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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16. 2022

영화:밀정

쫓고 쫓기며, 속이고 속는 미스터리 스타일의 독립운동사

나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그 시대는 우리나라로서는 가장 고통스런 시기였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도 결국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웅적인 독립운동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더라도 결국은 대부분 좌절로 끝나지 않을 수 없다.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영화로 다시 본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싫다. 


영화 밀정은 2016년에 개봉되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간부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명령을 받는다. 또 의열단의 리더인 김우진(공유)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조선으로 폭약과 무기를 밀반입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 이정출과 김우진은 서로를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이정출은 의열단을 정탐하기 위해, 김우진은 폭탄을 구하기 위해 모두 중국 상해에 모였다. 이들은 서로 만나 서로의 속셈을 타진하며, 서로의 목적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기로 한다. 

경성에 폭탄을 반입하지만 그 과정에서 밀정에 의한 밀고로 결국은 의열단원들은 모두 일제 경찰에 의해 사살되고나 체포되고 만다. 체포된 사람들도 가혹한 고문 끝에 죽고 만다. 의열단원들이 모두 죽은 후 폭탄을 숨긴 이정출은 그 폭탄을 이용하여 마침내 일제 경찰과 고위관리들의 파티장을 습격하여 요인들을 암살하는 거사에 성공한다. 


이 영화는 경성에 폭탄을 반입하는 열차 내의 장면까지는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또 이정출과 김우진이 서로를 떠보려고 벌이는 머리싸움은 추리극적인 재미도 보여준다. 그러나 이후 경성에 들어온 의열단원들이 밀정의 밀고에 의해 체포되고, 사살되며, 고문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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