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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23. 2022

영화: 닌자무예첩 모모치산다유(忍者武芸帖 百地三太夫)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복수의 칼을 겨눈 이가(伊賀) 닌자의 칼끝

<닌자>(忍者)는 일본의 사극에서 좋은 양념이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닌자를 소재로 한 수많은 영화가 제작되었다. 일본의 닌자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 이전에 몇 번 소개한 바 있는데, 다음 이야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hlee541029/222192403019

https://blog.naver.com/jhlee541029/221850533342


닌자에선 4대 유파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이가류(伊賀流)이다. 영화 <닌자무예첩 모모치산다유>(忍者武芸帖 百地三太夫)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멸문을 당한 이가 닌자의 후예인 다카마루(鷹丸)의 복수를 다룬 이야기로서 1980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쇼군 닌자>(Shogun Ninja)란 제목으로 서양에도 보급되었는데, 해외에서도 꽤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때는 전국시대(戦国時代). 천하통일을 목전에 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군자금이 필요하다. 그는 이가 닌자(伊賀忍者)들이 살고 있는 땅에 막대한 금산(金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빼앗기 위해 시라누이 장감(不知火将監)에게 이가의 토벌을 명한다. 장감(将監)이란 전국시대 일본 군대에서 중간 간부에 해당하는 계급이다. 시라누이가 이끄는 대군은 금산을 지키는 모모치산다유(百地三太夫)가 이끄는 모모치장(百地荘)을 멸망시킨다. 산다유 일족은 대부분 살해되지만, 산다유의 자식 다카마루(鷹丸)를 비롯한 몇몇 아이들은 겨우 목숨을 건진다. 다카마루는 살기 위해 명나라로 도망을 간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10년이 지났다. 다카마루는 명나라로부터 귀국하였다. 그는 명나라에서 쿵후를 배워, 화려한 쿵후 실력을 뽐내는 고수가 되었다. 다카마루가 나타나자 10년 전 모모치장이 멸망할 때 겨우 도망을 쳤던 친구들이 다시 모인다. 그들은 힘을 합쳐 도둑질을 하면서 재산을 모아 모모치장의 부활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는 어릴 적 소꿉친구로서 이제 여자 닌자, 즉 쿠노이치(くノ一)가 된 오쯔우도 있었다. 오쯔우는 핫토리 한조(服部半蔵)의 부하가 되어, 모모치의 금산을 노리는 한조의 오른팔로서 그를 도우고 있다. 


여기서 잠깐, 핫도리 한조(服部半蔵)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나았으니, 그에 대해 잠시 알아보자. 이 글을 읽은 분들이 일본 닌자에 관한 글들을 읽었다면 핫도리 한조란 인물을 기억할 지도 모른다. 핫도리 한조는 일본의 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江戸時代)에 걸쳐 도쿠가와 가문의 휘하에서 활약한 핫도리 한조 가문의 역대 당주를 말한다. 초대 핫도리 한조였던 핫도리 한조 야스나가(服部半蔵保長)는 닌자로서 그의 무리들을 이끌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도왔다. 그렇지만 2대 이후의 핫도리 한조들을 닌자가 아니다. 보통 닌자 이야기에 등장하는 핫도리 한조는 초대 핫도리 한조인 야스나가(保長)이다. 이들은 대대로 이가(伊賀) 지역의 하나가키 촌(花垣村)에 서 닌자 무리로서 살아왔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다카마루는 명나라에서 배운 쿵후로 원수인 시라누이 장감과 그 부하들에게 맞선다. 그리나 역부족으로 도리어 시라누이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게 된다. 감옥에서 겨우 탈출한 다카마루는 자신의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죽은 아버지의 친구였던 토자와 하쿠운사이(戸沢白雲斎)의 제자가 되어 무예를 닦으며 복수의 기회를 노린다. 


드디어 천하를 제패한 히데요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치기 위해 장감을 파견한다. 다카마루는 이 기회를 노려 복수를 위해 장감을 추격한다. 또 다카마루를 사모하는 우쯔우의 간청에 못 이겨 핫도리 한조도 다카마루에게 협력을 약속한다. 그리고 다카마루와 명에서 친하게 지냈고, 그를 쫓아 일본까지 찾아온 쿵후 미녀 애련(愛蓮, 아이린)도 이 싸움에 뛰어든다. 드디어 장감 일행을 습격한 다카마루 일행은 시라누이 장감과 그 부하들을 모두 죽여 복수를 하지만, 싸움의 과정에서 그를 따르던 부하들과 오쯔우, 그리고 애련도 모두 죽고 만다. 복수를 마친 다카마루는 정처 없이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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