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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08. 2022

영화: 더 그린 마일(The Green Mile)

초능력을 가진 흑인 사형수를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영화

얼마 전 이 브런치에서 사형집행을 소재로 한 <집행자>라는 한국영화를 소개한 바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더 그린 마일>(The Green Mile)도 사형수와 간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영화이다. 


미국 어느 교도소에서 간수장으로서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인 폴 에지컴(톰 행크스 분)은 사형수들이 수감된 구역을 담당하고 있다. 사형수가 사형집행을 위해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길을 그린 마일(Green Mile)이라 부른다. 복도 바닥이 녹색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폴 에지컴의 회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느 날 거구의 흑인 사형수 존 커피가 존이 근무하는 교도소로 들어온다.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몸집에 간수들은 모두 긴장하지만, 생각 밖으로 존 커피는 온순하다. 존 커피는 어린 자매를 강간한 후 찢어 죽였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폴은 방광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어느 날 감방 복도에서 방광염으로 인한 고통으로 주저앉아 괴로워하고 있는 폴을 보고, 존 커피는 자신에게 가까이 오라고 간다. 거구의 존이 자기를 해지지 않을까 극도로 경계하면서 폴은 존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존은 철창 너머로 팔을 뻗어 폴의 아픈 부분을 손으로 감싸준다. 그런 상태로 얼마 동안 폴에게 기를 불어넣어 준 존은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드러눕는다. 지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존 커피의 입에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하루살이 떼 같은 것이 날아 나온다. 아마 폴의 몸 안에 있던 나쁜 기(氣)였을 것이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폴은 그 동안 몇십 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왔던 방광염이 깜쪽같이 낳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그뿐만 아니다. 믿기 어려울만한 정력도 덤으로 얻었다. 이 일을 계기로 폴은 존 커피를 신뢰하게 된다. 


교도소 간수로서 폴의 부하인 퍼시라는 자가 있다. 퍼시는 주지사인 자신의 이모부의 백으로 간수가 된 자로 이모부의 백을 믿고 항상 거들먹거린다. 이 넘은 날 때부터 악인인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자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형수들을 괴롭히는 정말 악질인 인간이다. 퍼시 때문에 골치가 아픈 폴은 그를 다른 곳에 전근 보내고 싶어 하지만 그것도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퍼시의 행패가 심하지만 폴은 그러한 퍼시의 악행을 그냥 두고만 보지는 않는다. 문제가 안 되는 선에서 퍼시의 악행을 철저히 응징한다. 그런 응징을 받으면서도 퍼시의 악행은 멈출 줄 모른다. 


사형수들에게 사형을 집행할 때는 간수장 폴을 비롯한 간수들이 모두 참가하여 사형을 집행한다. 우리나라 영화 <집행자>에서는 간수들이 자기 손으로 사형집행을 않으려 모두 피하지만, 미국 간수들은 그렇지 않다. 정해진 절차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냥 사형을 집행한다. 사형은 전기의자로 집행을 하는데, 이때 전기가 잘 통하도록 사형수의 머리 위에 물수건을 얹어놓는다. 그런데 어느 날 사형집행을 퍼시가 담당한다. 퍼시는 일부러 사형수 머리에 물수건을 올려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형수의 몸에 전기가 잘 통하지 않아 사형수는 고통에 시달리다가 몸이 너덜너덜한 상태로 죽게 된다. 퍼시는 물수건 얹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시치미를 뗀다. 

사형수인 에드워드는 우연히 감방으로 들어온 생쥐를 키우게 된다. 생쥐는 에드워드를 잘 따른다. 에드워드는 생쥐를 마치 자기 아들처럼 애지중지한다. 생쥐에게 ‘징글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온갖 정성을 다해 키우며, 징글스도 그를 마치 어미처럼 따른다. 에드워드는 간수들과 죄수들을 불러 모아 징글스의 재주를 보여준다. 이를 본 퍼시는 일부러 징글스를 구둣발로 밟아 죽인다. 에드워드는 슬픔과 화로 울부짖는데, 존 커피는 징글스를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징글스를 받아 쥔 존이 기를 불어넣자 징글스는 소생 한다. 그리고 존은 탈진하여 드러눕고, 또 그의 입에서는 하루살이 떼와 같은 폐기물이 쏟아진다. 


교도소장의 아내는 암에 걸려 생명이 위독하다. 교도소장은 아내에게 온갖 정성을 다 쏟지만, 이제 아내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폴은 존 커피의 힘을 빌어 교도소장 아내의 병을 낫게 하려 한다. 그렇지만 교도소장은 이런 신비적은 힘을 믿는 사람이 아니며, 따라서 그 일을 승낙할 리가 없다. 


이 사실을 잘 아는 폴은 부하 간수들과 협의하여 밤중에 존 커피를 몰래 빼내어 교도소장의 집으로 데려가 소장의 아내를 치료하려 한다. 한밤중에 폴을 데리고 나서서 소장의 집에 도착한 폴 일행은 그만 소장에게 들켜버린다. 무슨 짓이냐고 화를 내는 소장을 겨우 설득하여 존에게 소장의 아내를 치료하게 한다. 존의 기를 받은 소장의 아내는 병이 낫고 건강을 회복한다. 


지금까지 겪어본 바로 폴은 존이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렇지만 폴로서는 존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 교도소에는 윌리엄 워튼이라는 악랄한 사형수가 있다. 이 놈은 거의 사이코 패스 급이다. 사실 존이 강간하고 찢어 죽였다는 자매의 살인은 바로 이놈이 저지른 범행이었다. 존은 단지 죽은 자매를 발견하고 그녀들을 양팔에 안고 슬픔에 겨워 울었을 뿐이었으며, 그때 죽은 자매의 아버지가 그를 발견했던 것이다. 

다시 교도소에 돌아온 폴과 간수들은 존을 감방으로 들여보낸다. 그때 사형수 워튼이 도발을 하며, 그 도발에 순간적으로 화가 치민 악질 간수 퍼시는 총으로 워튼을 쏘아 죽인다. 이것은 존이 사용한 최후의 초능력이었다. 존은 워튼이 자매 살인범이란 것을 알았고, 퍼시 역시 이 세상에는 있어서는 안 될 악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퍼시의 손을 빌어 워튼을 죽였고, 퍼시는 그 죄로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존의 사형 집행일이 다가오고 있다.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폴은 존을 위하여 그의 무죄를 밝히겠다고 한다. 그러나 존은 폴에게 그만두라고 한다. 자신은 이제 사는 것에 너무 지쳤으며,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것이 소원이라 말한다. 마침내 사형집행일이 다가왔다. 사형 집행장에는 살해당한 자매의 아버지도 입회하고 있다. 존은 자매의 아버지의 저주의 말을 들으며 전기의자에 앉아 사형을 당한다. 


폴의 회상이 끝났다. 폴의 대화 상대가 되어준 폴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여인은 실은 폴보다 나이가 적다. 폴은 존의 초능력의 일부를 받은 때문인지 지금 108세가 되었지만, 그렇게 노인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아내와 그리고 자신들과 일하던 간수들도 모두 늙어 죽고 자신 혼자만이 남았다. 그는 자리를 떠서 근처에 있는 작은 창고에 들어간다. 거기엔 놀랍게도 생쥐 징글스가 있다. 징글스도 존의 초능력을 받아 벌써 60년 넘게 살고 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판타지 영화이다. 상영 시간이 거의 3시간 가까이 되는데, 그 시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영화의 전개는 긴박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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