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를 응징하는 거대 나방 괴수 모스라
일본 괴수영화에 등장하는 괴수들은 보통 핵실험에 의한 방사능으로 인해 기존의 동물들이 괴수로 변형한 것이다. 고지라는 수소폭탄 실험의 결과로 공룡이 돌연변이하여 생겨난 괴수이다. 이외에도 거북이 돌연변이한 괴수, 소가 돌연변이한 괴수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영화 <모스라 대 고지라>에 등장하는 모스라는 나방이 돌연변이한 괴수이다. 그래서 “모스라”라는 이름도 나방의 moth(모쓰)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모스라는 이 이후에도 고지라 시리즈에 종종 등장한다.
영화 <모스라 대 고지라>는 1964년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로서, 고지라 시리즈의 제4탄인 동시에 <모스라 시리즈의 제2탄에 해당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모스라와 고지라의 싸움을 처음으로 그린 작품으로서, 고지라는 모스라에 대한 악역을 맡고 있다. 고지라는 괴수들과의 싸움을 주제로 한 고지라 시리즈에서 거의 선한 역을 맡는데, 악역을 맡는 경우는 아주 희귀하다. 이 영화에서 고지라의 주요 공격 지점은 일본의 대도시인 나고야(名古屋)이다.
일본의 <시즈노우라>(静之浦) 해안에 거대한 알이 표류해 온다. 어민들은 이 알을 보호하려 하나, 흥행 회사는 이 알을 어민들로부터 사들여 레저시설인 <시즈노우라 해피랜드>를 건설하고, 알을 부화시키려 한다. 이 알은 <인팬트> 섬의 주민들이 보호하고 있는 모스라의 유일한 알이다. 알을 조사하고 있는 미우라 박사와 사카이 눈앞에 작은 요정인 소미인(小美人)이 나타난다. 소미인은 알을 인팬트 섬 원주민들에게 돌려주라고 애원하므로, 미우라 박사와 사카이는 이를 흥행 회사에 부탁하지만 흥행 회사는 들은 척도 않는다. 소미인은 할 수 없이 인팬트 섬으로 돌아간다.
이때 고지라가 나타나 나고야 시를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 군대가 출동하여 고지라를 퇴치하려 하지만 고지라는 끄떡도 하지 않고 도시를 파괴하고, 인명을 살상한다. 고지라를 저지할 것은 오직 모스라뿐. 미우라 박사와 사카이는 인팬트 섬으로 가서 원주민들에게 모스라를 빌리려고 한다. 그러나 인간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들은 거절한다. 미우라 박사와 사카이는 필사적으로 원주민들을 설득하며, 마침내 원주민은 모스라를 빌려준다. 그러나 모스라는 이미 나이를 먹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다.
일본으로 날아온 모스라는 고지라와 싸우지만, 이미 쇠약해진 몸이라 고지라를 당할 수 없다. 최후의 공격을 해 보지만, 고지라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고지라의 공격으로 땅에 떨어진 모스라는 최후의 남은 힘으로 알을 부화시킨다. 알에서는 쌍둥이 모스라가 태어난다. 이들 쌍둥이 모스라는 함께 고지라를 공격하고, 이들의 공격을 당해 내지 못한 고지라는 다시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모스라는 고향인 인팬트 섬으로 돌아간다.
영화 촬영 시 고지라는 봉제 인형에 사람이 들어가 움직인다. 그런데 나방 모습을 한 모스라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모형을 만들어 실 같은 것으로 조종을 하여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러니까 모스라의 움직임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특히 고지라와의 전투 장면은 더욱 그러하다. 이 영화가 나올 무렵인 55년 전이면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열광했겠지만, 아마 지금은 아이들도 코웃음을 칠 것 같다.
유치하기 짝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괴수 영화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이러한 영화들을 최신 첨단기술로 새로이 제작한다면 꽤 재미가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