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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8. 2022

영화: 록키(Rocky) 시리즈 (4)

국뽕 영화로 변질되는 록키

<록키 3>에서 록키는 클러버와의 재기전에서 성조기로 만들어진 트렁크를 입고 링에 오른다. 이전에 아폴로가 입던 트렁크로서 이때부터 록키 영화도 약간의 국뽕 영화적인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록키 4>는 미국가 소련의 체제대결을 상징하는 미소 간 복싱 시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 전체주의 공산국가인 소련에 비교하여 체제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으며, 록키는 바로 그 미국의 우월한 체제를 상징하는 인물로 설정된다. 이 영화는 1985년에 제작되었다. 


클러버 랭과의 재시합에서 승리하여 챔피언 벨트를 되찾은 록키는 이제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가족들과 함께 평화스러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즈음 소련의 스포츠 사절단이 이반 드리고라는 복서를 데리고 미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미국과 소련의 친선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고 하며, 드리고는 소련이 자랑하는 뛰어난 복서로서 미국 선수와의 친선시합을 원한다고 한다.

드리고는 소련이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키운 복서이다. 국가가 주관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시켜왔으며, 이 외에 체력을 강화하는 약물도 사용하였다는 암시도 포함되어 있다. 드리고는 압도적인 체격과 강력한 펀치, 그리고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무표정한 그는 마치 로봇과 같으며, 그와 시합하는 미국 복서들은 그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다. 드리고는 도전해오는 미국 복서들을 압도적인 기량 차이로 패퇴시켜 버렸다.


아폴로가 드리고와 시합을 갖겠다고 한다. 록키가 말리지만 아폴로는 건방진 소련 녀석에게 진정한 복식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장담한다. 클러버와의 시합에서는 아폴로가 록키를 도왔지만, 이젠 록키가 아폴로를 도운다. 아폴로는 록키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하고 시합에 나선다. 


시합은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호텔 특설링에서 열리는 시합에서 아폴로는 흥행가로서의 그의 수완을 적극 발휘하여 화려한 개막 이벤트를 개최한다. 댄서들의 화려한 춤과 음악 속에서 아폴로가 등장한다. 드리고는 복싱 시합장이 아니라 마치 거대한 쇼 극장과 같은 경기장의 모습과 댄서들의 춤과 음악에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자유국가 미국”과 “전체주의 독재국가 소련”의 대비를 암시하는 장면이다. 요란한 춤과 음악 속에서 마치 무하마드 알리처럼 떠벌리며 등장한 아폴로지만 막상 시합이 시작되자 드리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치열한 투혼을 발휘하지만 아폴로는 비참하게 KO 당하고 사망한다. 

아폴로가 사망한 후 소련 복싱 사절단은 소련으로 귀국하려고 한다. 친구 아폴로의 죽음으로 복수심에 불타는 록키는 드리고와 시합을 갖고자 하지만 소련 사절단은 록키에게 시합을 하고 싶으면 소련으로 오라고 한다. 록키는 아내 애드리안의 만류를 무릅쓰고 드리고와의 시합을 위해 소련으로 떠난다. 그리고 눈 덮인 소련의 평원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연습에 몰입한다. 


마침내 시합 당일, 록키는 적진인 모스크바의 경기장에서 드리고와 시합을 갖는다. 소련의 복싱 영웅인 드리고는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한다. 시합은 드리고의 일방적인 우위로 진행된다. 그러나 록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드리고가 일방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합은 길어진다. 록키는 그야말로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다. 체력과 기술, 그리고 펀치력 등 모든 면에서 드리고가 우위에 있지만, 록키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불타는 투혼으로 맞선다. 


이러한 록키의 투혼에 소련 관중들도 감동을 받는다.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드리고를 응원하던 관중들이 록키의 이름을 외친다. 드리고를 체제 선전으로 이용하려 하였던 소련 관리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관중들의 열광 같은 응원을 받으며 록키는 드리고를 KO 시킨다. 경기장 안은 록키의 이름을 외치는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찬다. 체제의 우위를 결정적으로 상징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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