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괴수 안기라스와 싸우는 고지라
1954년 일본에서 괴수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고지라>는 흥행에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힘입어 이듬해인 1955년 고지라의 제2탄으로 제작된 것이 <고지라의 역습>(ゴジラの逆襲)이다. 최초의 고지라 영화인 <고지라>에서는 고지라가 인간을 습격하는 내용이었지만, 제2탄인 본 <고지라의 역습>에서는 고지라가 앙기라스라는 또 다른 괴수와 싸우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고지라는 백악기에 살다가 현대까지 살아남은 공룡이 수소폭탄 폭발에 의한 방사능을 받아 돌연변이한 생물이다. 고지라가 어떤 공룡에서 돌연변이한 지는 확실하지 않다. 백악기에 살던 해양 공룡과 육지에 사는 공룡의 중간 형태인 공룡이 돌연변이한 것인데, 그 선조는 정확히 어떤 공룡인지 확실하지 않다. 그렇지만 <고지라의 역습>에서 고지라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안기라스는 백악기에 살았던 안킬로사우르스, 즉 폭룡(暴龍)이라 불리워지던 공룡이 돌연변이한 것이다.
어군 탐사 비행기의 파일럿인 쯔키오카는 어느 섬에 불시착한 동료인 고바야시를 구조하기 위해 섬에 착륙한다. 거기서 쯔키오카와 고바야시는 고지라와 새로운 거대 괴수가 격렬하게 싸우는 광경을 목격한다. 두 괴수는 절벽 위에서 싸우면서 바다로 떨어져 사라지고, 쯔키오카와 고바야시는 겨우 섬을 탈출한다.
며칠 후 오사카 경찰국에서는 고생물학자를 초빙하여 긴급회의가 열리는데, 쯔키오카와 고바야시의 증언에 의해 고지라와 싸우던 괴수는 고지라와 같은 시대에 서식하였던 흉폭스런 육식 공룡인 안키로사우르스라는 것을 알게 되고, 안기라스란 이름을 붙여준다. 고지라와 안기라스는 모두 수소폭탄 실험의 영향으로 현대에 되살아났다. 치안관계자들은 고지라의 습격에 대한 대택을 물으나, 고생물학자로서 고지라 전문가인 야마네 박사는 현재로서는 고지라를 막을 방법이 없고, 유일한 길은 고지라가 빛을 극도로 싫어하므로 시가지의 등화관제를 하는 방법뿐이라 한다.
쯔키오카는 그의 약혼녀로서 어업회사 사장 딸인 히데미(秀美)와 파티에서 댄스를 즐기고 있는데, 고지라가 나타났다는 긴급 경보가 들려온다. 고지라의 습격을 받은 오사카 시는 엄중한 등화관제를 실시한다. 그리고 오사카 수상 경찰서를 거점으로 방위대가 집결하고, 항구 연안에는 포대가 설치되어 고지라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 물속에서 나타난 고지라는 전투기 부대가 투하한 조명탄에 의해 먼바다로 유도되어 간다. 그러나 같은 무렵 호송차로 호송되던 세 명의 죄수들이 탈출하여 탱크로리를 빼앗아 타고 도망가면서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다. 탱크로리는 휘발유 저장소에 충돌하여 대폭발이 일어나며 여기서 발생한 대화재로 인해 고지라가 상륙을 하게 된다.
고지라의 뒤를 이어 바닷속에서 안기라스도 고지라를 추격하는데, 고지라와 안기라스는 큰 싸움을 벌인다. 이 싸움에서 고지라가 이겨 고지라는 죽은 안기라스의 주검을 불 속에 던지고는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그 후 고바야시는 홋카이도(北海道)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쯔키오카와 히데미는 고바야시의 초대를 받아 홋카이도로 가서 함께 파티를 즐긴다.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돌연 홋카이도에 고지라가 나타났다는 경보가 울려 고바야시가 급히 출동한다. 고바야시는 눈사태를 일으켜 고지라를 죽이려 하지만, 도리어 고지라가 발사한 백열 광선에 맞아 고바야시가 조종하는 비행기는 폭파되고, 고바야시는 죽고 만다. 여기에 힌트를 얻은 쯔키모토가 출동하여 고지라를 산 아래로 유인한 후 눈사태를 일으킨다. 고지라는 격렬한 눈사태를 맞아 생매장되고 만다.
비행기에서 내린 쯔키오카가 “고바야시, 드디어 고지라를 처치했어!”라고 독백을 하는 가운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러나 이 이후에도 고지라 영화는 계속 제작된다. 그런 것을 보면 고지라는 눈사태 속에서도 당연히 살아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