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1세기에 들어서는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현실과 실제 상황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TRON: Legacy)는 전형적으로 그런 류의 영화로서, 2010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천재 연구자인 케빈 플린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세상 누구도 본 적 없는 <트론>이란 최고의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슈퍼 컴퓨터는 그와 그의 프로그램인 '트론'을 통째로 삼켜버리고, 이것을 이용하여 실제의 인간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 케빈의 아들인 샘 플린은 아버지 이상으로 컴퓨터 분야 천재이다. 샘은 디지털 세상에 감금된 아버지를 찾아 사이버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샘의 앞을 가로막는 여러 적들이 연이어 등장하지만, 샘은 또 다른 사이버 세계의 여성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아버지를 구한다. 그리고 슈퍼 컴퓨터의 사이버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슈퍼 컴퓨터가 인간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물리친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나온다. 사이버 세계를 다룬 수준 높은 영화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그저 볼거리에 치중할 뿐 특별한 메시지도 찾기 어렵다는 혹평도 많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먼저 스토리 이해가 힘들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비록 다양한 전투 장면 등 눈요기 거리는 많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한 감도 적지 않았다. 관객이 스토리를 얼른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영화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그런 면에서는 실패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전투 장면들도 컴퓨터 게임의 그것과 비슷하게 느껴져 현실감을 갖기가 어려웠다. 나로서는 높은 평점을 주기 어려운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