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침실을 습격한 정체불명의 남자, 그리고 그 끝은?
근래 몇 편의 영국 영화를 감상한 적이 있는데, 하나같이 실망을 하였다. 대부분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로서 줄거리도 엉성하고 사건 설정도 이해가 가지 않는 B급 영화였다. 영화 <마스터 뒤틀린 사랑>(Deadly Virtues: Love, Honour, Obey)도 역시 그러한 경험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이 영화는 2015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엘리슨과 톰 부부는 결혼한 지 오래되지 있지만 가정은 그다지 평화롭지 못하다. 톰이 너무나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이들 부부의 침실에 애론이란 이름의 정체불명의 사내가 침입한다. 애론은 톰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후 그를 묶어 화장실의 욕조에 처넣는다. 그리고 엘리스에게도 가학적인 행동을 한다. 밧줄로 엘리스를 묶고 그녀를 괴롭힌다. 영문을 모른 채 폭력에 노출된 엘리스는 그 사내에게 자신들을 괴롭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애론은 여러 가지로 엘리슨에 대해 성적인 폭력을 휘두른다. 그렇지만 강간은 하지 않는다. 엘리슨은 저항하지만, 애론은 톰의 목숨을 인질로 엘리슨이 자신의 말에 복종하도록 강요한다. 사내가 빈틈을 보인 사이에 엘리슨은 톰을 구하여 함께 애론과 싸우려 하지만, 애론에게 들켜 톰은 오히려 더 지독한 폭력을 당한다. 그런 이틀간의 악몽과 같은 시간이 지나자 애론은 아무런 조건도 없이 톰과 엘리슨의 집을 떠나버린다.
엘리슨이 톰을 풀어주자 톰은 자신에게 폭력을 강한 사내에 대한 화풀이를 오히려 엘리스에게 한다. 이때 엘리슨의 친구가 찾아오고, 엘리슨은 남편 톰이 그녀의 친구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들통난 톰은 엘리스에게 극도의 증오심을 보이며,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그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오면서도 그와 함께 살아왔던 엘리슨은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톰을 도리어 죽여버린다. 이 장면을 보면 남편 톰은 침입자 앨론에 비해 오히려 더 나쁜 놈이다. 여하튼 엘리스는 폭력적인 남편을 죽임으로써 도리어 평화를 되찾는다.
그런데 애론은 왜 톰과 엘리슨의 집에 침입을 하여 이들 부부를 괴롭혔으며, 왜 주말이 끝나자 홀연히 돌아가 버린 것일까? 쓸데없는 의문은 갖지 말자. 이 영화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허접한 스토리의 B급 영화이다. 감독이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관객의 시선을 끌려고 그런 설정을 했는데, 거기에 대해 그 의미를 생각해본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애론이 침입한 후 엘리슨을 밧줄로 묶어 학대를 하는데, 그것도 뜬금없고 전후 맥락과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일본 성인 영화에 그런 장면이 종종 나오니까 그저 관객의 흥미를 끌려고 사용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B급 영화에 대해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시간의 낭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