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3 화요일 b) 단양강 잔도
오늘은 날씨가 상당히 덥다. 법흥사에서도 꽤 걸었고, 또 젊은달 와이파크에서도 계속 걷거나 서서 작품들을 감상하였다. 그래서 지치기도 한다. 다음 행선지는 ‘단양강 잔도’이다. 단양 지역은 2020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충청권에서는 처음이라 한다. 이곳에 있는 도담삼봉, 석문, 선암계곡, 사인암, 구담봉 등 단양팔경과 고수동굴 등 석회동굴 등 여러 명소가 이 지질공원에 포함된다고 한다. 단양강 잔도는 단양을 지나는 남한강변 절벽에 잔도를 설치하여 산책을 하면서 남한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이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300미터 남짓 걸으면 단양강 잔도가 나온다. 얼마 안 되는 거리이지만 더위에다 몸은 지쳐 걷기가 무척 괴롭다. 괜히 왔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앞에 강 위로 걸쳐진 다리 밑으로 잔도가 시작되자 그런 생각이 일시에 사라졌다.
단양강 잔도는 앞에서 말했듯이 남한강 옆 절벽에 만든 데크 길이다. 단양강은 강 양쪽이 모두 평지로 된 구간이 있고, 한쪽만 평지이고 다른 한쪽은 절벽으로 된 구간이 있는데, 바로 이 절벽 구간에 잔도를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안내서를 보면 “단양강 잔도를 걸으며 남한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라고 나와있는데, 이 부분이 거슬린다. 남한강은 무엇이고, 단양강은 또 무엇인가? 남한강의 지류로서 ‘단양천’이 있는데, 단양강은 이 단양천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남한강의 단양 구간을 이 지역에서 단양강이라 부르는가? 이에 대해서는 어느 쪽인지 좀처럼 확실한 것을 찾을 수 없다. 그러다가 여기저기를 찾던 끝에 지질 공사의 자료로부터 “단양강이란 남한강의 단양 구간”을 일컫는 것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양강 잔도는 폭이 2-3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데크길이다. 위에는 지붕이 있어 햇볕과 눈비를 가려주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잔도가 시작되는 나리 밑 길을 지나니 금방 강가의 절벽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절경이다!!
요즘은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잔도 길이나 출렁다리를 만드는 것이 대유행이다 시피 되었다. 곳곳에 잔도 길과 출렁다리가 있다. 그런데 이곳 단양강 잔도는 그 격이 다르다. 그동안 많은 잔도 길을 다녀봤지만 이런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푸른 남한강의 절경을 내려다보면서 계곡 밑을 걷는 그 기분은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다. 그동안 더위에 몸이 지쳐 걷기가 힘들었는데, 이 길을 시작하니 그런 생각이 단숨에 날아간다. 원래 남한강은 경치가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 구간은 그런 남한강 가운데서도 특별한 구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강을 본 적이 없다.
잔도 길은 길이가 1.2킬로미터이다. 절벽에 가늘게 붙어있는 잔도 길은 절벽의 굴곡에 따라 구비구비 이어진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거의가 이 지역 사람들이 아니라 관광객들인 것 같다. 더운 날씨지만 절벽의 그늘과 절벽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한기로 시원하다. 거기다가 물 냄새와 함께 불어오는 강바람은 온몸을 상쾌하게 해 준다. 1.2킬로라는 잔도 길이 금방 끝나는 느낌이다. 잔도 길의 끝은 ‘만천하 스카이워크’로 연결된다. 잔도 길 끝부분에서 산길로 올라가면 스카이워크가 나온다. 그동안 스카이워크는 여러 곳 가보았고, 또 가파른 산길로 오르기도 싫어 그냥 돌아가기로 하였다.
돌아오면서 올 때와 반대쪽으로 보이는 경치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저 멀리 잔도 길이 시작되는 다리가 보이고 거기에 이르는 전도의 구비는 올 때와는 다르게 보인다. 갈 때도 금방이었던 느낌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더욱 금방인 것 같다. 왕복 2.4킬로 이 구간이 너무나 짧은 것 같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길이다.
강 건너편에서 데크로 만든 산책로가 보인다. 그리고 강 이쪽 단양강 잔도가 있는 쪽도 다리를 지나서 계속 산책로가 연결된다. 그곳 역시 데크로 만든 잔도이지만 단양강 잔도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 다리를 지나 있는 잔도 길을 따라 3킬로 정도를 걸으면 단양 구경시장이 나온다고 한다. 나는 여행을 할 때마다 그 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을 둘러보는데, 사양화되어 가고 있는 시장이 대부분이다. 장날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이 손님이 거의 없어 파리를 날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지만 단양 구경시장은 다르다. 그곳에는 여러 번 간 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활력이 넘친다. 대도시의 웬만한 전통시장보다 손님이 많고 활기찬 곳이다.
구경시장은 시장 안도 활기차지만 주차장도 특색이 있다. 남한강의 하상에 설치된 주차장은 그 자체가 절경이다. 주차를 하고 차 문을 열면 높은 절벽 아래로 유유히 흘러가는 남한강 물이 보인다. 아마 전국에서도 그만큼 좋은 풍광을 가진 주차장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온 김에 구경시장도 한번 들러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간도 꽤 지났고 몸도 피곤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였다.
오늘 당초 계획에는 제천의 옥순봉 출렁다리를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미 오후 4시가 넘었다. 그곳까지 들렀다가는 밤 9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2주 뒤에 설악산 쪽으로 여행을 할 예정이므로 그곳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강원도의 영월이나 정선, 충북의 단양과 같은 도시는 참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 말고도 전국에는 지역마다 아름다운 도시들이 적지 않다. 이들 도시들이 점점 위축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