나치게 잔인한 살인 장면이 적지 않아 감상할 때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복수를 주제로 하는 우리나라 영화는 대개 유야무야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적이 참회하면 용서한다든가, 적을 개과천선으로 이끄는 식의 물렁한 결말이 많다. 이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의 복수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게 영화를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다. 한니발 시리즈도 그러한 스타일의 영화이다.  


처음 <양들의 침묵>을 통해 한니발 렉터 박사를 처음 접했을 때는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잔인한 영화였기 때문에 뒤끝이 개운치 않았다. 그렇지만 계속 이 시리즈를 보다 보니 그런 느낌도 옅어진다. 폭력물에도 차츰 익숙해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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