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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24. 2022

영화: 아바타(Avatar)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을 도와 탐욕에 찬 지구인들과 싸우는 전직 해병대원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거의 영화관에 가질 않았다. 젊을 때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에일리언이었다. 대부분의 영화를 TV나 비디오를 통해 감상하였다. 거의 30년 가까이 영화관에 가지 않다가 다시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가 바로 <아바타>(Avatar)였다. 그렇기 때문에 아바타는 내게 있어 아주 특별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로 인해 3D 영화가 큰 각광을 받게 되어, 이후 많은 영화가 3D로 제작되었다.


이 영화가 대히트를 치자 사람들은 이제 3D 영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면서 앞으로 거의 모든 영화가 3D로 제작될 것이며, TV도 3D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3D 영화는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보편적인 영화로 정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예상대로 3D 영화는 그 당시 잠깐 반짝했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뭄에 콩 나듯이 가끔 한 편씩 제작될 뿐이다. 당시에는 TV에서도 3D 열풍이 불었지만, 지금에 와서 3D TV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도 그 당시 65인치 TV를 샀는데, 3D 작품은 TV를 구입한 그날 잠깐 보았을 뿐이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TV로 3D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3D 영화는 2000년대 들어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960년대 말 한 때 3D 영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기에 걸쳐 몇 편의 3D 영화가 수입되었으며, 그때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3D 영화도 있었다. 조금 인기를 얻는 듯하다가는 잠시 반짝하고 사라졌다.

이야기가 너무 옆길로 빠졌다. 영화 <아바타>는 자원 채취를 위해 판도라 행성으로 간 지구인들과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인 나비족과의 갈등 속에서 아바타를 통해 나비족을 이해하게 된 주인공 제이크 설 리가 나비족을 도와 침략자인 지구인을 물리치고, 판도라 행성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2009년에 제작되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 판도라는 열대 우림으로 덮여있다. 이곳 지하에는 막대한 양의 희소 광물이 묻혀있어, 에너지 고갈 상태에 이른 지구에서는 이곳에 있는 광물을 개발하기 위해 발굴단을 파견한다. 이곳 판도라 행성에는 나비족이라는 외계인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야 했다. 그런데 나비족들은 이주를 요구하는 지구인들의 제안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에서 물러날 마음이 조금도 없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전직 해병대원인데 어느 전투에서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채 제대한다. 어느 날 제이크에게 쌍둥이 형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제이크의 형은 판도라에 광물 개발을 위해 진출한 RDA 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RDA 사는 제이크에게 형의 뒤를 이어서 자기 회사에서 일을 해달라는 제안을 한다. 제이크의 형은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 아바타를 조종하는 조종사였는데, 제이크의 DNA가 그와 거의 유사하기 형의 임무를 쉽게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제이크는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서기 2154년 6년에 걸친 냉동 수면 상태를 거친 후 제이크 일행은 판도라 행성에 도착한다. 제이크는 나비족 연구의 권위자로서 아바타 계획의 책임자인 그레이스 오거스틴 박사 휘하에서 아바타 조종사로서 임무를 시작한다. 그레이스 박사가 만든 아바타는 나비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제이크는 조종장치를 통해 그의 정신을 아바타의 머리로 이동시킨 후 아바타를 자신의 몸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하반신 마비로 그동안 걷지도 못했던 제이크는 새로운 신체가 된 아바타에 적응하여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인다.


제이크와 그의 동료들은 그레이스 박사를 따라 정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사나운 동물의 습격으로 제이크는 일행으로부터 떨어지게 된다. 밤이 되어 정글 전체는 제이크를 노리는 동물들로 득실거린다. 제이크가 사나운 동물의 습격을 받고 위기에 빠져 있을 때 나비족의 젊은 여자 네이트리가 그를 구해준다. 제이크와 네이트리는 판도라 행성의 아름다운 정글을 함께 구경하며 즐긴다. 이 일을 계기로 제이크와 네이트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네이트리는 나비족 추장의 딸이며, 그녀의 어머니는 나비족의 신을 지키는 신관이다.


