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라이트

현대의 미국 범죄 세계를 무대로 한 다크 판타지 영화

이 세상의 지적 생명체는 인간뿐만이 아니다. 판타지 영화를 보면 인간 외에도 오크와 엘프, 요정 등과 같은 인간의 모습과 비슷한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며, 인간은 이들과 공존하고 있다. 영화 브라이트(Bright)는 현대에서 인간과 오크가 공존하는 이러한 세상을 설정하고, 여기서 벌어지는 범죄 사건을 다루는 판타지 영화로서 2017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보통 판타지 영화는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살인과 범죄가 점철되어 있는 잔인한 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현대의 미국의 LA가 시간과 장소적 배경이 되는 것 같다. 세계는 인간과 오크와 엘프가 공존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사회에서 백인과 유색인종 사이에 인종 차별이 있는 것처럼 이 세계에도 종족 차별이 있다. 인간이 매조러티고 오크는 마이너러티이다. 과거 흑인들이 백인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받는 것처럼 이 세계에서는 오크족들이 인간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

악을 분쇄하는 임무를 가진 두 형사 콤비가 있다. 이 콤비는 보통의 콤비가 아니라 한쪽은 이간인 워드(윌 스미스 분)이며, 다른 한쪽은 오크인 자코비이다. 자코비는 오크로서는 드물게 형사가 되었으니 대단한 출세를 한 셈이다. 자코비는 형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로부터 심한 차별을 받는다. 그렇지만 파트너인 워드는 자코비를 전혀 차별하지 않고, 둘이서 힘을 합쳐 악을 무찌른다.

세상을 뒤바꿀만한 막강한 힘을 가진 마법봉((Magic Wand)이 있다. 이 마법봉을 차지하기 위해 인간(경찰)과 오크 갱단, 그리고 엘프 집단이 서로 얽히고설킨 싸움을 벌인다. 인간인 워드와 오크인 자코비는 콤비 형사이다. 둘은 마법봉이 악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범죄단체와 싸운다. 그런데 이 마법봉을 노리는 것은 오크나 엘프 범죄단뿐만 아니다. 경찰 내에서도 이 마법봉을 노리려는 악덕 경찰들이 있다. 이들은 심한 차별주의자로서, 오크의 신분으로 형사가 된 자코비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다. 이들은 틈만 있으면 자코비를 죽이려 한다. 자코비가 이들로부터 죽음을 당할 위기에 윌리스는 오히려 같은 인간인 경찰들을 사살하여 자코비와의 우정을 확인한다.

마법봉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자코비는 동족인 오크 갱단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동료인 인간 워드를 선택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자코비는 워드를 선택하여 워드와 함께 오크족과 엘프족, 그리고 부패한 경찰 내부자들과 싸워 마법봉을 지켜 지구를 파멸로부터 구출한다.

이 영화는 현대를 무대로 한 판타지물이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간과 오크, 그리고 엘프는 현대 미국을 구성하는 인종과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별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 영화는 액션과 오락이 중심이 되는 판타지물이지만 세 종족의 갈등이 첨예하게 부각된다는 점에서 현대 미국이 안고 있는 차별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오크나 엘프와 같은 종족을 등장시킴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