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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29. 2022

영화: 아마겟돈(Armageddon)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을 폭파하라

재난 영화들이 가끔씩 제작되고 있는데, 1990년대 후반에는 재난 영화들이 여러 편 제작되었다. 화산 폭발을 내용으로 한 <단테스 피크>와 <볼케이노>가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제작되었고,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 이야기를 다룬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도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되었다.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는 재난 영화인 동시에 SF영화이기도 하다. 나는 둘 모두를 감상하였는데, 극적인 재미는 <딥 임팩트>에 비해 <아마겟돈>이 훨씬 낫다고 생각되었다. 


영화 <아마겟돈>(Armageddon)은 1998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아마겟돈(Armageddon)이란 알다시피 “선과 악이 싸우는 최후의 전쟁”을 의미한다. 지구를 향해 달려오는 소행성이 인간을 위협하는 “최후의 악”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달려오는 소행성을 폭파시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텍사스 주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이대로 둘 경우 소행성은 지구를 직격하게 되어 지구는 그날로 어떠한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별이 된다. 아니 지구 그 자체가 박살나서 우주로 흩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면 텍사스 주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그 충격은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 약 6,500만 년 전에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거대한 소행성이 떨어져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 생물의 대멸종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때 떨어진 소행성의 크기가 지름 10킬로미터 정도였다고 한다. 텍사스 주 크기의 소행성이라면 지름이 수백 킬로미터는 될 것이므로, 6,500백만 전에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과 비교한다면 그 크기가 아마 수만 배, 아니 수십만 배는 될 것이다. 그러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경우 지구가 그냥 폭발해버릴지도 모른다. 

미국 정부는 이 사태에 대응할 방법을 강구하였다. 검토 결과 유일한 방법은 날아오는 소행성을 폭발시켜 버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핵폭탄으로 소행성을 폭파시켜야 하는데, 문제는 그냥 핵폭탄을 발사해서는 안되고, 소행성 속에 핵폭탄을 묻어 폭발시켜야만 소행성이 폭파된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이 소행성으로 직접 가서 핵폭탄을 소행성의 땅 속에 묻어야 되는 것이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굴착 전문가가 필요하다. 망망대해 바다 위 해리는 동료들을 이끌고 석유 탐사선에서 굴착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굴착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트루만 국장은 소행성 폭파작업을 굴착 전문가인 해리에게 맡기려 한다. 그런데 이 시간 해리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다. 그가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키워온 딸 그레이스가 굴착 작업자인 AJ와 눈이 맞아 함께 밤을 지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해리가 펄펄 뛰고 있는 시점에 NASA로부터의 메신저가 온다. 해리는 트루만 국장의 설득으로 자신의 대원들을 이끌고 소행성을 폭파할 임무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소행성까지 날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해리 일행은 소행성에 무사히 착륙한다. 곧바로 핵폭탄을 장치할 구멍을 파기 시작하지만, 소행성의 땅은 단단한 금속물질로 되어 있어 굴착작업이 쉽게 되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들이 연이어 닥치는 바람에 굴착작업은 중단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지만, 해리의 임기응변으로 겨우 굴착작업은 완료된다. 이제 핵폭탄만 장치하고 소행성을 떠나면 임무는 성공한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핵폭탄의 원격 폭파장치가 고장 난 것이다. 핵폭탄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소행성에 남아 기폭장치를 눌러야 한다. 남을 사람을 정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심지를 뽑기로 하였다. 결과 그레이스와 사귀고 있는 AJ가 남기로 되었다. 해리는 소행성에 남기 위하여 우주선을 떠나려는 AJ를 마지막으로 배웅해주러 함께 나간다. 그러다가 해리는 AJ를 때려 눕히고 자신이 우주선 밖으로 나간다. 딸의 연인, 그러니까 장래 자신의 사위가 될 AJ를 살리기 위하여 해리는 자신이 죽음을 택한 것이다. 


해리의 희생으로 소행성은 폭파된다. 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부정(父情)을 생각하며 그래이스와 AJ는 눈물을 흘리고, 세계 모든 인류는 해리의 고귀한 희생에 감사한다. 


나는 이 영화가 SF 영화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생각한다. 영화 내내 연속되는 긴박감으로 영화가 그냥 잠깐 만에 끝나는 느낌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소행성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크고 높으며 뾰족한 계곡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의 풍경은 이전의 SF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그리고 딸을 사랑하는 해리, 즉 부르스 윌리스의 연기도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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