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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02. 2022

영화: 검은 사기(クロサギ, 쿠로사기

악질 사기꾼을 사기 치는 사기꾼의 이야기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기꾼이 있다. 사람을 속여 돈이나 재산을 빼앗는 “하얀 사기”(시로 사기)가 있고, 여자의 몸과 마음을 희롱하는 “빨간 사기”(아카 사기)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악랄한 하얀 사기꾼과 빨간 사기꾼을 먹이로 삼는 프로페셔널 “검은 사기”(쿠로 사기)가 있다. 영화 <검은 사기>(구로 사기>는 같은 제목의 만화를 토대로 2008년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이다. 만화는 전체적으로 800만 부나 팔린 상당한 히트작이었다. 


주인공 쿠로사키 코지로(黒崎高志郎)는 프랜차이즈 체인 사기 피해를 당한 아버지가 일가족 동반자살을 하려 하였으나, 오직 혼자서 살아남은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자라서 구로 사기꾼이 된 쿠로사키는 세상에 널려있는 수많은 사기꾼들을 먹이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사기꾼들의 배후로 군림하고 있는 카츠라기(桂木)로부터 정보를 얻어 거대 사기를 꾸미고 있는 이시카기 토오루(石垣徹)를 새로운 타깃으로 삼는다. 


쿠로사키는 낡은 연립주택을 세를 주고 있는데, 거기에는 검사가 되려고 하는 법대생 요시카와 쯔라라(吉川氷柱)가 살고 있다. 결벽증이 있어 사기꾼들을 극도로 혐오하는 쯔라라이지만 오히려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벌이는 쿠로사키에 대해서만은 항상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 쯔라라의 생각을 알면서도 쿠로사키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기꾼들을 집요하게 쫓고 있다. 

쿠로사키는 이시카키를 새로운 목표로 삼고, IT 기업의 젊은 사장으로 행세를 하면서 전자 머니를 매개로 한 자금세탁 계획을 먹이로 이시카키에게 접근한다. 이시카키를 목표로 한 이러한 쿠로사키의 사기 전략에는 다른 여러 사기꾼들, 그리고 경찰도 접근하여 사건은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러한 속고 속이는 사기꾼들의 머리싸움의 한가운데 뛰어든 쿠로사키는 마침내 목표인 이시카키를 속여 그의 재산을 가로채는 데 성공하며, 또 아버지와 가족의 원수인 사기꾼도 그의 손으로 처단한다. 


영화 <쿠로사기>는 사기꾼들이 벌이는 속이고 속는 머리싸움이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다는 약점도 발견된다. 또 어떤 때는 아주 치밀한 사기꾼들이 너무나 쉽게 사기에 넘어가고, 또 이야기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등장한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쿠로사기는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락성 높은 영화로서, 심심풀이로 감상하기에는 괜찮은 영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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