처음에는 제이크에게 강한 거부감을 보이던 나비족들이었지만, 진심으로 그들을 대하는 제이크에게 차츰 마음을 연다. 제이크는 점점 나비족에 동화되어 간다. 그리고 나비족도 제이크를 진심으로 동족으로 받아들인다. 제이크는 네이트리의 도움을 받아 하늘을 나는 새 이크란을 얻어 이크란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한다. 제이크가 나비족의 신임을 얻는 것을 보고 RDA 수비대장인 마일스 쿼리치는 제이크를 통해 나비족을 주거지에서 쫓아내려는 협상을 하려 한다. 그러나 나비족은 이를 단연 거부한다.

대화로써는 나비족을 쫓아내기 어렵다고 생각한 쿼리치는 무력을 동원한다. 창과 활로 무장하나 나비족들이 첨단 무기로 무장한 지구인들을 당해낼 수 없다. 나비족의 생활터전은 철저히 파괴된다. 삶의 터전을 잃는 그들은 제이크에게도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다. 지구인들에게 철저히 유린당한 나비족의 모습을 보고 제이크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그는 나비족과 함께 지구인들과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렇지만 빈약한 무장으로 지구인을 상대로 싸워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나비족들도 그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다.


제이크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그는 나비족의 전설의 전사 투루크 막토가 되려고 한다. 투루크 막토란 수백 년에 한 명정도 나오는 전사로서, 이크란 가운데서도 가장 큰 투루크를 탈 수 있는 전사이다. 제이크는 위험을 무릅쓰고 투루크에 올라탄다.


절망에 빠져있던 나비족들이 환호한다. 전설의 전사 투루크 막토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투루크 막토가 된 제이크는 나비족들을 통합하여 지구인들과 본격적인 싸움에 나서려 한다. 그는 판도라 행성 각 처에 흩어져 있는 다른 나비족 종족에게 함께 싸우자는 연락을 보내고, 이에 호응하여 판도라 행성의 모든 종적이 마음이 하나가 되어 모인다. 사람뿐만 아니다. 동물들도 한마음으로 지구인들과의 전쟁에 나선다.

쿼리치가 이끄는 지구인 대군이 쳐들어온다. 나비족들도 반격에 나선다. 공중에서는 토루쿠 막토인 제이크를 중심으로 이크란을 탄 공군부대가 지구인들이 비행 물체를 공격한다. 그리고 땅 위에서는 다이어호스를 탄 나비족 기병대가 지구인 지상군을 공격한다. 판도라의 맹수들도 이 싸움에 가담한다. 그러나 지구인들의 막강한 화력 앞에 나비족의 희생은 커져만 간다.


제이크는 수비대 대장인 쿼리치가 탄 비행기를 추락시킨다. 땅에 떨어진 쿼리치는 장갑 슈트를 입고 제이크와 싸운다. 제이크가 장갑 슈트의 파워에 눌려 위기를 맞는 순간 네이트리가 쏜 화살이 쿼리치의 가슴을 뚫는다. 이로서 이 전쟁은 나비족의 승리로 끝난다.


장면은 바뀌어 지구인 기지. 전쟁에서 패한 지구인들은 나비족의 감시 속에서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우주선에 탑승한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 몇 가지


지구인과 나비족의 관계는 미국 개척시대 백인들과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백인들은 지구인으로 그리고 아메리카 인디언은 나비족으로 대치된다. 백인들이 땅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인디언들을 보호구역으로 쫓아내려는 것처럼 지구인들도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나비족을 그들의 터전에서 쫓아내려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미래의 이야기이면서, 개척시대 미국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영화에서 창조해 낸 새로운 생물들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아름다운 식물들, 숲의 정령들, 그리고 여러 다양한 동물들 등 여러 다양한 창의적인 생물들과 그리고 이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숲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즐겁다.


이 영화에 나오는 많은 풍경은 중국의 장가계(張家界)이다. 필자는 10여 년 전에 장가계 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졌다. 아바타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장가계의 풍경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영화는 장가계의 풍경을 현실보다 더 더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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