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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22. 2021

영화: 취권(醉拳)

성룡을 대스타로 키운 싸구려 코믹 쿵푸 영화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무엇일까? 바로 성룡이 출연한 코믹 쿵푸영화 <취권>(醉拳)이다. 이 영화는 성룡을 대스타로 키워내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 및 일본에서도 대히트를 쳤다. 


나는 이 영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으나, 사람들이 하도 재미있고 웃긴다고 하여 서울 미아리에 있는 <대지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그러나 난 이 영화를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냥 억지 코미디 영화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으며, 별로 웃긴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에 비한다면 오히려 구봉서, 배삼룡, 이기동이 한 코미디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권이 별 볼 일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이 영화는 코믹 쿵푸를 보여주기 위한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는 아무래도 좋다. 그냥 쿵푸 대결을 위해 끌어들인 이야기일 뿐이다. 주인공 황비홍(성룡, 실존인물 황비홍과는 관계없다)은 소화자라는 거지에게 무술을 배우지만 농땡이를 치기 일수다. 그러나 청부살인자에 걸려 자신의 무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가를 알게 되고, 다시 소화자에게 그의 비법인 취권을 배운다. 그리고는 취권을 구사하여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스승을 위협하는 청부살인자를 물리친다. 

이 드라마는 스토리보다는 무술, 즉 쿵푸를 보아야 한다. 취권 수련과정에서 술잔으로 물을 푸는 복근 수련, 적의 목 울대뼈를 박살 낸 뒤 목을 꺾어버리는 장면 등 몇 가지 특이한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등장인물도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몇 명 되지 않으며, 세트 장면도 엉성하기 그지없다. 아마 영화를 제작하는데 돈을 거의 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취권은 쿵푸 코미디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나는 그다지 웃긴다는 느낌을 받질 못하였다. 오히려 스토리 전개가 연기가 너무 억지스럽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영화는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다. 여하튼 사람들 취향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이 영화의 유일한 볼만한 장면이라면 역시 성룡의 쿵푸이다. 취군을 수련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훈련방법도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 쿵푸 대결장면도 그런대로 볼 만하다. 이소룡의 쿵푸와는 또 다른 성룡의 색다른 쿵푸가 볼거리이다. 이후 홍콩영화의 쿵푸는 강대위, 이소룡 스타일에서 성룡 스타일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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