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영화의 전설
<허슬러>는 1961년 미국에서 제작된 당구를 소재로 한 영화로서, 로버트 로센이 감독을 하고, 폴 뉴먼이 주인공 역을 맡았다. 당구라는 마이너 스포츠 게임을 소재로 하였지만 크게 히트 친 영화로서, 이 영화 이후 흔히 당구를 잘 치는 사람을 “허슬러”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렇지만 허슬러의 원래의 뜻은 도박 등에서 사기로 상대방의 돈을 뜯은 사람이나, 사기꾼, 창녀 등을 일컫는 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폴 뉴먼은 이때까지 “상처뿐인 영광”,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기는 하였지만, 마론 브란드나 제임스 딘 등의 이미지를 모방하는 배우로서의 인상이 강하였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계기로 폴 뉴먼은 비로소 자기만의 연기 스타일을 개척하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폴 뉴먼은 이 작품으로 영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이 영화는 1961년 아카데미상에서는 작품상 및 감독상을 포함하여 8개 부문에 노미네이션 되었는데, 촬영상과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이외에도 뉴욕 영화비평가상, 내셔널 보드 오프 리뷰 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주인공 에디(폴 뉴먼 분)는 자기가 최고의 당구 선수라 믿으며, 15년간 불패의 전설을 가진 당구 선수 미네소타 퍼츠에게 도전한다. 에디는 한 때는 퍼츠를 크게 압도하였으나, 꼬박 하루 밤낮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결국은 퍼츠의 강인한 정신력 앞에 철저히 패배하고 만다. 패배감에 빠져있던 에디를 구해준 사람은 자칭 “여대생”인 사라였다.
퍼츠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였던 에디. 에디는 갖은 방법으로 돈을 끌어 모아 다시 퍼츠에게 도전한다. 그 과정에서 에디는 당구 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은 상대방의 보복으로 손가락을 부러뜨려지기도 하고, 또 당구 도박에 점점 빠져드는 사라와 헤어지기까지도 한다. 에디와 동업자인 도박사 버트에 의해 희롱당한 사라는 마침내 자살하고 만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다시 퍼츠에 도전하게 된 에디. 이번에는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퍼츠를 압도하면서 마침내 승리하고 만다. 일대 승부에 승리하고 당구장을 떠나는 에디. 에디와 퍼츠는 서로의 빌리야드 실력을 높이 인정하며 서로 경의를 표한다.
원래 이 영화의 제목을 “허슬러”라고 붙인 것은 도박꾼이라는 의미였고, 다만 그 도박의 수단이 당구였던 것뿐이었다. 즉 허슬러와 당구는 직접 관계가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허슬러란 단어는 “당구 고수”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비록 60년 전이 지난 영화이지만 지금에 와서 감상해도 괜찮은 영화이다. 젊은 시절의 폴 뉴먼의 연기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나 “스팅”에서 여유와 관록을 느끼게 하는 폴 뉴먼과는 또 다른 폴 뉴먼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