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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17. 2022

영화: 이레즈미(刺青, 시세이)

남자를 파멸로 이끌어가는 무당거미 문신(文身)의 마성(魔性)의 여자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문신(tatoo)이 많이 행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사람들이 문신을 하는 것이 아니고, 폭력배나 화류계의 여자들이 주로 문신을 했던 것 같다. 요즘도 일본 야쿠자 영화를 보면 온 몸에 문신을 한 폭력배를 볼 수 있으며, 이를 흉내 내어 우리나라 조폭들도 문신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문신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일반 사람들이 이를 좋게 보는 것은 아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문신을 한 사람은 일반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들은 목욕탕이나 사우나, 온천 등에서도 입장을 거부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신을 한자로 “文身”으로 표기하지만, 일본에서는 문신을 “이레즈미”라 하고, 한자로는 “入れ墨”라 쓰기도 하고 “刺青”이라 쓰기도 한다. 또 한자로 “刺青”이라 쓰고, 한자 음독(音讀)으로 “시세이”라 읽기도 한다. 여하튼 문신이나 이레즈미나 시세이, 타투(tatoo)는 모두 같은 말이다. 


영화 <이레즈미>(刺青)는 1910년에 쓰여진 같은 이름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1966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시대 배경은 아마 에도(江戶) 시대인 것으로 보이는데, 부유한 상인의 딸인 오쯔야(お艶)는 점원인 신키치(新吉)와 사귀며 그와 결혼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부모가 이를 허락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신키치를 부추겨 밤에 함께 도주를 하게 된다. 둘은 어느 숙소에 묵게 되는데, 숙소의 주인은 신키치 몰래 오쯔야를 기생집에 팔아넘긴다. 기생집 주인은 오쯔야를 마취시켜 강제로 문신을 하게 한다. 


세이키치(清吉)는 이전에는 풍속화(浮世絵) 화가로서, 지금은 문신을 새기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 신키치는 미녀를 보면 그녀의 몸에 자신의 혼을 새겨 넣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소원을 채워줄 여자가 없어서 무료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신키치에게 기생집 주인이 오쯔야의 몸에 문신을 새겨달라고 부탁해온 것이었다. 그는 혼신의 힘으로 오쯔야의 등에 큰 무당거미 문신을 새겨 넎는다. 

마취로부터 깨어난 오쯔야는 마성의 여자로 변신하여 화류계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인기 게이샤가 되어 돈 많은 수많은 손님들이 그녀를 찾는다. 한편 오쯔야를 잃게 된 신키치(新吉)는 그녀를 찾으려다 그녀를 팔아넘긴 숙소 주인을 죽이고 만다. 소심한 신키치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겁을 먹으면서, 죽기 전에 한번 오쯔야를 만나기 위해 그녀를 찾는다. 마침내 오쯔야를 찾은 신키치는 살인의 죄의식으로 죽으려고 하지만 “맨털 갑”인 오쯔야는 그런 신키치를 말린다. 


오쯔야는 게이샤로서 많은 돈을 벌어 게이샤집 주인에게도 빚을 모두 갚고 자유의 몸이 된다. 그런 오쯔야에게 신키치는 게이샤 생활을 그만두고 다른 곳에 가서 살자고 하나, 오쯔야는 게이샤의 생활에 만족하고, 이것을 그만둘 마음은 전혀 없다. 그녀는 남자를 유혹하고, 돈와 사랑을 뜯어내고, 남자를 파멸시켜 가는데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오쯔야를 신키치는 말려보지만 오쯔야는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면서 신키치는 오쯔야의 방탕한 생활에 얽혀 들어 의도치 않게 자꾸 살인을 하게 된다. 


오쯔야는 어떤 사무라이로부터 큰돈을 뜯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사무라이는 그 음모를 알아차려 오쯔야와 신키치를 죽이려 한다. 둘은 사무라이로부터 도망가면서 결국 사무라이마저도 죽이게 된다. 그리고 둘은 결국 파멸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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