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한국 사회에서 학대받는 조선족 여자
우리나라만큼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많은 나라도 흔치 않은 것 같다. 특히 서구의 백인들에게는 더없이 관대하지만, 동남아나 아프리카, 혹은 아랍권 등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도가 넘은 정도이다. 여기에는 같은 핏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 돈을 벌거나 결혼 이민을 조선족, 그리고 북한 이탈민 등에 대한 차별도 그에 못지않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한국으로 시집온 여자에 대한 학대와 이를 둘러싼 사건을 내용으로 하는 미스터리 물로서, 2016년에 제작되었다.
지선(엄지원 분)은 의사인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서 딸을 키우며 직장에 다니고 있다. 정신없을 정도로 바쁜 회사일과 또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일로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갈 지경이다. 그런데 다행히 지선은 한매(공효진)라는 조선족 젊은 여자를 아이의 보모로서 채용하였다. 한매는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봐준다.
그런데 어느 날 지선이 퇴근을 한 후 집에 오니 한매와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 지선은 한매가 갈만한 곳을 모두 찾아보았으나, 한매의 행방은 묘연하다. 지선은 한매가 아이를 유괴한 것으로 믿는다. 지선은 아이와 한매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과 남편 측은 양육권 소송 중인 지선이 아이를 차지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지선은 이제 경찰도 믿을 수 없다. 홀로 아기와 한매를 찾아 나선다.
지선은 한매를 소개해 준 여자를 찾아가 한매의 행방을 묻는다. 한매를 소개할 때 자신의 친척이라 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여자의 말은 거짓이었으며, 한매의 신원은 모두 거짓이었다. 그러다가 지선은 집 근처에서 서성이는 남자를 발견하고 그를 고리로 한매를 찾아 나선다. 지선은 차츰 한매의 정체를 하나씩 알아간다.
한매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왔는데, 나이가 많은 남편은 좀 모자라는 사람인 데다가 아주 폭력적이다. 그리고 시어머니도 한매에게 가혹하나 시집살이를 시킨다. 시어머니와 남편은 한매가 도망갈까 봐 한국말도 배우지 못하게 한다. 이런 학대에 시달리는 중 한매는 딸을 낳는다. 그런데 한매의 딸은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한매는 딸을 병원에 입원시키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돈이 많이 든다고 하며 치료를 못 받게 한다.
딸이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을 지경에 이르자 한매는 딸을 데리고 집에서 도망쳐 나온다. 그리고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성매매를 하게 되며, 그것으로도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자 장기매매까지 한다. 그렇지만 사기를 당해 돈도 제대로 못 받자 병원에서는 아이를 퇴원시키려고 강요한다. 이때 지원의 딸이 급성 폐렴에 걸려 그 병원으로 온다. 병원에는 빈 병실이 없자, 이 병원의 의사인 지원의 남편이 자신의 딸을 입원시키기 위해 한매의 딸을 강제로 퇴원시킨다. 그리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한매의 딸은 숨을 거두고 만다.
한매는 자신의 딸을 죽인 의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원의 집에 보모로 취직한 것이다. 지원은 이제 사건의 전말을 완전히 파악하였다. 경찰에 이 사실을 알리고 한매를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다. 한매가 중국으로 가는 배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경찰과 지원은 중국행 배로 급히 달려간다. 그 배에는 한매가 지원의 딸을 안은채 타고 있었다. 한매는 중국으로 돌아가 지원의 딸을 자신의 딸처럼 키울 생각이었다. 경찰과 지원이 자신을 찾아온 것을 안 한매는 아기를 돌려준다. 그리고 자신은 스스로 바다에 뛰어든다. 지선은 한매를 구하려 함께 바다로 뛰어들지만, 한매는 자신을 구하려는 지선의 손을 뿌리치고 바닷속 깊이 가라앉는다.
영화는 긴박감이 넘쳐 재미있었지만, 감상하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물론 영화라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학대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