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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26. 2022

영화: 어우동-주인 없는 꽃

남편에 대한 복수로 기생의 길을 선택한 여자

잘 아시다시피 어우동은 조선 성종 때의 여자로서 조선조 최대의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어우동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1980년대 2편이 제작되었으며, 오늘 소개하는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은 그 세 번째 작품이다. 그런데 앞의 두 어우동 영화는 그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든 않든 간에 실존 인물 어우동을 그린데 비해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실존 인물인지 아니면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가공의 인물인지 분명하지 않다. 아마 가공의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영화는 2015년에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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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종친은 이동은 소문난 난봉꾼이다. 그는 매일 밤을 기방에서 흥청거리며 지내며, 여자를 탐하고 있다. 그런 그의 귀에 혜인이라는 여인의 존재가 들려온다.


혜인은 사대부 박참판의 딸로서 절세미인으로 장안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그녀는 아름다운 용모뿐만 아니라 학문과 음악에까지 뛰어난 그야말로 재원(才媛)이었다. 역관인 무공은 어릴 때부터 혜인을 사랑하였고, 혜인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도덕률로는 혜인이 스스로 남편을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동은 혜인을 차지하려 마음먹는다. 그리하여 그는 혜인의 아버지 박참판에게 접근한다. 혜인을 자신가 혼인시켜 주면 박참판에게 높은 벼슬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출세에 눈이 먼 박참판은 혜인을 이동에게 시집보낸다. 


그런데 혜인과 결혼한 이동은 그렇게 자신이 원했던 혜인이었건만 결혼 후에는 태도가 달라진다. 결혼 후 얼마 가지 않아 그는 혜인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시 기생집 출입이 시작된 것이다. 혼자 남겨진 혜인은 매일을 외롭게 보내는데, 그녀의 저지를 알게 된 무공이 다시 혜인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미 결혼한 몸인 혜인은 그런 무공의 마음을 물리친다. 


혜인의 주위에 있는 무공의 그림자를 알게 된 이동은 격렬한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그 질투심은 혜인을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방향으로 변해 집으로 기생을 데려와 일부러 혜인이 보는 앞에서 기생과 정사를 벌인다. 이에 충격을 받은 혜인은 집을 뛰쳐나온다. 그리고 남편에게 배신당한 혜인은 모든 남자들을 상대로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그리하여 그녀는 스스로 ‘어우동’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기생이 된다. 


기생 어우동의 소식은 순식간에 조선 전체로 퍼져나갔다. 혜인은 스스로를 “주인 없는 꽃”이라 하며, 주인을 찾는다고 선언했다. 절세미녀로 소문난 그녀를 한 번이라도 품기 위해 남자들이 줄을 섰다. 그러나 혜인은 쉽게 몸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기 위해서는 문신을 하거나 새끼손가락을 바치거나 뭔가 중요한 것을 바쳐야 했다. 어우동의 소문이 퍼져나가자 나중에는 왕까지 그녀를 찾아온다. 

천하의 난봉꾼인 이동이 어우동의 소문을 듣고 그냥 흘릴 리가 없다. 그도 어우동을 품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사용한다. 겨우 어우동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이동은 그녀가 자신의 옛 아내인 것을 모른다. 그녀가 얼굴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우동은 마음껏 이동을 희롱한 후에 자신이 혜인임을 밝힌다. 충격을 받은 이동은 칼들 들고 난동을 부린다. 이 사건으로 모든 사람들이 어우동이 이동의 아내로서 사대부 집안의 부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자 조정에서는 어우동을 부도덕한 여인으로 규정하고 사회 기강을 문란케 하였다는 죄목으로 잡아들인다. 왕은 어우동에게 지난날 함께 한 밤의 약조를 생각해내며 목숨만은 살려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부한다. 자신과 잠자리를 함께 한 양반들은 다 풀려나는데, 어우동은 그러한 사회와 양반들을 비웃으며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다.        


이 영화는 이보희와 안성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어우동>과 비교된다. 지금은 영화가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촬영되기 때문에 화면은 과거 영화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점을 제외한다면 이번의 어우동은 이보희의 어우동에 비해 너무나 수준 차이가 나는 영화이다. 이보희의 어우동은 시대 에로극이라 하더라도 그 높은 격조를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그냥 싸구려 영화에 불과하다. 스토리가 엉성하기 짝이 없으며,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서툴다.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고 하는데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여배우들의 옷을 벗기는 것만으로 관객을 모을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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