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태자바위

황룡국의 음모를 분쇄하고 나라를 구하는 고구려의 태자

고구려의 건국 초기에는 한반도 북쪽 지역에는 고구려 외에도 옥저, 동예, 예, 낙랑군, 대방군 등의 여러 나라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들 여러 나라들은 고구려에 흡수되어 고구려가 한반도 북부 전역과 만주에 걸친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로 발전해나갔다. 

영화 <태자바위>는 고구려 2대 왕인 유리왕의 아들인 해명태자에 얽힌 이야기로서 1969년에 제작되었다. 고구려 유리왕이라면 초대 왕인 고주몽의 뒤를 이은 2대 왕으로서, 이 영화는 시기적으로 보면 서기 10년 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고구려가 국력을 급속히 키워나가자 이웃 나라인 황룡국은 위협을 느끼고 고구려의 기세를 꺾으려 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이때의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고구려와 이웃나라인 황룡국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특히 황룡국으로서는 날로 강성 해지는 고구려를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으며, 고구려로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황룡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고구려와 황룡국 두 나라가 서로들 경계하면서도 섣불리 상대방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긴장된 관계인 것이다. 

어느 날 황룡국이 고구려의 유리왕에게 선물을 보내온다. 가마에 있는 큰 선물상자 속에서는 황룡국의 공주인 모란 공주(도금봉 분)가 들어있었다. 황룡국 왕이 유리왕에 대한 선물로서 자신의 딸을 유리왕의 후궁으로 보낸 것이다. 유리왕은 모란 공주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모란 공주에 빠져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왕비와 대신들이 국사를 돌보라고 간언을 하지만 유리왕은 그 말을 듣지 않는다. 

유리왕의 둘째 아들인 해명(남궁원 분)은 그런 아버지가 불안하다. 아버지에게 모란 공주를 멀리하라고 간언 하지만 도리어 아버지의 노여움을 살 따름이다. 고구려 조정에서 모란 공주의 힘은 점점 커져간다. 모란 공주는 왕비와 태자인 를 납치하여 죽인다. 해명은 죽은 태자의 뒤를 이어 태자의 자리에 오른다. 늙은 유리왕은 모란 공주에 빠져 오히려 나라를 구하려 외롭게 뛰어다니는 해명 태자를 미워한다. 

황룡국에서 좋은 활을 선물로 보내왔다. 해명은 그 활을 당겼더니 활이 부러졌다. 왕은 이 일로 황룡국의 비위를 거스를 것 같아 해명을 죽이려고 하나, 해명은 주위의 간언으로 겨우 목숨을 구한다. 모란 공주는 측근에 황룡국에서 데려온 장군(허장강 분)을 두고 그에게 간첩활동과 함께 자신을 도와 무력을 행사하도록 한다. 모란 공주는 자신의 일에 해명태자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그를 변방으로 쫓아보내려한다. 그리고 늙은 유리왕마저 죽이려 한다. 위기의 순간에 해명태자는 충신들과 힘을 합쳐 모란 공주의 음모를 밝혀내고, 그녀와 함께 황룡국의 세작들을 처단한다. 

유리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태자의 공을 치하한다. 그리고는 태자를 총대장으로 삼아 황룡국을 치도록 한다. 고구려의 군사를 이끌고 황룡국을 치러 가는 태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는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만 실제 역사는 그렇지 않다. 황룡국의 왕이 유리왕에게 보내온 활을 해명태자가 당겨 부러뜨린 일로 인하여 유리왕은 태자에게 자결을 명하고, 태자는 결국 땅에 창을 꽂아놓고 스스로 그리로 말을 달려 창에 찔려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