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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28. 2022

영화: 더 가디언(The Guardian)

베링 해의 험한 파도 속에서 활약하는 인명구조원 이야기

요즘 가디언이란 제목을 가진 영화가 많은 것 같다. 우주를 종횡무진 누비는 마블사의 <가디언즈> 시리즈가 있는가 하면 어린이들의 꿈을 지킨다는 애니메이션인 <가디언즈>도 감상한 적이 있다. 그리고 고대 보물을 찾아가는 중국판 인디아나 존스라 할 <가디언즈 오브 툼>이란 영화도 감상하였다. 영화 <더 가디언>(The Guardian)의 제목을 보고 SF 영화 아니면 판타지 영화라고 짐작했지만, 막상 감상하니 진짜 가디언(인명구조원)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2006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벤 랜덜(케빈 코스터너 분)은 미 해군 소속의 전설적인 인명구조원이다. 그는 알래스카 인근 베링해에서 해난을 당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일을 한다. 베링해는 보통 험한 바다가 아니다. 눈비가 휘몰아치는 상황에서 항상 집채만 한 바위가 넘실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사고 현장에 헬리콥터를 타고 가서 단신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로프를 이용하여 헬리콥터로 달아올려 인명을 구조한다. 


이러한 위험한 구조작업으로 벤은 항상 생사의 갈림길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벤의 아내는 이러한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일밖에 모르고 가정을 소홀히 하는 벤에게 불만이 많다. 아내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우니 이혼을 하자고 제안한다. 벤은 아내를 말려보지만 소용이 없다. 

해군 지휘부는 앞장서서 위험한 인명구조 임무를 담당하는 벤이 걱정이 된다. 그래서 싫다는 벤을 설득하여 그를 일급 해양구조요원을 양성하는 A스쿨의 교관으로 가라고 한다. 잠시 머리를 식힌다는 기분으로 교관일을 하게 된 벤은 입소한 신출내기 대원들에게 혹독하게 훈련을 시킨다. 구조요원의 일은 항상 죽음을 옆에 두는 일이라 철저한 훈련 없이는 임무 수행은 물론 자신의 목숨까지 위험하기 때문이다. 벤은 입교한 학생들에게 반은 탈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벤의 학생 중에 제이크 피셔란 대원이 있다. 그는 수영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 실력자였으나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 사고로 친구를 잃고 그 때문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주위의 냉대와 친구를 죽게 한 괴로움으로 그는 앞날이 창창한 수영 선수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해군에 입대하여 생명을 구하는 인명구조대원을 자원한 것이다. 


벤의 혹독한 훈련에 학생들도 차츰 적응하면서 어엿한 구조대원으로 성장한다. 벤은 교육에는 더없이 가혹하지만 사적으로는 학생들에게 정성을 다한다. 제이크가 말썽을 일으키자 그를 퇴교시켜야 한다는 학교 간부들을 설득하여 그를 학교에 남게 한다. 제이크는 우수한 인명구조원으로 자라 졸업한다. 벤의 엄한 교육으로 학생들은 어엿한 한 사람의 구조대원이 되어 학교를 졸업한다. 벤은 이제 자신의 역할을 끝났다고 하며, 은퇴하려 한다. 아내와 이혼한 후 홀로 된 그는 인명구조원 생활을 미련 없이 청산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 밤 알래스카 연안에서 조난사건이 발생한다. 제이크가 헬리콥터로 현장에 출동하지만 제이크 조차 집채보다 큰 파도에 휩쓸려 흔들리고 있는 난파당한 배에 오르지만, 선실 안에 갇혀 버려 위기에 처한다. 선실 안으로 물은 차 오르는데, 문은 닫혀 꿈적도 하지 않는다. 제이크가 혼자서 인명구조를 위해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벤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자신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고집한다. 조난 현장에 도착한 벤은 악전고투 끝에 배의 승무원들과 선실에 갇혀 위기에 처해있는 제이크를 구해준다. 그렇지만 그 자신은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생명을 잃고 만다. 미국 해군 최고의 정예 인명구조원은 이렇게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끝으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미 해군 인명구조대는 순직한 벤의 장례식을 성대히 치른다. 여기에는 이혼한 벤의 아내가 참석하여 인명구조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린 전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 영화에서는 불순한 날씨와 거친 파도 속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인명구조 부대원들의 활약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은퇴를 하고서도 마지막 임무에 스스로 지원하여 자신의 목숨까지를 버리며 인명을 구조한 벤의 용기에는 감동을 느낀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은 너무나 뻔한 포맷이다. 그렇기 때문에 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결말은 너무나 통속적이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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