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주의자의 비극
<아메리칸 히스토리 X>는 1998년 제작된 미국 영화로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공격성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이다.
소방수이던 아버지가 흑인 강도들에게 살해당한다. 인종주의자인 아버지에게 영향을 받은 장남 데릭은 백인 우월주의의 신나치주의 단체에 들어가, 유색인종에 대해 극도의 증오감을 보인다. 이들은 미국의 권리는 백인들이 가지고 있는데, 흑인, 황인종, 멕시칸이 백인들이 가져야 할 권리를 빼앗아 가고 있으며, 그리고 국가가 이들에게 특권을 주고 있다고 강변한다. 데릭은 “혐오스러운 유색인종들을 미국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유색인종들을 공격하고, 이러한 강력한 카리스마로 동료들 사이에서 영웅이 된다.
가족들은 그런 데니를 걱정하지만, 동생 대니만은 그를 전적으로 믿고 따른다. 대니도 형을 동경하여 스킨 헤드 패거리에 들어가 점차 극단적인 인종주의자로 변해간다. 어머니와 누나는 이 둘을 보며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자동차를 훔치러 온 흑인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데릭은 형무소에 들어간다. 형무소 안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패거리들의 만행을 직접 체험하고, 흑인 감방 동료의 따뜻한 배려로 데릭은 자기의 생각을 바꾼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의 과거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석방으로 나온 데릭은 점점 극단적 인종주의자가 되어가는 동생 대니를 걱정하며,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도록 설득한다. 선생님들의 노력과 데릭의 설득으로 대니도 점차 생각을 바꾼다. 그러던 중 학교 화장실에서 대니는 흑인 학생의 총에 비참하게 살해당하고, 데릭은 피투성이가 된 대니를 안고 절규한다.
몇년전 발생한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테러 사건과 자꾸 겹쳐지는 영화다. 테러범 데런트는 영화의 데릭의 데자뷔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마이너러티에게 주어지는 조그만 제도적 배려를 엄청난 특권으로 부풀린다. 이들에게 있어 백인은 부당한 차별의 피해자로 인식된다.
일본에는 재특회(在特會)란 단체가 있다. 정식 명칭은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의 약칭이다. 이들은 재일교포들은 중범죄를 저질러도 일본 국외로 추방되지 않는데, 이것이 부당한 특권이므로 이를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 넘들은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서 여러 가지 특권을 누리고 있고, 일본인들은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본판 인종주의자, 신나치 집단이라 할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여기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난민 문제를 둘러싼 혐오발언들, 광주 희생자들에 대한 거친 모욕 발언들...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가해졌던 여러 망동들.. 확인되지도 않은 가짜 뉴스들을 퍼 나르면서 희생자, 피해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사람들. 이들은 미국의 신나치주의자나 인종주의자, 일본 재특회의 모습의 재현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