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호영웅(江湖英雄)

자신들을 키워준 불의의 권력자를 치기 위한 고육지계(苦肉之計)

중국(홍콩) 무협영화 가운데 무협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는 대개 스토리가 탄탄하다. 영화 <강호영웅>(江湖英雄)은 고룡의 소설에 바탕을 둔 영화인데, 특히 이 영화는 나중에 동방불패로 무협영화의 스타로 등장한 임청하의 무협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1991년에 제작되었다. 

내시인 성공공은 조정에서도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풍산장이라는 문파를 이끌고 있다. 성공공은 서역의 공주와 결탁하여 역모를 꾀하고 있다. 

영풍산장은 남녀 제자들이 서로 간에 사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파의 금기를 깨고 성공공의 가장 뛰어난 제자인 위개(정소추 분)와 운아(임청하 분)는 서로 사랑하며 결혼을 약속한다. 둘은 어릴 때 성공공이 거두어들인 제자로서, 그들에게 있어 성공공은 스승이자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영풍산장에 남아있는 한 둘이 맺어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산장을 탈출하려 한다. 그러나 둘은 곧 체포되어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영화는 위개와 운아가 처형을 당하려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위개와 운아가 처형을 당하려는 순간, 위개의 사제인 노장과 그 동료들이 나타나 둘을  구해준다. 위개와 운아, 그리고 그들을 구해준 노장은 물밀 듯이 몰려오는 영풍산장의 제자들을 피해 산장을 빠져나온다. 이들은 겨우 산장을 탈출하였지만, 산장의 제자들은 성공공의 명을 받고 집요한 추격을 계속한다. 위개와 운아, 그리고 노장은 이들의 추적을 피하면서 위개와 운아의 사랑은 깊어지고, 노장은 운아를 짝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위개는 운아와 노장을 버리고 서역 공주에게 투항한다. 운아는 위개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되면서 자신을 짝사랑하는 노장에게 마음이 기울어간다. 그런데 서역 공주에게 투항한 위개는 실은 성공공의 역모를 막기 위해 거짓 항복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 성공공은 크게 노하여 위개를 죽이려고 하고, 이때 운아가 나타나 자신이 위개를 처단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운아는 성공공이 보는 앞에서 위개와 대결을 벌이게 된다. 

두 사람의 결투가 점점 격렬해지면서 위개가 운하를 향해 회심의 일격으로 던진 창은 운아를 피해 뒤의 높은 자리에 앉아있던 성공공의 가슴을 꿰뚫는다. 그렇다. 위개와 운아는 서로가 배신하여 결투를 한 것이 아니었다. 이 모두는 성공공을 처단하기 위한 두 사람의 고육지책이었던 것이다. 

역모의 주모자인 성공공을 죽이고 그와 결탁한 서역 공주도 자신의 나라로 내쫓아 나라를 구하고 무림의 평화를 가져온 위개와 운아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탄탄하고 액션도 볼 만하였다. 그리고 무협영화에 처음 데뷔하는 임청하의 풋풋한 모습도 인상 깊었다. 다만 화질이 너무 좋지 않아 보는 내내 불편했던 것이 하나의 흠이었다.