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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13. 2022

영화: 대지옥

지옥에 떨어진 아버지를 구하러 지옥을 찾아간 효녀 이야기

영화 <대지옥>은 살아생전에 온갖 악행을 일삼다가 죽어 지옥에 떨어진 아버지를 구하러 지옥에 간 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지옥에 간 부모를 구하러 지옥으로 찾아간 자식의 이야기는 불교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 왔다. 바로 목련존자(木連尊者) 이야기이다. 


목련존자는 석가모니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생전에 악행을 일삼다가 지옥으로 갔다. 목련존자는 어머니를 찾아 지옥까지 가서 어머니를 구하고, 어머니를 회개시켜 마침내 천국으로 보냈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지옥문(地獄門)이라는 제목으로 1962년에 영화화된 바 있다.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큰돈을 들여 제작하였는데, 미니어처 촬영을 비롯한 당시로서는 여러 가지 촬영기법이 동원되었다. 그리고 흥행에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인가 이 영화를 보았는데, 뱀 지옥 등 몇몇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이 목련존자 이야기는 1960년대 후반쯤인가, 홍콩에서도 <목련존자>라는 이름의 영화로 제작되어 우리나라에 수입된 바도 있다.   


영화 <대지옥>은 1972년에 제작되었는데, “여성판 목련존자”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임원빈(허장강 분)은 극악무도한 악인으로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이러한 악행으로 많은 원한을 사서 그를 노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때마다 딸 연아의 지극한 효성으로 죽음을 모면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운이 좋은 임원빈도 하늘이 내리는 천벌은 피하지 못하여 죽어 지옥으로 떨어진다. 효녀 연아는 아버지를 지옥에 떨어진 아버지를 구하러 나선다. 

연아는 목련존자의 도움을 받아 목련존자와 함께 지옥에서 아버지를 찾아 헤맨다. 이 과정에서 뱀 지옥, 혀를 뽑는 지옥, 불구덩이 지옥 등 여러 지옥을 거쳐간다. 이렇게 찾아 헤맨 끝에 연아는 아버지가 아비지옥에 빠져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곳을 찾아간 연아는 아비지옥의 문을 부순다. 이를 알게 된 염라대왕이 크게 노하여 임원빈과 연아에 대해 큰 벌을 내리려 한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 부처님의 명을 받은 목련존자가 다시 나타나 염라대왕에게 이들을 용서하라고 하고, 임원빈이 있는 아비지옥을 밝은 세계로 바꾼다. 연아의 효성과 그동안 지옥에서 받은 벌로 임원빈은 새사람으로 변하고, 착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이 영화는 지옥을 소재로 한 영화로서, 1962년의 <지옥문>보다 10년이나 지난 뒤에 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내용이나 구성, 촬영기술 등은 지옥문보다 오히려 더 떨어진 느낌이 든다.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였던 지옥문보다는 아무래도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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