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미녀삼총사
현상금 사냥꾼인 세 미녀의 활약을 그린 퓨전 사극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는 큰 인기를 끈 미국 드라마로서,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아주 섹시하며 개성이 뚜렷한 3명의 미녀 콤비가 등장하여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액션 탐정물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미녀 삼총사>라면 캐머런 디애즈와 루시 리우, 그리고 드루 배리모어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 <미녀 삼총사>의 역사는 길다. 이 드라마는 1976-1981년에 시즌 5에 걸쳐 처음으로 방영되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이후에도 여배우를 바꿔가면서 여러 차례 제작되었다. 원조 미녀 삼총사로는 파라 포셋(Farrah Fawcett)과 케이트 잭슨(Kate Jackson), 그리고 재클린 스미스(Jaclyn Smith)가 활약하였다. 드라마 <미녀 삼총사>는 수많은 여배우를 길러낸 등용문과 같은 드라마이기도 하였다. 특히 원조 <미녀 삼총사>에서 리더 역이었던 질 먼로 역을 맡았던 파라 포셋은 화려한 용모의 여배우로서, 그 당시 또 다른 인기 절정의 드라마였던 <600만 불의 사나이>의 주인공인 리 메이저스의 부인이기도 하였다. 부부가 각각 인기 절정의 드라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영화 <조선 미녀 삼총사>는 미국 드라마 <미녀 삼총사>의 플롯을 가져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세명의 미녀들의 활약을 다룬 영화이다. 미녀에다가 엄청난 무술 실력을 갖춘 진옥(하지원)과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터프검객 가비(가인)는 현상금이 붙은 범인을 체포하여 돈을 버는 직업을 가졌다. 이들은 뛰어난 무술 실력과 함께 다양하고 재미있는 무기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이들은 왕의 밀명을 받고, 왕실에서 사라진 ‘십자경’을 찾아 나서게 된다.
십자경을 찾지 못하면 왕은 청나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청나라와 결탁해 왕을 몰아내려는 반역의 무리들이 있다. 이들은 십자경을 찾으려는 미녀 삼총사의 앞길을 막으며, 그녀들의 일을 방해한다. 이들의 수괴는 재상인 김자헌이다. 김자헌은 스스로 사병과 자객들을 키워 세력을 넓혀 가며, 십자경을 찾으려는 미녀 삼총사를 제거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옛날 진옥의 아버지를 역적으로 모함하여 지금까지 몇십 년 동안 뇌옥에 감금하였던 진옥의 원수이기도 하다.
미녀 삼총사와 김자헌 일파는 여러 차례 싸우지만, 마지막에는 벽란도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다. 이 전투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높은 탑에서 벌어지는 전투 장면은 웬만한 중국 무협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며 오히려 그 이상이다. 중국 무협영화 <와호장룡-운명의 검>에서는 마지막 전투가 탑에서 벌어진다. 그 장면은 바로 미녀 삼총사에서 차용해 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선 미녀 삼총사>는 코믹한 무협 퓨전사극으로서 오락영화로서는 아주 그만이다. 다만 내게 한 가지 흠이라면 진옥의 아버지를 뇌옥에서 구해내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멜로드라마적 요소이다. 이왕 코미디 영화로 방향을 잡았으면, 끝까지 코미디로 관철하였으면 좋았을 것인데, 좀 아쉬운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